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일부 귀농인들의 행태가 농민들 마음 아프게 해
2012-08-02 10:19:08최종 업데이트 : 2012-08-02 10:19:08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얼마 전 고향에 잠깐 내려갔다가 언짢은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귀농인이 늘고 있다고 해서 많이들 반기는데, 고향 마을은 주변 경치가 좋아 농사짓는 귀농인 보다는 도시의 돈 있는 사람들이 별장처럼 전원주택을 만들어서 살기 위해 직접 집을 짓거나 미리 땅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

마을 사람들은 그래도 도시에서 시골 마을로 사람이 들어와서 살려고 하니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져 점점 늙어만 가는 요즘 세상에 그나마 다행이라며 그게 도시인이든 누구든 다 반겨주고 크게 기뻐했다.

하지만 엉뚱한 일이 마을 농민들을 서글프게 했다.
최근에 한 도시인이 별장형 전원주택을 지으면서 마을에 들어와서 완전 딴 나라 사람처럼 행동했기 때문에 농민들이 충격 받고 허탈감을 느낀 것이다.

고향 마을에는 그전에도 한 채, 두 채 씩 주말별장이 늘어나기에 이제 도시 사람들이 농촌으로 돌아오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그 사람들은 그래도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인지 주변 농민들과 융화하거나 섞이려는 노력도 하고, 마을 회관에 가끔 나타나 인사도 하며 지냈는데 

최근에 집을 짓기 시작한 한 사람이 농민들과 마주치는걸. 꺼리고, 길거리에서 우연히 농민들을 만나도 소 닭 보듯 인사도 없이 그냥 지나치면서 자기네끼리만 어울리려고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주말에 자기네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승용차를 가지고 내려와 도로 곳곳에 세워 놓고 집 짓는 것만 구경하면서 실컷 떠들다가 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일부 귀농인들의 행태가 농민들 마음 아프게 해_1
일부 귀농인들의 행태가 농민들 마음 아프게 해_1

그런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마을 주민들을 분통 터지게 하는 결정적인 사건이 터졌다.
시골에서는 도시 같은 상수도가 없으니 자연히 지하수를 파야 한다. 이 도시인 역시 기계를 불러 지하수를 파기 위해 관정공사를 했는데 한번에 물이 콸콸 나와 주었으면 별일 없이 지났을 일을 깊이 파내려간 관정에서 물이 안나오자 그걸 포기하고 새로 파기로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관정공사를 하던 업자들이 물이 안나오니까 그냥 철수하려고 기계를 빼내면서  그때까지 수십 미터 깊이로 구멍을 뚫어놓은 관정을 제대로 폐쇄 조치를 안 해 놓고 나서려고 했다는 것이다. 

마을 사람이 그걸 우연히 보고 따지면서 똑바로 막아놓고 가라고 요구하자 그 관정공사 업자가 당신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냐면서 되레 큰소리를 치기에 마을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고 한다.
결국 이장이 경찰을 불러 고발조치 한다며 차번호를 적고 호통을 치자 그제야 겨우 폐공 공사를 확실히 해놓겠다는 각서를 쓰고 갔다는 것이다. 

이런 폐 관정 구멍을 그냥 방치하면 지하수에 썩은 물과 농약물이 들어가 큰 문제가 생기게 된다는 걸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 만약 마을 주민이 발견하고 따지지 않았으면 그 관정업자는 트럭을 몰고 그냥 사라져 버려서 마을 농민들만 피해를 입었을 게 뻔했다. 

폐관정은 당연히 고향마을만의 일이 아니라 농촌 전체의 지하수 오염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제대로 입막음을 해놔야 하는 것이었음은 물론, 이 일로 그동안 주민들이 그 도시인에 대해 가지고 있던 앙금이 터진 것이었다.

그동안 농사와 상관없는 도시에 살던 돈 있는 자영업자, 회사 간부나 사장들, 도시에서 퇴직한 연금으로 생활자들이다 농촌으로 가서 새 삶을 시작하는 거야 누구도 나무라지 않는다.

다만 매사가 그렇듯이 어떤 곳에 가든지 그 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의 정서라는 게 있고, 특히 농촌은 옆집 부엌의 수저통에 있는 숟가락 숫자까지 꿰고 있을 만큼 친화적이고 공동체적인 생활을 수백 년간 이어온 곳이다.

거기에 "내 돈 가지고 내 집 짓고 내가 들어가 내 맘대로 살겠다는데 왜 시비냐"는 심보로 자기 편할 대로만 살려고 한다면 그런 도시인은 농촌으로 들어가 살 자격이 없다고 본다.

오늘도, 농촌으로 들어갈 생각을 가지고 계신 도시인이 있다면 그런 부분을 반드시 염두에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말 몇몇 사람들의 이런 행동이 농민들에게 완전히 위화감만 심어주고 갈등을 일으키니 행동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