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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오디를 따 먹어본 날
내 몸은 자연과 하나 되는 삶을 원한다
2013-07-11 16:06:39최종 업데이트 : 2013-07-11 16:06:39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오디? 이름만큼이나 새콤달콤 맛있는 열매인 오디를 맛보게 된 날이다. 직접 뽕나무가 가득 있는 곳에 가서 야생의 상태로 즉석에서 따 먹는 오디의 맛이 이렇게 상큼할 줄 몰랐다. 자연상태에서 나는 오디를 따먹어 본 경험이 없어서 더욱 새로웠는데, 이런 의미 있는 자연학습을 할 수 있게 해 준 것은 바로 나의 절친한 친구이다. 

친구의 아버님이 살아 생 전 가꾸신 뽕나무들이었다.
 친구 아버님이 병환으로 얼마 전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시고, 그 후에 친구아버님이 친구에게 물려주신 귀중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친구가 그 땅에 가서 오디열매를 따서 먹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주기도 한다. 나도 친구덕분에 귀한 오디열매를 받아서 한동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오디열매가 무성하게 달린 곳에 도착하자마자 뭔지 모를 벅차오름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 마음을 표현 하자면 간단하다. 눈 앞에 수확할 무언가가 빽빽하게 달려 있으니까, 내가 저것들을 빨리 가져가지 않으면, 누군가에게 빼앗길 것 같은 조바심 비슷한 것이 마구 들었다. 

자연 속에서 오디를 따 먹어본 날_1
자연 속에서 오디를 따 먹어본 날_1

그 누군가의 대상은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땅을 기어 다니는 동물들 모두가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중에 사람도 포함된다. 친구의 뽕나무 땅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점심에 몰래 와서 오디를 따간다고 한다. 그 말을 조금 어이 없었다. 
그건 도둑질이나 다름이 없는 행동 아닌가? 남의 땅에서 자라는 열매들을 생쥐처럼 몰래 따서 먹고들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래서 친구도 대책으로 팻말이나 기둥 같은 것으로 영역표시를 해 놓을까 생각중이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베푼다는 마음으로 내버려둘까 고민이라고 했다. 

어차피 자주 올 수 없기 때문에, 오디가 익어서 땅에 떨어지거나 썩기 때문에 차라리 그럴바에야 서리를 하는 사람들의 입 속으로 들어 가는게 차라리 나을거라고 생각한다고 하길래, 친구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우리 일행이 오디를 따러 간 날은 땅 주인이 왔는지 눈치를 챘는데, 점심에도 뽕나무 주변을 기웃거리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해가 내리쬐는 땡볕 아래에서 뜨거운 날씨도 잊은 채 열심히 오디를 땄다. 괜한 조바심을 내며 하나의 바구니에 가득 오디를 따고 나니 그제서야 안심이 된다. 그렇지만 아직도 나의 시야 안에 매달린 오디들이 나를 부르는 손짓을 하는 것 같다. '맛있고 탐스러운 나를 따 주세요.' 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이 딸 수는 없었다. 

따는 즉시 그 자리에서 먹는 오디의 맛은 이러했다. 맨 처음에는 새콤함이 혀끝을 자극하다가 끝 맛은 달콤하고, 한번 먹으면 또 먹고 싶은 충동이 들다가 계속 먹다보면 혀가 흉측한 보라색이 되어 내 자신의 혀 색깔에 놀라 버린다. 오디열매는 소화를 잘 되게 해 줘서, 식후에 많이 먹으면 그 자리에서 먹은 음식이 다 소화되어 방구가 나온다고 해서 이름이 오디라고 한다.

그런데 방구소리와 오디라는 글이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나도 파악을 못했다. 익지 않은 푸른 색의 오디도 하루만 지나면 빛깔이 붉어질 만큼, 빠른 시간 내에 익어 버리는 편에 속하는 오디는 성격이 급한 열매인 것 같다.

한번에 많은 오디를 따고 나서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도 많이 남으면 썩어서 버릴까봐 바로, 대량의 설탕과 함께 오디 잼으로 만들어서 식빵에 발라 아침대용으로 먹는다는 말을 듣고, 내 땅에서 나는 맛있는 열매를 가지고 시중에서 파는 가공식품들 보다 비교 안될 만큼 건강한 식품을 만들어 먹는 기분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예전과 달리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시골에 땅을 사고, 그 땅에 열매나 채소 같은 작물들을 재배해서 직접 수확하여 먹는 건강한 생활을 하는 이유인 것 같다. 

나도 중년이 될 때쯤 여유가 생기면 내 이름 소유의 비옥한 땅을 사서, 먹고 싶은 청정 채소와 열매들을 가득 심고 먹을 그날을 기대해 본다. 이번 오디 열매 체험을 하고 난 뒤로 자연과의 하나 된 삶을 살고싶은 욕망이 부쩍 커진 계기가 된 것 같다. 
꼭 그럴 수 있을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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