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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지의 고성방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2012-07-31 17:52:53최종 업데이트 : 2012-07-31 17:52:53 작성자 : 시민기자   김만석

금요일 오후 퇴근 후에 캠핑카를 빌려 가족들과 함께 서해안 해수욕장으로 캠핑을 갔다가 일요일 밤에 올라왔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아파트와 빌딩,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에서 살다가 어쩌다 한두 번 텐트를 가지고 산이나 바다, 계곡에 가서 야영을 하는 즐거움은 누구나 다 같이 동경하는 일이다.

물론 요즘은 돈이 없어서 캠핑을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걸로 안다. 엄마, 아빠들의 시간내기가 쉽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그런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하고 어쩌다가 한번 간신히 시간을 쪼개어 떠난 캠핑. 정말 조용한 가운데 맘과 몸을 편안히 쉬고 싶은 마음에 떠나는 게 바로 이 캠핑카나 텐트를 가지고 훌쩍 떠나 바깥 공기를 마시고 오는 것이다.

아이들 역시 도시의 집에서만 박혀 있다가 엄마아빠와 함께 자연에서 숨쉬고 바닷물에 몸 담그고 뛰어놀 생각에 함께 즐기며 좋아한다. 그런데 바로 옆에 설치된 임시 노래방과,  캠핑족이 노래방 기기에 못지않은 대형 악기와 오디오를 틀어 놓고 밤새워 소리 지르며 노래를 부르고 난리를 친다면?

피서지의 고성방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_1
피서지의 고성방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_1

아, 이건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상황이다. 
이번에 해수욕장에 갔다가 정말 돌아 버리는 줄 알았다. 
우리 야영지 바로 옆에 자리를 잡은 젊은 남녀들이 캠핑하면서 불을 피우고 노래를 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정도가 장난 아니게 심했다. 

적당히 흥을 돋우는 정도의 노래와 악기는 옆에서 듣는 다른 사람도 함께 흥겨울 수 있다.
하지만 이 남녀들의 고성방가와 노랫소리는 그칠 줄을 모르고 계속됐다. 그대로 있다가는 우리도 잠 한숨 못자고 그대로 날밤을 새울게 뻔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즐겁게 놀러온 사람들에게 제발 조용히 해달라는 말을 하기도 어려웠다.

괜히 젊은 혈기에 기분 내며 노는 사람들 건드렸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고, 그런 일로 놀러 가서 얼굴 붉히기도 싫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새벽 1시가 넘어서 캠핑카를 몰고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그 자리를 떠나 좀 한적한 곳에 캠핑카를 파킹을 하고 나서야 그 엄청난 노랫소리와 음악이 터져 나오는 스피커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동한 장소에서야 비로소 잠을 잘 수 있었는데, 문제는 우리처럼 캠핑카를 끌고 온 경우가 아닌 일반 텐트를 들고 와서 야영하던 캠핑족들의 피해였다. 

그분들은 달리 도리가 없어서 그냥 그곳에서 자는 것을 보았다. 모두다 인상이 찌푸려지고 속상해 했다. 우리처럼 용기가  없어서 아무 말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무지 참다못해 항의를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놀던 사람들이 그런 말을 들을 리 없었다. 

오죽하면 한 가족은 기껏 시간 쪼개어 나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오히려 집에서 발 씻고 옥수수 찌어 까먹으면서 올림픽 중계하는 TV나 보는 게 나을 뻔 했다는 소리도 들렸다.

야영장과 계곡 전체를 전세 낸 듯 떠들고 소리치고 술 먹으면서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는 상황은 정말 감당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렇게 놀러 온 사람들의 고성방가도 문제지만 아예 이런 피서지 해수욕장 같은 곳에 대형 스피커를 설치해 놓고 노래방 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문제다. 피서지 노래방이래야 방음시설이 된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 전부다 천막시설이니 오죽하겠는가.

사람들이 참 자연과 함께하고 자연을 즐기는 건 좋은 거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이런 행동, 새벽 두세 시가 넘도록 깔깔거리고 게임하고 술 먹고 노래 부르고, 휴양림에 와서는 모닥불 안 되는데도 장작으로 불 피우고...

참 본인들은 낭만이라고 외쳐댈지 모르지만 주변 사람들은 참 괴롭다. 캠핑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함께 가지고 다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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