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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너무나 소중한 인연, 직장 동료
2012-07-29 15:37:30최종 업데이트 : 2012-07-29 15:37:30 작성자 : 시민기자   김대환

알고 보면 너무나 소중한 인연, 직장 동료_1
알고 보면 너무나 소중한 인연, 직장 동료_1

전철 안에서 우연히 수십 년 전의 초등교 동창을 만났다. 이미 졸업한지 20여년도 넘은 뒤에 첫 만남이니 참 반갑고 신기하기까지 했다. 역시 죽지 않으면 언젠가 한번은 만날 수 있다는 말이 맞는 듯 했다.

우린 전철에서 내려 함께 소줏집으로 갔다. 약속이나 한듯이 어린 시절에 칡뿌리 캐고, 얼음썰매 같이 타던 코흘리개시절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와의 설레는 만남은 어느새 우리를 그 때의 추억으로 이끌고 있었다. 

그런데 반가움도 잠시 친구와 두어 시간정도 이야기를 나눴을 뿐인데 화제가 턱없이 부족하게 되고, 대화의 깊이가 무척 얕아짐을 느꼈다.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일까? 

"어디 사니?" "직장 일은 어때?" "아이들은 잘 자라지?"등 의례히 하는 질문 몇 가지를 서로 주고받은 다음엔 할 말이 없어 서로 멀뚱멀뚱 질문을 찾으려고 애쓰는 모습만 남을 뿐이었다. 

나를 설레게 한 추억은 잠시 동안의 여유를 만들어 주었을 뿐이었다.
어쨌거나 우연히 만난 우리는 앞으로 자주 연락하자며 명함을 주고 받은 후 헤어졌다. 

그리고 얼마 전, 사내(社內) 동호회에서 만난 직원들 끼리에서의 모임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차도 한잔 하면서 서로간의 관심사도 공유하는데 같은 분야에서 취미를 공감하기 때문일까? 주제가 확실해서일까? 이 관계에서 서먹함은 찾기 어려웠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단순히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공통의 관심사가 중요하다. 사람을 자주 만나는 것도 중요하며, 오랜 기간 만나는 것도 의미 있지만 만나서 같이 나눌 공감대가 없다면 지극히 형식적으로 변해버릴 지도 모른다. 

그러니 현재 함께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집안일로 고민하는 가족, 그리고 함께 달성해야 하는 사업목표를 갖고 있는 직장동료들은 늘 대화가 넘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가장 소중한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공기와 물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는 것처럼, 인생사에 있어 가장 가까운 가족과 직장동료를 익숙하다는 이유로 물과 공기처럼 무색무취로 느끼고 있는 건 아닐까. 

직장에서 함께 일한다는 것, 생각해보면 참으로 귀한 인연이다. 직업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경제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은 두말 할 필요 없다. 우리는 그 속에서 인간관계의 중요성도 찾아야 한다. 

보편적으로 볼 때 같은 직장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은 거의 매일 8시간 이상을 대면한다. 이는 퇴근 후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의 2배에 달한다. 하루 24시간을 3등분해 보면 결국 3분의1은 수면시간이고, 3분의1은 직장에서 머물고 나머지 시간을 쪼개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친구도 만나며, 기타 여가를 찾는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한 금융회사 직원들의 스트레스 조사결과가 보도 됐는데 응답자의 41.8%가 '직장 내 인간관계 갈등'을 가장 큰 스트레스로 꼽았다고 한다. 반면 과도한 업무량을 선택한 응답자는 20.9%로 그 절반에 그쳤다.

가정에 가족이 있고 직장엔 직장 동료가 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는 업무의 양과 작업환경의 조정으로 스트레스지수를 낮출 수 있겠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쉽게 치유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워지지 않는 흠집으로 남을 수 있다. 

가슴 저리게 보고 싶은 사람을 못 보며 살아가는 이의 슬픔도 크겠지만, 반면 보기 싫은 사람을 매일 대면하고 살아야 한다면 이것보다 더한 불행이 어디 있겠는가? 오늘부터라도 늘 같이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소홀함이 없었는지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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