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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영어, 해외연수보다 가정에서 기본기를
2012-08-11 07:50:25최종 업데이트 : 2012-08-11 07:50:25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희
아이들 영어, 해외연수보다 가정에서 기본기를_1
아이들 영어, 해외연수보다 가정에서 기본기를_1

"아이가 영어를 그렇게 잘하는 비결이 뭐예요?" 
특별히 잘 하는 것 없는 아이가 그래도 영어는 조금 하는데 주변에서 적잖게 듣는 말이다.
솔직히 우리 나라는 영어에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쳤다는 표현이 좀 과할지 몰라도 정말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 말 외에는 달리 쓸 말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현실이 영어의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상황이니 영어에 미치지 않을수도 없다는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특별히 엄청난 돈을 들여 과외를 하거나, 혹은 외국물은 하루도 먹어본 적이 없는 우리 아이가 영어를 잘 하는 비결은 딱 하나다. 
독서를 하듯, 어릴때부터 꾸준히 듣고 말하기를 해온 덕분이다.

수준별로 5단계로 되어있는 모 출판사의 영어 명작 시리즈가 있다. 듣기용으로 CD가 포함돼 팔린다. 이걸 사서 유치원때부터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듣는 훈련을 했다.
중요한 것은 아이더러 "너 영어 공부 해"라고 맡겨만 놓고 부모는 TV를 보거나 나몰라라 하지 않고 그 시간만큼은 아이와 함께 듣고 즐기며 시간을 같이했다.

우리가 영어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영어로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때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의사는 영어를 못해도 보디 랭귀지로 웬만큼 전할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건 상대방의 말이 들려야 한다는 점이다. 즉 귀가 뚫리지 않으면 상대방이 원하는게 뭔지 알수가 없어서 대화가 불가능하다.

결론은 말하기보다 더 중요한게 듣기인 것이다. 이 리스닝을 잘 하는 방법은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원어로 된 본토의 말( CD)을 듣고 귀가 열리도록 하는 곳이다.
나는 아이에게 그렇게 영어를 가르쳤다. 

그렇다면 이 역할을 학원에서는 왜 못하는걸까. 그건 당연하다. 즉 학원에서는 매일 CD만 틀어주는게 불가능하다. 독해니, 말하기니, 문법이니 가르쳐야 할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런거 다 빼버린채 CD듣기만 시킬 경우 학부모들은 "그놈의 학원은 아이들 가르칠 생각 안하고 CD만 틀어준다"며 당장 학원을 끊어 버릴 것이다.
 따지자면 이런저런 상황 다 집어치우고 너나 할 것 없이 어학연수를 떠나는 우리나라의 추세를 볼 때, 그 모든 아이들이 다 영어를 잘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같은 이른 나이에 미국에 체류시켜 본 경험이 있는 부모들은 영어의 시작을 남보다 더 쉽게 해줬을지는 몰라도 영어와 우리나라 말을 연결해 생각하기엔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적잖다.
예를 들면 아이가 'expense'라는 단어의 의미를 머리론 이해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말인 '비용' 혹은 '지출'의 의미로 몰라 "엄마, 비용이 무슨 뜻이에요"라고 묻곤 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 아이는 외국에 갔다 온 아이들보다 낮은 수준에서 출발했지만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수준급으로 올라섰고 무엇보다 아이의 늘어나는 독해력은 놀라웠다. 참고로 아이는 평소 책읽기를 즐겼다. 
엄마들의 모임에 가면 흔히들 영어는 시켜도, 시켜도 끝이 안 보인다는 푸념을 많이 듣는다. 세계화의 기치 아래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영어에 쏟는 열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학원으로, 교재로 들어가는 비용은 말할 것도 없고, 방학이면 배낭 하나를 달랑 메고 어학연수를 떠나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은 더 이상 진풍경이 아니다. 

자녀들의 영어 만들기에 급급한 부모님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너 나 할 것 없이 일찍 시작하는 영어교육 때문에 우리 자녀들이 아름다운 우리말을 읽을 시간을 놓치지는 않았는가. 책을 통해서 이뤄지는 어릴 적 많은 교감들과 언어능력은 결국 영어의 완벽한 자기 말 흡수화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잊지는 않았는지, 또 언어는 자연스러운 습관 같은 것이라는 걸 잊지 않았는지 말이다. 

그리고 기본에 충실하자는 얘길 하고 싶다. 비싼 학원비와 연수 비용에 돈을 쏟아 부을게 아니라 귀부터 뚫리게 하는 기본에 충실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아이들이 거기에 흥미를 붙인다면 벌써 70%는 성공한 것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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