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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세월 뛰어넘은 팔달문 동종을 만나다
우리고장 문화재 돌아보기(1)
2012-08-14 09:22:12최종 업데이트 : 2012-08-14 09:22:12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천년 세월 뛰어넘은 팔달문 동종을 만나다_1
천년 세월 뛰어넘은 팔달문 동종을 만나다_1
 
범종은 절에서 예불을 드리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지만, 파루 등에 걸고 시간을 알리는데 사용하기도 했다. 범종의 종소리는 듣는 이로 하여금 감회에 젖게 만들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들은 역사 속에서 많은 종소리를 듣고 살아왔다.

새벽을 알리는 심금을 울리는 종소리. 해 질 녘 온 마을과 골을 감싸며 은은히 울리는 범종소리. 그런 종소리는 곧잘 지역의 팔경 등에 들어 있기도 하다. 팔달문 동종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9호이다. 고려 문종 34년인 1080년 2월에 처음으로 주조가 되었으니, 벌써 천년 세월이 훌쩍 지났다. 

처음 개성에서 주조되어 만의사에서 사용되다가, 조선조 숙종 13년인 1687년 3월, 만의사 주지승인 도화가 다시 주조되었다고 전한다. 이 종은 정조 때 화성축성과 함께 파루용의 기능으로 전락하여, 화성행궁 사거리인 종로에 종각 설치 후 이전되었다. 

그 후 1911년 일제에 의해 정오 및 화재경보용으로 팔달문 누상으로 다시 이전 설치되어 '팔달문 동종'으로 불리게 되었다. 팔달문 동종은 1976년 7월 3일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되었으며, 현재는 수원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천년 세월 뛰어넘은 팔달문 동종을 만나다_2
천년 세월 뛰어넘은 팔달문 동종을 만나다_2
 
단룡(單龍)으로 꾸민 종뉴

높이 123cm, 구경 75cm의 크지 않은 범종이다. 이 팔달문 동종의 가장 큰 특징은, 종뉴에 조각하는 음통의 용들이 쌍룡으로 되어 있는 것에 비해, 한 마리의 용만을 조각하였다는 점이다. 즉 용뉴의 용이 한 마리인 '단룡'으로 조성하였다.

전형적인 전통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종은 음통과 단룡의 종뉴 아래에, 안으로 약간 오므린 듯한 종신을 연결한 형태이다. 종은 전체적인 비례와 공간의 구조가 안정감이 있으며, 세부적인 묘사 수법도 매우 사실적이다. 용은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있으며, 입에는 여의주를 물고 있다. 종을 붙들고 있는 용의 꼬리는 음통을 휘감고 있어 힘이 넘치는 모습이다. 

종신의 상단에는 활짝 핀 꽃을 생동감 있게 장식하였으며, 2열원문범자의 상대에는 둥근 원 안에 '파지옥진언'과 '육자대명왕진언'을 새겨 넣었다, 이러한 진언을 문자로 새겨 넣는 것은, 그 종을 칠 때마다 진언에 담긴 뜻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랐던 것으로 보인다. 

천년 세월 뛰어넘은 팔달문 동종을 만나다_3
천년 세월 뛰어넘은 팔달문 동종을 만나다_3
 
문화재를 찾아 나선 20년 세월 

수원박물관에서 특별전을 관람하고 난 후, 박물관 관계자에게 팔달문 동종 촬영을 하겠다고 하였다. 우리 문화재들이 상당수가 박물관 등에 전시가 되어 있어, 촬영을 하기에는 이래저래 조건이 까다롭다. 조명을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몇 장의 사진을 찍는 것을 허락을 받았다. 20년 세월을 전국을 다니면서 만난 문화재들 중에는 그런 힘든 만남이 상당수가 있다.

특히, 박물관 전시실이나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를 취재한다는 것은 더 더욱 어려운 일이다. 하기에 꼭 소개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촬영을 하지 못하고 자료를 받아 글을 써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다. 외부에 노출이 된 문화재의 경우야, 몇 시간을 산길을 올라가야 한다고 해도 직접 찾아가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팔달문 동종에 대한 기사를 쓴다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천년 세월 뛰어넘은 팔달문 동종을 만나다_4
천년 세월 뛰어넘은 팔달문 동종을 만나다_4
 

통도사 동종과 유사한 형태

팔달문 동종의 상대에는 사실성 있는 풀무늬인 초문으로 4곳의 유곽과 연꽃을 쥐고 있는 4구의 보살상을 교대로 배치하였다. 유곽은 가로 세로 3개씩 도합 9개의 꽃을 나열했으며, 그 중앙에는 한 곳만 종유를 돌출이 되게 하였다. 종의 가운데 부분에는 명문을 둘렀으며, 하대에는 화려한 연화당초문을 둘렀다. 

이 팔달문 동종은 조선조 숙종 12년인 1686년에 제작된 통도사의 종루종과 크기만 다를 뿐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활짝 핀 연화장식의 음통표현과 가운데 1개만 돌출시킨 종유, 보살상 및 유곽대와 상, 하대의 문양 등 모든 부분의 표현 방법에서 거의 흡사하다. 이러한 팔달문 동종은 17세기 후반의 사실적인 범종양식을 잘 갖추고 있어, 조선 후기 범종 연구에 소중한 자료로 평가를 받고 있다.

종 하나에도 사연이 들어있는 문화재. 아마도 이 팔달문 동종을 만들면서도, 세상에 어지러움이 걷히고 소리를 듣는 모든 이들이 마음의 평정을 찾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을까? 지금은 수원박물관 전시실에서 관람객들에게 보이는 팔달문 동종. 그 소리라도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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