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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어도 에어콘 안 켜는 일본인들의 정신
2012-08-09 09:21:07최종 업데이트 : 2012-08-09 09:21:0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진순
지금 폭염으로 전국의 전기 사정이 안좋아 온 나라가 비상체제이다. 일본에서는 지난해에 노인들이 전기를 아끼겠다고 에어콘을 켜지 않은 채 자다가 숨지는 사고까지 있을 정도이니 전기와 목숨을 바꿨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지금 지구 온난화와 폭염, 그리고 우리의 전기사정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 일이다.

작년에 회사 일로 일본에 다녀왔는데 그때 보고 들은 바가 남달라서 좀 적고 싶다. 2박3일간의 여정으로 일본 문화를 논한다는 것은 무리일수 있지만 평소 듣는 귀가 있어서 당시 여행이 일본문화를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된 셈이다.

오사카 간사이공항은 바다를 매립하여 만든 엄청난 규모다.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금 공항 두 배의 확장 프로젝트를 마련해 완성했다. 바다 위로 뻗어 있는 긴 다리와 하늘로 치솟은 건물들이 끝도 없이 다가오는 오사카시를 감탄어린 눈으로 보았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세계 G7에 드는. 정확히 말해서 미국 다음으로 세계 경제권을 거머쥐고 있는 부유한 나라다. 유엔기구 운영의 부담금 규모, 군사비에 쏟는 예산,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금액,  세계 곳곳의 에너지자원 개발 투자비 등 우리 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진작 국민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면 이게 일등 국민들의 생활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절약하고, 간소하고, 소박하다. 
국민이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이 적어서인지, 국민성 때문인지 아무튼 우선 건물부터 답답할 정도로 좁다. 겨우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에 한 치의 여백도 두지 않는 방 구조, 작은 가구들... 하다 못해 쓰레기통도 앙증맞도록 작아서 웃음이 나온다. 

음식문화도 그렇다. 흥청망청 남기는 음식물 쓰레기가 많은 우리나라에 비해 저울에 달아 내는 것인지 초라한 반찬들을 보면 도대체 입맛이 나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야영시설에 갔을때 참 그들 다운 모습에 감탄을 했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야영수련 시설은 사용할 때만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전기료를 아끼려고 관광시설에는 출입구에 동전을 넣어야 불이 켜지는 방식을 쓰고 있었다. 그들의 이러한 철저한 절약정신은 무섭기까지 했다.

사실 우리나라를 보면 야간에 부동산이나 약국같은데 보면 사람이 퇴근해서 없는데도 밤새도록 불을 켜 놓고 있는 곳을 많이 본다. 야간에 퇴근후에 이렇게 불을 켜는 이유는 업소의 홍보를 위햐서이다.
그러나 이렇게 아무짝에도 쓸모 없이 헛되이 사라지는 전기가 전국에서 얼마나 많은가. 한때 정부에서 이렇게 야간에 업소 전기를 밝히는 일을 규제한다고 했지만 지금도 시내에 나가면 여전히 불야성 같은 업소들을 많이 본다.

사람이 죽어도 에어콘 안 켜는 일본인들의 정신_1
사람이 죽어도 에어콘 안 켜는 일본인들의 정신_1

현지 안내인의 말을 빌리면 결혼 후 우리나라 맞벌이 부부는 10년을 알뜰히 모아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란다. 그리고 친구들과 사귀는 문화도 철저한 개인주의고 계산주의란다. 
한번 친구를 위해 저녁을 초대하면 우리 문화로는 또 답례가 있는 것이 관례인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이 친구에게 가족에게 이렇게 인색한 이유는 충분히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생활비 때문이다. 전세금이 주차료를 포함해서 한 달에 150만원 정도 들어간다니 부부가 함께 벌어도 늘 빠듯하다. 그렇다고 건물주는 전세금을 많이 받아 넉넉하냐 하면 또한 이들은 세금을 엄청 많이 내야 하기 때문에 호주머니 사정이 늘 넉넉하지 못하다. 그래도 이 사람들은 정부에 대해 대 놓고 불평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당연히 해야할 일이려니 체념하며 살아가고 있다.

거기에 비해 우리는 어떤가.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지금이 우리나라는 지금 유사 이래 다른 나라를 돌볼 수 있는 경제적 조건, 정신적 여유, 세계적 시민의식을 모두 갖춘 첫 세대라고 분석한다. 산천이 아름다워서 행복하다는 말은 옛말이고 이제 그것보다 생활수준이 높아서 행복하다라는 말이 더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행복을 누리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이다. 아무리 고대광실에 맛좋은 음식을 먹고 살아도 욕심이 지나치면 늘 부족함에 허덕이게 된다. 내가 다니는 직장에 대해 근무조건이 열악하고 보수가 적다고 여긴다면 불평 속에 하루해가 뜨고 진다. 나아가 내가 사는 나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문제는 더 커진다.

생각을 바꾸어 '지금 내가 참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구나. 내 직장이 참 좋구나' 하는 점을 깨닫는다면 지금 누리고 있는 행복지수가 더 향상될 것이다.
나만 편하고 나만 돈 벌고 나만 좋아지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 때문에 전기사정 뻔한데도 야간에 불 켜 두고 퇴근하는 업소들. 그런 약삭빠름보다는 조금은 바보처럼 한발 물러서서 묵묵히 동참하며 조금 더 손해 보겠다는 배려와 양보의 마음, 그런 여유가 우리 모두의 행복을 지켜주는 힘이 되지 않을까.

지금 하는 행동으로 봐서는 미운 나라이지만 그들의 절약과 겸양, 배려와 양보는 우리가 정말 배우고 또 배울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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