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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수원의 자랑, 우리의 수원천
2012-08-11 14:53:07최종 업데이트 : 2012-08-11 14:53:07 작성자 : 시민기자   권정예
오랜만에 햇빛이 구름에 가려지고, 아침에는 일본 축구의 코를 납작하게 해서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날도 선선하니 걷기에 딱 좋을듯 하여 자전거를 타고 수원천으로 달렸다. 최근에 물이 아주 맑아져서 발 담그기도 좋을것 같아 샌달을 신고 갔다.

정말 불과 이틀전 전까지만 해도 찜통 같은 더위가 기승을 부렸는데 하룻사이에 이렇게 시원해질수가 있을까 의심이 들 만큼(물론 또다시 찜통 더위가 몇일 더 찾아 올수도 있겠지만) 날이 시원해져서 수원천을 걷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수원천 주변 팔달문 시장, 지동시장을 오가는 행인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은 가을을 부르는듯 하다.  계절은 이렇게 순리를 지킨다. 우리네 살아감도 저랬으면 좋으련만...
어쨌거나 자연은 욕심이 없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온다. 몇 해 전 열반하신 성철 큰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란 높으신 큰 뜻을 남겨두지 않으셨나. 

내사랑, 수원의 자랑, 우리의 수원천_1
내사랑, 수원의 자랑, 우리의 수원천_1

수원천에 내려가 다리 맡에 서 발을 담가 보았다. 지금 전국의 강, 특히 수도권 시민의 젖줄인 한강의 녹조가 너무 심각해서 걱정이라는데 정말 우리 인간의 삶에 있어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재삼 깨닫는다. 공기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듯이 물이 없으면 살수가 없고 물은 정직하며 항상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펌프로 퍼 올리지 않으면...

물의 특징 중 다른 하나는 함께 하는 것이다. 물과 물이 섞이면 구분되지 않는다. 그만큼 물은 나와 너를 구분하지 않는 우리가 된다.

우리 수원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수원천을 보고는 깜짝 놀랜다. 서울의 청계천은 한강물을 강제로 끌어올려 펌프질 하는 것인데 반해 우리 수원천은 광교산에서 발원한 자연수가 정말 인공의 노력을 거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으니.
그리고 수원처럼 큰 도심 한가운데에 이렇게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모두가 감탄을 느낀다. 도심 한복판에 이런 청정 하천이 흐르고 있다니 하면서...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란 내게 개천은 남다른 추억이 담겨져 있다. 동무들과 발가벗고 물놀이도 하고, 미꾸라지도 잡고, 멱도 감았던 그 실개천의 무지갯빛 추억이 필름처럼 스쳐 남아 있다.

누가 우리 수원에 이렇게 아름다운 하천을 남겨 주었을까. 조물주에게 감사를 드려야 하겠지.
그렇지 않아도 수원의 가장 큰 전통시장을 양쪽으로 끼고 그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우리 수원천은 그 위로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성곽이 우뚝 자리를 잡고 있어서 역사와 문화를 함께 아우르는 명품 하천으로 소문나 있다. 

이런 자연적 문화에 수원시민으로서 새삼 자긍심이 생겨났다.
수원 출신으로써 지금 먼 타향에서 생활하고 있는 출향인사들께도 이 수원천 자랑을 좀 하고 싶다. 오다가다 혹시 고향인 수원에 들르게 되면 잠시 머리도 식힐겸, 그리고 사람 냄새 나는 재래시장도 한번 들러볼겸 우리 수원천에 들러 맑은 물줄기를 보고 가시길.

아마도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의 절반은 씻겨질걸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수원천을 보면서 다시금 옛 추억을 떠올려 본다. 어릴적 시골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던 그 실개천을 따라 포근했던 유년시절, 그 기억들이 스물스물 되살아난다. 

그 지난 기억들에 대한 새로운 추억들이 보태지며 인생이 더 두터워 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손을 잡고 앞서서 총총 걸어가는 두 꼬마 녀석들에게 이 수원천은 어떤 빛깔의 추억으로 남을까? 엄마와 꼬마 아이들, 그 뒷모습으로 세대를 잇고 추억을 잇는 물이 흐르니 마음이 정겹다.

물과 물이 만나면 하나가 되듯 도심을 가로지르는 수원천을 따라 걷는 시민 모두가 항상 너그럽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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