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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삶의 길이 문명의 길로 확장되고 있다
코리안 타임보다 놀라운 네팔리 타임
2013-07-04 16:32:27최종 업데이트 : 2013-07-04 16:32:2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가는 곳마다 새로운 길, 다시 간 길들, 갈 때마다 놀랍다
그것은 네팔의 험하고 험한 길 이야기다. 네팔의 산길을 운행하는 운전기사들은 놀라운 실력자들이다. 물론 한국의 여행자들은 운전대 잡는 것도 겁날 일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높게는 3800미터 이상의 고지대까지도 차가 다니는 요즘, 전에 볼 수 없던 놀라운 사고들도 자주 목격된다

이날은 한 승용차가 직각으로 도로가의 배수구에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던 사람들도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마치 일부러 세워둔 조형물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가 일으킨 사고겠지만 보는 사람에게는 흥미롭게 보일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승용차량의 앞부분의 범퍼가 그대로 꽂혔지만 사람은 안전벨트만 했다면 무사했을 것으로 보였다

거친 삶의 길이 문명의 길로 확장되고 있다_1
수직으로 선 승용차다. 도로가 배수구에 조형물처럼 선 모습이다.

거친 삶의 길이 문명의 길로 확장되고 있다_2
3층은 되는 건물로 보인다. 맨 윗층에 병원이다. 나무로 얼기설기 지은 건물이지만 이 지역에서는 매우 중요한 응급기관인 것이다.

얼마를 갔을까? 한 부부가 열대 수목의 다 드러난 뿌리 아래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왠지 초월자처럼 앉아 있는 남편과 아이를 안고 선 어머니의 모습, 그들은 분명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 매우 간절해보였다. 무더운 날씨가 그들을 그렇게 간절하게 한 것이리라

오르락내리락 길을 달린 버스가 차리코트에서 두 시간은 걸렸을까

길가에 수많은 계단식 밭에는 황금물결이 일었다. 깊은 계곡 멀리에도 보리와 밀, 귀리가 수확기를 맞고 있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기리 밭이다
산등성을 달려 내리막 길 끝에 도달했다. 온통 흙탕물인 계곡물을 보며 왜 이리 깊은 산중에 이런 흙탕물이 흐르는가? 물었다. 깊은 계곡과 계곡을 잇는 다리가 있었고 상류에서는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교통의 요충지인 길목이다 보니 과일가게와 잡화점이 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 깊은 계곡과 계곡이 맞닿은 탐파코시는 현지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나무로 얼기설기 지어진 병원이 있었는데 매우 이채로웠다. 이런 병원이 이곳에 지어진 것도 모두 교통의 요충지가 된 탓이다. 하지만 이방인은 다시 어쩔 수 없이 안타깝다.

거친 삶의 길이 문명의 길로 확장되고 있다_3
귀리밭에 귀리가 익어 수확기가 다 된 모습이다.

거친 삶의 길이 문명의 길로 확장되고 있다_4
한 어머니가 버스의 복도에 앉아 아이를 안고 있으면서도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

아직도 갈 길은 멀다
. 가고 또 가고 이제 오르막길을 달린다
탐파코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 버스에 올랐다. 지리인근에서 이곳까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있었다. 생필품을 사려고 탐파코시에 나온 사람들도 차리코트에서 네 시에 출발한 이 버스가 막차라며 정원초과와 무관하게 계속 탑승 중이다

이제 버스 안의 복도까지 사람과 물건들로 가득 찼다
. 아이를 안은 엄마가 곁에 있었지만 복도에 물건 때문에 일어설 수 없어 자리를 양보할 수도 없었다. 물론 버스 지붕 위에도 사람과 짐이 뒤엉켜 있다.

아이는 엄마 품에 안겨 잠들었다
. 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이니 엄마가 이만저만 힘들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아이를 품은 엄마는 입가에 웃음이 가득하다. 역시 어머니의 사랑은 위대하고 위대하다. 버스 복도에 책이 가득 들어찬 포대 위에 앉았다
산을 오르고 내리던 버스는 오전 9시에 출발해서 해가 저문 후에야 어둠 속을 달려 지리에 도착했다. 다행히 이미 다녀간 곳이라서 이전에 묵었던 호텔로 바로 찾아가 여장을 풀었다

그러니 결국
6시간 걸린다는 버스는 11시간이 지나서 지리에 도착했다. 이미 익숙한 네팔 사람들의 네팔리타임(코리안타임과 같은 의미)에 다시 한 번 놀라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코리안 타임, 네팔리 타임, 수력발전소, 탐파코시, 어머니의 사랑, 김형효, 네팔인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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