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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충동과 유혹을 억제시켜야 하는 이유
2012-08-08 14:16:01최종 업데이트 : 2012-08-08 14:16:01 작성자 : 시민기자   장영환
4가족이 휴가를 함께 다녀왔다. 모두 대학교 써클(요즘은 동아리라고 부름)선후배 사이인데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함께 만나는 다정한 사람들이다. 남녀부부 8명, 그리고 아이들 9명인 우리는 강원도 주문진으로 피서를 갔었다.

첫날 해수욕장에 나가 바닷물에 몸을 담근 후 실컷 해수욕을 즐겼다. 매일 도시에서 일만 하다가 멀리 떠난 바닷가에서 휴식을 취하니 몸과 마음이 가뿐해졌다. 
해수욕장에서 수영을 마친후 몸을 씻기 위해 근처에 마련된 유료 샤워장에 들어가 몸을 씻은 뒤 수건을 찾았더니.... 어? 수건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네, 분명히 가져와 여기에 뒀는데...'

갑갑한 마음에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살펴 봤더니 바로 옆에서 웬 불한당(?)같은 녀석이 내 수건으로 몸을 닦고 있는게 아닌가. 
순간 나와 눈이 마주치자 초등학교 오륙학년쯤 돼 보이는, 희멀건 피부의 이 아이는 옷을 벌거 벗은채 나와 똑같은 방법으로 두리번 거리다가 갑자기 고개를 숙여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연신 사과를 한다. 

그 모습을 보니 잠시나마 짜증났던 마음이 사라지면서 헛웃음이 났다. 
아이는 제가 가져온 수건과 너무나 똑같아서 착각하고 쓴건데, 내가 나와서 수건을 찾는 모습을 보고서야 그제서 자기 것과 바뀐걸 알고 죄송하다며 계속 사과를 했다.
"아냐, 아냐. 그럴수 있지 뭐. 괜찮아. 그런데 너 몇학년이니?"
"저요? 초등학교 3학년이에요"
아이의 실수, 그리고 착각에서 비롯된 잘못을 인정하고 즉시 사과를 할줄 아는 것을 보니 아이는 가정교육이 제대로 된 듯 했다. 몸을 씻고 나오면서 휴가를 함께 온 다른 아이(후배의 초등학교 4학년 아이) 얼굴이 겹쳐진다.

멀리까지 여행을 왔다 해서 전날 저녁 식사때 회를 시켜서 맛나게 먹고 있을때, 횟집에서 특별히 대접하는 거라며 얇게 썬 자연산 전복을 내왔다. 
그 전복이라는게 워낙 비싸서 회로 내와 봤자 몇점 되지 않는건데,...
이야기를 하면서 소주 한잔 마시고 친구와 한 점 씩 먹었을 뿐인데 접시가 텅 비어버렸다. 이게 웬일인가 싶어서 둘러 보았더니 후배의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난 두개 먹었는데'라고 말했다. 그러자 바로 옆의 다른 4학년인 아이가 씩 웃으면서 가소롭다는 듯이 말한다. 
"난 다섯 개 먹었는데."

제 부모와 함께 여럿이 함께한 식사자리에서 제 욕심만 채운 것이다. 그 아이의 무례함은 그 뒤에도 계속 되었다. 회를 먹을 때도 삼겹살을 구워먹을 때도 남이 하나라도 더 먹을까 싶은지 허겁지겁 삼켜버렸다. 
고기를 씹지도 않고 삼키면서 야채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돈가스를 먹으면서도 야채샐러드는 그냥 남겼다. 
여행 중에 걸을 일이 생기면 투덜거리고, 자신이 귀찮아 하거나 흥미에 맞지 않는 일에는 완전 딴짓에 짜증을 부렸다.

아이들의 충동과 유혹을 억제시켜야 하는 이유_1
아이들의 충동과 유혹을 억제시켜야 하는 이유_1

보다 못한 다른 친구가 이 아이의 아빠에게 슬쩍 다가가 "쟤 말이야, 집에서도 그러니? 좀 심한데"라며 에둘러 걱정을 표하자 애 아빠는 무척 난감해 하고 미안해 하면서 어쩔줄을 몰라 했다. 
원래 그러는 아이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심할줄은 몰랐다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어쩔수가 없어 꾹꾹 참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 아이를 두고 친구가 한마디 거들었다. "사춘기에는 건드리는 게 아니래. 그냥 짐승이려니 하고 내버려두면 삼년 뒤쯤에는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대"라고. 그 말 표현이 우스워서 피식 웃었지만 그 아이는 참 걱정스러웠다. 

휴가 마지막 날 다함께 앉은 자리에서 아이들을 재워 놓은 뒤 아이 엄마는 "그냥, 크는 과정이려니 하고 좀 기다리면 나아지겠죠. 죄송해요. 불편하게 해서" 라며 미안하다고, 아이니까 그냥 봐 달라고 사과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던날까지 그런 행동이 계속된 아이. 

아이 엄마와 함께 맞벌이를 하면서 미처 아이들을 제대로 돌볼 시간이 부족해서였는지, 그리고 그동안 집에서 키울때는 몰랐는데 막상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그런 아이의 행동을 처음 심각하게 느꼈을수도 있었기에 아이 부모 역시 당황하고 힘든 휴가였을법 했다.

아이들은 뭐든지 제멋대로 하려고 하는게 맞기는 하다. 아직 철이 안들었으니까. 그러나 아이라고 해서 그냥 놔두면 그게 옳은줄 알고 계속하게 된다. 
특히 아이들은 충동이나 욕구를 통제할 능력이 어른보다 떨어진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자녀의 이런 부분, 즉 충동을 억제하고 욕구를 참고 인내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먹고 싶은 음식을 참았다가 가족과 함께 먹게 하거나, 갖고 싶은 것을 참고 부모의 뜻을 따라 주는 식이다. 

어릴적에 이런 교육이 제대로 안 되면 순간의 유혹 때문에 미래의 더 중요한 가치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게 된다는 사실. 혹시 우리 e수원뉴스 가족중에 이런 아이들이 있다면 충동을 억제하고 인내를 키우는 방법을 가르쳐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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