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휴대폰 문자에서 내 자신을 되돌아 본다
2012-07-31 13:28:25최종 업데이트 : 2012-07-31 13:28:25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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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중인 큰아이 문자 '북태평양 기단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 한 점 없어 그 높이가 짐작되지 않는데, 마치 부모님의 은혜와 비할까 싶어 어머님, 아버님 생각이 났고 오찬은 하셨는지, 입맛에는 맞으셨는지, 기분은 어떠신 지가 궁금하여 이렇게 문자를 드립니다' 친정집 전경 텃밭의 오이 텃밭의 옥수수 한동안 친정에 가지 못한 동안 지붕에 페인트칠도 다시 하고 바닥이며 벽지까지 깨끗하게 수리를 했다. '너무 오랫동안 친정에 무심했구나' 생각하니 미안하기 그지없다. 부모님을 매번 볼 때마다 날마다 다른 세월의 흔적을 찾는다. "다 사는 게 바빠서 그렇지. 우리는 괜찮다"하는 아버지의 말씀이 아무 위안이 되지 않는 것은 그동안 무심함이 후회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아버지, 오늘 저녁은 나가서 먹어요" 하자 "그러면 고모한테 전화해 봐라"하신다. 셋째 고모님은 우리 자식들 보다 더 엄마 아버지를 보살피는 분이다. 서울에서 30년 넘게 살다가 고향 삼척으로 돌아오신지 몇 년 되지 않는다. 그 날 이후부터 고모님은 반찬도 해 주고 농번기에는 들에 나가 부모님과 함께 일도 하고, 지난 초복에는 삼계탕을 끓여 올라와 부모님을 대접했다고 했었다. 그 바쁜 시간 속에서 정기적으로 노인병원으로 자원봉사도 하신다. 고모님이 예약한 식당으로 가니 삼척의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란다. 우리 예약석을 제외하고는 빈자리가 없었다. 아버지 엄마에 대한 정이 유별나다고 할 정도로 각별한 셋째고모님은 아버지의 삼계탕 뼈를 발라주고 소금도 넣어 간을 맞추어 준다. 아버지가 삼계탕의 국물이 부족하여 뻑뻑하다고 하자 말씀이 끝나기도 벌떡 일어나 국물을 들고 오신다. "고모님 안계셨으면 어떻게 하려고 했어요?" 하자 "다 엄마 아버지가 덕이 많아서 그렇지"한다. 멀리 있는 자식들은 부모님께 핑계거리가 항상 많다. "일이 바쁘다. 아이들 공부해야 한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수 없는 핑계거리를 만들면서 자신들은 즐길 것 다 즐기고 놀 것 다 논다. 누구랄 것도 없이 우리들의 현실이다. 아이의 문자에 감격할 것이 아니라 부모님께 감격을 드리는 자식이 된다면 얼마나 흐뭇할까? 여름휴가를 다녀오지 않았다면 부모님이 계신 곳을 찾아도 훌륭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한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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