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 노출된 채 잠자는 노숙자
2012-07-31 14:55:05최종 업데이트 : 2012-07-31 14:55:05 작성자 : 시민기자 오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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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장난 아니게 푹푹 찌는 폭염 그 자체다. 남문 쪽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수원천에 가서 흐르는 물에 발이나 담가 보자는 심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수원천에는 많은 사람들이 놀러와 교각 밑 그늘에서 낮잠 자는 사람, 과일을 깎아 먹는 사람, 앉아서 담배 피우며 쉬는 사람 등 한낮의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폭염 속에 노출된 채 잠자는 노숙자_1 그녀는 서른세 살의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하고 슬하에는 올망졸망한 다섯 남매의 자녀를 키우고 있었다. 작은 오두막집 단칸방에서 여섯 식구가 사는데, 도시인의 편리한 아파트처럼 아이들 공부방이나 주방, 거실이 따로 있을 수가 없고, 화장실도 물론 없었다. 저렇게 어떻게 살까 싶을 정도로. 그녀는 깊은 바다에 무자맥질을 하여 들어가는 일이, 마치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것 같은 끔찍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 목숨을 건 노동에 비하여 수입은 지극히 보잘것없었다. 그는 해녀 일 외에 힘든 농사일을 거들고 있었으며 온 종일 시달린 몸으로 집에 오면, 아직 어린 오남매의 뒷바라지를 해야 했는데 그래도 그렇게 자맥질을 할 수 있는 바다가 있어서 고맙다고 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어디 이 수원천변의 노숙자나 우도의 해녀뿐일까.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절대빈곤층이 있고 IMF 사태 이후 실직과 가정의 해체로 인하여 전국의 결식아동의 수가 늘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를 탔는데 요즈음 백화점에서는 값비싼 수입의류들이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으며, 몇 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명품 가방은 없어서 못 판다고 하는 뉴스가 흘러 나왔다. 돈 벌어서 본인 자유대로 쓰는 것을 왈가왈부 하자는 게 아니라, 이런 빈부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 좀 답답하고 힘없는 서민들과 저소득층에게 우리가 뭘 해줄 수 있는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할 말을 잃어 버렸다. 그나마 우리에게 희망의 하늘을 올려다보게 만드는 것은 여전히 이웃돕기에 기부를 하고 자기가 어렵게 번 돈을 쾌척하는 따뜻한 온정의 손길들이다. 이런 온정이 제대로 잘 전달되어 길거리에 계신 분들이 한명이라도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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