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사는 것은 바로 이런 것
다람쥐 쳇바퀴 일상, 가끔 한번씩 미쳐 보는것도...
2012-07-30 21:46:13최종 업데이트 : 2012-07-30 21:46:13 작성자 : 시민기자 남민배
|
올해 초에 고등학교 동창회 모임의 운영 관계로 총무와 한동안 이런저런 논의를 하게 되었을 때였다. 기금을 어떻게 걷어서 어떻게 적립을 할 건지, 그걸 모교에 언제 어떤 식으로 기부를 할 것이며, 도중에 기금 갹출이 어려운 친구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회비 납부의 부담을 줄여 줄 건지 등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나답게 사는 것은 바로 이런 것_1 한 달 전 수요일. 퇴근길에 남문의 팔달문 시장에 들어갔다가 굉장히 호기심이 나는 청바지를 하나 구입했다. 내 나이에, 평소 내 취향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아는 나의 이미지에 비춰볼 때 그냥 소화하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따르는 청바지였다. "그래, 이거다. 나도 이럴 때 한번 미쳐 보는 거다"하는 객기가 살짝 발동이 되었다. 내가 이런 청바지를 입은 모습을 보는 직원들의 반응도 은근히 궁금했다. 일종의 실험정신과 호기심을 섞어 결국 청바지를 하나 구입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목요일 아침, 막상 그걸 입고 출근을 하려니 온 세상 사람들이 "쯔쯔쯧" 할 것 같은 느낌에 약간 망설임이 들었지만 용기를 내었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 대한 일종의 <배반>에 대한 두려움에 온 몸이 슬슬 떨렸지만, 솔직히 이럴 때 한번 안 해보면 언제 하랴 싶어서 작심하고 집을 나섰다. 이런 옷을 입고 회사에 나가면 어떤 기분일지 모험심까지 들었던 것이다. 사무실에 딱 들어서자 모든 직원들의 시선이 뜨끈뜨끈하게 꽂혔다. "헉. 이거 뭐야?" <동료 장차장> "어머, 웬일이세요" <김주임(여직원)> "왜 그러시는데요? 오늘 등산 가세요?" <박 과장> "이거 노망이지? 그 나이에..." <복도에서 만난 홍부장님> 나는 그냥 웃고 말았다. 어쨌든 모든 직원들의 예상 반응을 시나리오로 만들어 머릿속에서 대충 시뮬레이션 해 놓고 이미 스스로 체력단련을 해 놨기에 어떤 반응에도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그저 재미있게 즐길 뿐이었다. 그중에 기억나는 몇 가지 반응(나를 기분 좋게 한)도 있었다. "어쩜... 너무나 놀라워요, 잘 어울리세요" "너무 튄다. 그런데 한번쯤 그렇게 미쳐볼 필요도 있지" 온종일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내 귀를 쫑긋하게 한 멘트 하나는 "딱 차장님답습니다. 다워요" 아. 그거다. 바로 그거였다. 나답다는 말, 나를 나답게 보아준 직원이 있었다. 그게 역시 칭찬인지 비난인지 모르지만 비록 내 착각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 범위 내에서 나 다운 모습. 그게 내가 한번 미쳐본 날의 가장 큰 소득이었다. 나는 여전히 나를 잊지 않고 나의 정체성에 대해 나를 사랑라고 있다는 사실. 그래서 나는 즐겁고 행복하다. 집에 돌아와 그 청바지는 아들에게 주었다. 아들은 그 청바지가 정말 잘 어울릴 제 친구에게 줬다고 전했다. 잘했다고 일렀다. 이제 앞으로도, 늘 나답게 살고 싶고 나답게 살게 만드는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관심은 놓치지 않고 살 것이다. 살아가면서, 이렇게 한번쯤 미쳐보는 것도 알고 보면 항상 다람쥐 쳇바퀴처럼 지내는 일상에 신선한 활력소가 된다는 사실. 여러분도 어떤 방법으로든 한번 미쳐 보시길... 연관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