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살기 어렵다고? 씀씀이를 돌아보라
2012-08-01 19:33:48최종 업데이트 : 2012-08-01 19:33:48 작성자 : 시민기자   남준희

우리 시민들이 다같이 가슴에 손을 얹고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 있다.

나름 괜찮은 직장에 다니고, 맞벌이까지 하면서 꽤 넉넉하게 사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러면서 목소리를 내리 깔면서 심각하게 입을 열었다. 분위기로 보아 심상치 않은 느낌이 밀려 들어왔다. 혹시 이놈이 돈이라도 꿔 달래려나? 아니면 보증을 서 달라고?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가며 억측을 하는 사이 이 녀석 입에서 불쑥 튀어 나온 말.
"야! 왜 아무리 벌어도 생활이 나아지지 않냐?" 이야기인즉 열심히 일해도 이거 빼고 저거 빼고 나면 고생한 것에 비해 그다지 눈에 띄게 남는 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 친구의 말은 이렇다. 전에는 한 달 일하고 받은 월급으로 이것저것 하고서도 작은 액수지만 저축도 조금 하면서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것저것 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하고, 화딱지도 나고 생활하는 게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였다.

친구의 한 달 수입이 얼마며, 지출이 얼마인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친구와 전화 통화를 끊은 후, 문득 '씀씀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했다. 

살기 어렵다고? 씀씀이를 돌아보라_1
살기 어렵다고? 씀씀이를 돌아보라_1

그 친구의 〈씀씀이〉가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본 게 그것이다. 그 이유는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친구 직장의 연봉이며, 친구 아내 직장의 연봉 수준 등 누구나 일수 있는 수준의 내용을 연결시켜 보면 친구가 "사는 게 재미없다"고 하소연 할 정도는 아닐 듯해서다.

이번에는 내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얌마. 너 배부른 소리 하는 거 아니냐? 요즘 안 어려운 사람이 어디 있어? 너 혹시 네 씀씀이에 대해서는 생각은 해 봤냐?"

좀 야박한 이야기 같겠지만 친구에게 씀씀이의 규모에 대해 물었더니 녀석은 약간 어리둥절했다. 내가 뭔가 위로를 해주거나, 최소한 "맞다. 나도 그래"라는 식으로 그 의견에 동조의 뜻을 전해줄 걸로 생각 했었던 것 같은데 느닷없이 씀씀이 이야기를 꺼내니 당황한 듯했다.

"지출 항목에 대해서 조정을 해 보았냐고!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이룰 때 비교적 걱정 근심을 잊고 살아갈 수 있는거 아니냐? 너는 어느 정도 쓰면서 사는데?"

다시 나의 질문에 친구는 한동안 말을 꺼내지 못하더니, 마치 무엇을 훔치다 들킨 사람처럼 대답을 못한 채 꾸물거리다가 다음에 통화하자고 한 뒤 전화를 끊고야 말았다.

물론 아주 어렵게 사는 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 이상의 수준으로 사는 사람들조차도 사실 요즘 "살기 어렵다"거나 "살기 함들다"는 말들을 참 많이 한다. 하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우리 가정에서 지금 얼마를 쓰고 있는지, 각 가정의 씀씀이가 어느 정도인지.

이 문제가 올바르게 해결되지 않으면 한 달 수입으로 이 세상 전부를 얻는다고 할지라도 살기는 힘들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지출은 문제 삼지 않고 수입만 문제를 삼는다면 그 살림은 별 수 없이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수입이 없는 사람들은 예외이겠지만....

자신의 삶에 대해 힘들다고 하소연하던 내 친구는 수입은 고정되어 있는데 이것저것 뜯겨 나가고 나면 남는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출 규모에 대해서는 전혀 줄이거나 수정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 몇 개씩 보내는 학원비와 부부의 문화비 지출은 더 증가추세에 있다고 한다. 줄일 수가 없다는 말도 덧붙여 했다.

글쎄, 과연 나는 친구 녀석의 말에 동의해주기 어려웠다.(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것이다.)
자신의 씀씀이를 줄인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이미 삶의 습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위로 오르는 삶을 추구하는 존재이고 현재의 문화생활에서 하향조정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사람은 한 번 오른 자리에서 내려가기를 싫어하고, 누리고 있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고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냉정하게 말하자면 대안은 없다. 지출을 줄이지 않고서는 뾰족한 대안은 없다. 

과거 융성했던 고대 로마가 멸망의 기로에 서게 된 이유는 세금을 내는 사람의 수보다 세금을 거두는 사람의 수가 더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역사가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이 말은 로마가 큰 정부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이고, 큰 정부를 만들다 보니 돈이 필요했고, 그 돈은 결국 국민들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를 개인의 가정으로 연결시켜 보면 씀씀이의 규모를 줄이지 않으면서 "살기 어렵다"던가 "사는 게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이다.

어느 시대든지 역사의 교훈은 일치한다. 우리가 지난날 IMF를 맞이한 것도 신용카드를 벅벅 긁어대며 겁 없이 과소비를 했기 때문이다.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없다면 " 작은 가정, 작은 지출로 사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 즉, 씀씀이를 축소해야 한다. 

그래야 허구한 날 맥없이 "살기 어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