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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한 그릇..노인 공경하는 마음이 철철
지동 고성주씨 초복 때마다 어르신들께 삼계탕 대접
2013-07-13 13:27:34최종 업데이트 : 2013-07-13 13:27:34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삼계탕 한 그릇..노인 공경하는 마음이 철철_1
고성주 씨의 집 거실에서 삼계탕을 드시는 어르신들
 
지동이란 마을은 참 흥미롭다. 그렇게 잘 사는 동네도 아니건만, 인정 하나는 샘 솟듯 하는 마을이다. 
매년 초복 날이 되면(올해는 7월 13일), 지동에 사는 노인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팔달구 지동 271-124호인 '경기전통굿연구원'이란 간판을 달고 있는 고성주씨(남, 57)의 집으로 모여든다. 이곳에서 매년 초복 때 잔치를 열기 때문이다. 

초복인 오늘 이른 시각인 새벽 5시부터 집안을 정리한 후, 곧바로 삼계탕에 들어갈 육수를 끓인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닭 100마리를 삶아낸다. 오늘은 지동에 거주하시는 어르신들 100분에게 삼계탕을 대접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11시가 조금 지나자 어르신들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주변 주민들 중에는 이럴 때마다 찾아와 봉사를 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삼계탕 한 그릇..노인 공경하는 마음이 철철_2
100마리의 닭을 준비했다
 
매년 경로잔치 등도 열어

고성주씨는 신(神)을 모시고 있는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춤과 소리를 문화재급 선생님들한테 학습 받았지만, 그 길을 걷지 못하고 17세에 신이 내렸다. 그 뒤 매년 남을 위하는 잔치 등 공연도 하고 있다. 자신이 가르친 춤 제자들과 함께, 경로당 등을 순회하면서 노인위문공연을 하기도 한다.

그것뿐이 아니다. 매년 한 차례 집에서 경로잔치를 연다. 이렇게 잔치를 열 때는 춤도 추고, 소리도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제자들과 동료들이 주변에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인가 이 집에는 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는다. 
자신이 신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한다고 이야기를 하는 고성주씨. 이제는 나눔이라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버렸다고 한다.

이른 시간부터 바쁘게 움직인 덕분에 마을의 어르신들은 맛있는 삼계탕 한 그릇씩을 드실 수가 있게 되었다.

삼계탕 한 그릇..노인 공경하는 마음이 철철_3
삼계탕을 끓이고 있는 고성주씨
 
"고선생은 참 본 받을 만한 사람이죠. 매년 이렇게 동네잔치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은데, 언제나 어르신들을 살갑게 대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이야 한 그릇 와서 잘 먹고 간다고 하지만, 이렇게 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이 더위에 말이죠."

지동에 사시는 한 어르신이 하는 말씀이다. 늘 이곳에 와서 복다림을 하고 가신다는 이 어르신은, 그래서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다고 호탕하게 웃으신다.

따듯한 마음이 넘치는 곳, 지동.

"아버님 술 한 잔 드실래요?"
"아니, 그냥 이 삼계탕 한 그릇 먹으면 배가 너무 부를 것 같아요."
"필요한 것 있으면 말씀하세요."
  누구에게나 정감이 가는 말투이다. 그렇게 바깥, 거실, 지하연습실 등에 마련한 상에 푸짐하게 차려진 삼계탕 한 그릇씩을 드시고 자리를 털고 일어서시는 어르신들이다.

"지금 우리는 어른 공경을 제대로 할 줄 몰라요. 그분들이 젊으실 때 그 수많은 고생을 하시지 않으셨다고 하면, 우리가 지금 이렇게 편히 살 수 없었을 거예요. 그래서 이분들은 당연히 대접을 받아야 하고, 저희들은 그런 우리 부모님들을 위해서 무엇인가 해드릴 것을 찾아보아야죠. 어른 공경이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해요."

삼계탕 한 그릇..노인 공경하는 마음이 철철_4
새벽부터 준비한 삼계탕이 맛있게 생겼다
 
여기저기 음식을 나르랴, 어르신들께 필요한 것을 갖다 주랴 옷이 땀으로 다 젖었다. 그래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단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매년 이렇게 나이를 먹은 저희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주시는 고성주 선생께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한 그릇을 다 드셨다고 하면서 인사를 하고 돌아서시는 어르신들. 매년 이렇게 이어가고 있는 따듯한 마음이 있는 곳, 지동마을. 이렇게 따듯한 마음들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에, 지동이라는 곳은 참 살만한 마을이다. 

삼계탕, 지동, 고성주, 어른공경, 초복, 복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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