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아버지의 냄새가 그리워
2012-08-11 11:59:44최종 업데이트 : 2012-08-11 11:59:44 작성자 : 시민기자 남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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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고아가 되었다" 아직도 아버지의 냄새가 그리워_1 그저 항상 하회탈처럼 웃으시던 인자한 모습. 돌아가시기전 이마엔 세월의 잔주름이 밭이랑처럼 깊었다. 부질없는 속상함과 함께. 거북등처럼 갈라진 까칠한 손마디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자식 놈 하나 잘되라고 평생을 사신 당신이 잊혀지지 않는데... 아버지를 보내드리던 그해, 하늘이 무너지는듯한 슬픔과 죄책감. 빙하기보다도 춥고 서러웠다. 너무나 외롭고 가슴이 아렸다. 이제 홀로 남아 고향집을 지키시는 어머니. 항상 눈물이 난다. 목이 메어 말을 할 수가 없다. 들녘 한 가운데 서 흙을 파시던 아버지 모습이 항상 굽은 허리로 아들을 맞이하시는 어머니 등 뒤에서 아프게 아른거린다. 고향 집에는 당신이 쓰시던 영농일기가 있다. 아버지 손길이 닿아 반들반들해지다 못해 검은 손때까지 묻어 너덜거린 표지. 다른건 다 태웠어도 그거만은 쉽사리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아버지 손때가 묻어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그것을 열면 낯익은 당신의 글씨가 사군자의 한 폭처럼 가슴속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볼펜 한 자루... 이제 아버지가 떠나고 흔적만이 가슴을 아리게 하는데 어느 날인가 아들 아이와 밥을 먹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음식을 씹을 때 나는 쩝쩝 소리가 어찌나 아버지와 똑같은 지. 소리만 들으면 영락없는 아버지 진지 드시는 소리였다. 그동안 아들아이와 수없이 같은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었는데 왜 이제야 그 소리를 들었을까. 밥상 앞의 아들아이를 보며 당신을 본다. 아버지는 아들아이에게 또 다른 모습으로 그렇게 남아 있었나 보다. 다시 산소에 앉아 속절없는 넋두리를 당신께 쏟아낸다. "뭐가 그렇게 급하셔서 황망히 떠나셨어요?"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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