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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의 사투, 아이거 빙벽'이 떠오른 삼악산 등정
인생(人生)은 자신과의 사투(死鬪)가 아닐까?
2013-07-07 23:28:40최종 업데이트 : 2013-07-07 23:28:40 작성자 : 시민기자   이혜준

지난 토요일 수원여고 후배 순옥의 제안으로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제일로 아름다운 산이라는 강촌에 위치한 '삼악산'에 오르게 되었다. 목적지인 삼악산 주봉(主峰)인 용화봉은 654m이다. 

서울특별시에서 북쪽으로 80km, 춘천시에서 남서쪽으로 10km 떨어진 지점에 있다. 경춘국도의 의암댐 바로 서쪽에 있으며, 북한강으로 흘러드는 강변을 끼고 남쪽으로 검봉산·봉화산이 있다. 주봉이 용화봉과 함께 청운봉(546m)·등선봉(632m) 3개이므로 삼악산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3개 봉우리에서 뻗어내린 능선이 암봉을 이룬다. 산을 구성하고 있는 주 암석은 규암의 일종으로, 약 5억 7000만 년 전∼25억 년 전에 퇴적된 사암(砂岩)이 높은 온도와 압력을 받아 생성된 변성암이다. 

산의 규모가 크거나 웅장하지는 않지만 경관이 수려하고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많은 등산객이 찾는다고 한다.  험준한 산세를 이용한 천혜의 요새로서 능선 여기저기에는 삼국시대 이전 맥국(貊國)의 성터 또는 후삼국의 궁예가 쌓은 것이라고도 전해지는 대궐터의 흔적이 470m 정도 남아 있다. 그 외에 문화재로는 부근에 금선사(金仙寺)·신흥사(新興寺)·흥국사(興國寺)·상원사(上院寺) 등의 절이 있다.

산세가 아름다운 삼악산 등정후 내가 좋아하는 매운탕을 먹는다는 말에 산세가 험악한지 물어보거나  검색도 해보지도 않고 덜컥 산행에 동참하겠다고 약속을 해 놓았다.

토요일 오전 8시30분, 일행 29명의 마음은 어느결에 수원을 떠나 춘천으로 향하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강촌행 칠월의 아침은 오롯하게 진초록 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차에서 나눠주는 따끈 따끈한 호박 콩떡과 시원한 생수를 받아들고 풍광 좋은 곳으로의 산행으로 아침을 연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얼마를 달렸을까? 아뿔사! 삼악산 오르는 의암댐 매표소 앞에 도착해 보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죽음과의 사투, 아이거 빙벽'이 떠오른 삼악산 등정_1
삼악산 계곡

가파르고 험준한 산세, 끝없이 펼쳐지는 기암괴석 변성암을 붙잡고 오르다

광교산이나 칠보산 정도의 산행으로 생각했던게 문제였다.
급경사 돌산!  등산복을 제대로 갖춰 입지도 않았고 릿지화(암벽용 신발),스틱,장갑,무릎보호대,선크림,육포,쵸콜렛,과일 등 행동식과 등산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여서 "보다 쉬운코스나  절반정도만 올라 갈 수있는 코스가 있나요?"라고 나를 포함한 등정이 걱정되는 몇몆 분이 산행 리더에게 물었다.
"없습니다. 따라 오시면 올라 오실 만합니다. 얼마 안되요." 올라가도 올라가도 변성암으로 가파르기 만한 삼악산 !  

산행일정은 의암댐 매표소 -삼악산장 - 상원사 -깔닥고개 -암릉구간 -삼악산( 용화봉) 정상 -   333 계단 -  흥국사- 선녀탕  -등선폭포 매표소(약8km 약 4~5시간 예상)
용화봉 정상까지 2시간여를  두발로 아니 두손과 두발로 끝도 없이 내게 달려드는 변성암들을 부여잡고 기어 기어 올라갔지만, 점점 험악하고 가파른 돌산 !
뒤로 돌아 혼자 내려 갈 자신도 용기도 없고...오로지 앞만 보고 오를 뿐.. 옆이고  뒤고 돌아볼 수가 없었다. 볼려고 마음 먹으면 볼 수도 있겠지만 혹여 일행을 놓치거나 뒤쳐지면 낭패이기에 오로지 앞만 보고 암산을 오르고 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운전 학원에서 운전을 배우겠다고 1종 보통차량인 트럭에 올라타 운전대를 처음 잡아 보았을 때의 떨림 이상의 두려움과 걱정이 엄습했다.
1종 보통 운전 면허증을 딴지 얼마 안되어 하늘이 뻥 뚫린듯 장대비가 쏟아지던 밤, 낚시후 매운탕과 술 한잔을 걸치고 잠이 푹 들어버린 남편을 태우고 운전을 해야 했다. 운전석 유리창 안개를 걷어내는 방법도 몰라 유리창 아래부분  5/1만 보이는 앞 창을 보며 도로를 달려야 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차를 길가 한쪽에 세워놓고 새벽을 맞이하는게 옳지 않았을까?

'죽음과의 사투, 아이거 빙벽'이 떠오른 삼악산 등정_2
아름답게 펼쳐진 북한강 물결과 춘천 시가지

각설하고..주봉(主峰)인 용화봉(654 미터)까지 오른후 잠시 눈앞에 드넓고 아름답게 펼쳐진 북한강 물결과 춘천 시가지를 내려다 보았다. 
내려오는 길, 10억년의 유산,등선폭포(登仙瀑布, 또는 경주폭포)는 높이 15m의 제1폭포다.일명 차돌이라고 하는 규암의 절리들이 갈라져 만들어진 것이 등선폭포와 같은 협곡인 것이다. 

계곡입구 협곡인 금강굴,신선이 노니는 듯한 분위기의 등선 제1,2폭포,이외에도 선녀가 목욕하던 연못인 옥녀담,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있어 선녀탕 또는 용소로 불리는 비룡폭포가 있다.신선과 선녀가 내려와 쉬어 갔을 법한 비룡폭포에서 파프리카와 오이,자두,포도를 먹으며 힘을 재충전하고 운동화도 벗고 잠시 평화로운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그 외에 신선이 학을타고 나는듯한 승학폭포·흰 비단천을 펼친것 같은 백련폭포·주렴폭포 등 크고 작은 폭포가 이어졌다. 

아이거 빙벽이 떠올랐던 녹록치 않았던 삼악산 등정

왕복 5시간 가량의 삼악산 등정을 무사히 마치고  눈앞에 한상 펼쳐진 보글보글 끓고있는 매운탕과 감자 부침개, 막국수 한 젓가락, 비빔밥 한 술, 시원한 맥주 한잔을 들으킬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고행의 연속이었던 삼악산 등정 후기를 쓰려하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내 사랑 아이거:Nordwand,2008 감독: 필립슈톤즈'로 소개된 영화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세계 3대 난코스로 꼽히는 아이거 북벽(1,800m)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 시도때도 없이 일어나는 낙석과 눈사태로 가장 많은 조난 사고가 발생해 '죽음의 빙벽'으로 불리는 곳이다.

이 영화는 실제 1936년 스위스의 아이거산의 북벽에서 일어났던 영화의 주인공이자 실제인물들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아이거 북벽은 마테호른,그랑조르드와 함께 알프스의 3대 북벽이라 불리우며 지금도 가장 등정이 어려운 곳으로 손꼽히며 등반 역사상 가장 사망자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영국 채널 4가 '죽음과의 사투, 아이거 빙벽'이란 제목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방송했던  특선다큐드라마도 떠올랐다. 이들의 아이거벽 빙벽등정기는 2009년 11월 5일 MBC에서 산악영화로 방영한 바가 있다. 2009년 11월 5일 MBC는 알프스의 험준한 봉우리 아이거 북벽에서 실제로 일어난 조난 사고를 재연한 다큐멘터리 드라마 '죽음과의 사투, 아이거 빙벽'을  오후 9시55분에 시작해 1시간여 방송한 바 있다.

영화 초반의 대사 '기차를 타고 와서 관에 실려간다' 라 할만큼 험준한 빙벽 등정기인 이 드라마는 2007년 반프 TV 페스티벌 심사위원 특별상과 2008년 에미상 다큐멘터리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드라마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다.

극한의 상황이나 죽음앞에선 주마등처럼 한 평생이 지나간다고 한다.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땀으로 샤워를 하며 아슬아슬한 순간이 점철 되었던 삼악산 산행은 인생의 위태로웠던 순간을 되짚어 볼 수 있게 했다.  도전과 사랑, 비젼과 열정의 향기로 가득 채워야 할 푸른 희망의 미래를 새롭게 계획하고 나를 비우고 내려놓고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누구에게도 녹록치 않은 장미의 혼과 같은 인생길. 인생은 자신과의 사투가 아닐까? 산과 대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닌 경외의 대상일 뿐이다." 라는 깊은 성찰의 시간을 안겨준 보배로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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