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아이에게 기자 수업시키며 사회를 알게 해
2012-08-01 00:08:22최종 업데이트 : 2012-08-01 00:08:22 작성자 : 시민기자   강석훈

주말에 아이의 방학 숙제 때문에 필기구를 들고 수원 화성을 한바퀴 돌았다. 사진도 찍고 역사적 의미도 적고 아이에게 이것저것 가르치면서 우리 수원과 화성의 역사성을 제대로 가르쳤다.

이어 집으로 돌아 오던 중 아이에게 짜장면이라도 한 그릇 사주기 위해 잠깐 차를 세웠다.
우리가 차를 세운 중국집 옆에는 교회가 하나 있었는데 그 뜨거운 폭염 속에 노란색 조끼를 입고 마치 아주 잘 훈련된 군인들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비지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닐 테고, 자기에게는 아무런 경제적 도움도 없는 일, 그런데 그걸 안하면 마치 큰일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너무나 큰 책임감을 가지고 밥주걱, 국자를 들고 동분서주 하는 사람들.

어디선가 나온 무료급식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나 하여 이것도 교육이다 싶어 아이더러 직접 가서 그분들이 어디에서 왔으며 지금 무슨 일을 하는 거냐고 물어 오도록 시켰다. 사진도 한 장 찍어오라고 일렀다. 일종의 취재를 시킨 것이다. 인터뷰일수도 있고. 애비가 수원시 e 수원뉴스 시민기자니까.

아이에게 기자 수업시키며 사회를 알게 해_1
아이에게 기자 수업시키며 사회를 알게 해_1

아이가 나간 지 10분 만에 돌아왔다. 그분들은 교회에 다니는 분들인데 지금 점심 준비를 해서 봉담의 한 보호시설에 가져갈 것이라고 한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봉사를 해온 곳인데 오늘은 복날이라 삼계탕을 준비하는 거라고.

"너, 저분들이 저렇게 하면 누가 수고비나 그런 거 주는 게 아닌 거는 알지? 저런 모습이 바로 더불어 사는 거야. 노블레스 오블리제라는 말도 멀리 있지 않잖아. 아주 가까이 있는 거거든"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짜장면을 먹고 난 뒤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이가 찍었다는 사진을 보았다. 에그... 사진이 흔들렸다. 아이는 기자되기는 글러 먹었다. ㅎㅎ

인생을 살다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 가지 후회를 한다고 한다. 

첫째는 참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다. 과거를 돌이켜 보고 왜 조금 더 참지 못하고 왜 그런 쓸데없는 행동을 했을까 싶다는 것이다. 

둘째는 좀더 행복하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다. 왜 그렇게 빡빡하고 멋없이 살았던가. 다른 사람들에게 귀찮게 굴지 않고 얼마든지 즐겁게 살 수 있었는데…라며 후회한다.

그리고 셋째는 마지막으로 베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라고 한다. 

시민기자가 말하고자 하는 게 바로 이 세 번째 후회다. 찢어지게 가난하게 산 사람이든 부모 잘 만나 남부럽지 않게 산 사람이든 죽을 때가 되면 "이렇게 긁어모으고 움켜쥐어 봐도 어차피 빈손으로 가는데…. 왜 좀 더 나눠주지 못했고 베풀며 살지 못했을까. 참 어리석게 살았구나."라고 후회한다는 것이다. 

경남 어딘가는 40도까지 오르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한다. 이럴 때 선풍기조차 없이 용광로 같은 방안에서 홀로 더위와 맞서며 주위의 도움 없이 살아가기 팍팍한 이웃들의 몸과 마음은 고통 그 자체일 것이다.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기력을 회복하라며 삼복더위를 무릅쓰고 삼계탕까지 끓이며 정성을 다하는 분들은 아들과 함께 본 아름다운 현장이었다.

벼랑 끝에 내몰린 경기 침체는 나만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외면하게 만들기 때문에 외로운 분들의 삶은 더욱 힘들 것이다. 그래서 나눔의 손길이 더욱 필요한 때인지 모르겠다. 

불우이웃들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안겨주는 온정의 손길이 연말연시에만 몰릴게 아니라 사시사철 항상 온 누리에 퍼졌으면 좋겠다. 

누구든지 훈훈한 인심으로 쌀을 뒤주에 채워 넣으면 어려운 사람이 퍼 갈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더 퍼지고 항상 불우이웃을 향해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수원시민이었으면 좋겠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