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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천탑의 꿈은 언제쯤 실현될까?
화순 운주사에서 본 우리의 미래
2013-06-14 16:01:41최종 업데이트 : 2013-06-14 16:01:41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현재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고 염원하면서 이 땅에서 살아갈 것이다. 그 마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다만 표현이 다를 뿐이다. 고려시대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나 정확히 누가 언제 창건했는지 알 수 없는 미스테리한 절 중 하나인 운주사. 

그곳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고려 시대 사람들의 생각이나 다르지 않음을 발견했다. 이룰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 간절한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것은 어쩌면 이룰 수 없는 삶의 의미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반짝반짝한 마음 속 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남 화순의 운주사에 대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천불천탑의 꿈은 언제쯤 실현될까?_1
천불천탑의 꿈은 언제쯤 실현될까?_1

운주사는 대한민국의 절 중 신비로운 곳 중 하나다. 전남 화순의 운주사는 무등산의 한 줄기로 해발 100미터의 야트막한 천불산에 남북 방향으로 뻗은 두 산등성이와 계곡에 자리잡고 있다. 현재 100분의 돌부처와 21기의 석탑이 남아 있다. 하나의 절 안에 천개의 불상과 부처가 있었다는 전설이 내려져 오는 곳. 정확히 누가 언제 축조했는지 알려진 바가 없는 절이다. 

그리고 불교사적 혹은 미술사적으로도 가장 형태 및 모양이 특이한 불상과 탑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과연 운주사의 비밀은 언제쯤 밝혀질 수 있을까? 운주사는 설립 연혁도 창건자도 천불천탑 건립자도 아직도 정확하지 않다. 운주사 일대는 1980년 6월 국가지정 문화제 사적 제 312호로 지정했다. 현재 불상 70여개와 석탑 18기가 남아 있다.

운주사는 도선이 세웠다는 설, 운주가 세웠다는 설, 마고할미가 세웠다는 설 등이 전해진다. 그 중 도선이 창건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운주사의 연혁 중 비교적 많이 알려진 것은 다음과 같다.

도선국사는 한반도의 지형이 흡사 물 위에 떠 있는 배의 형상이라고 여기고 배의 중심이 동쪽으로 크게 기울어 있음을 염려했다. 그래서 서쪽에 무거운 것을 두어 균형을 맞추어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했다. 새벽닭이 울기 전 하루만에 천불천탑을 세우면 천지개벽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999번째와 1000번째 불상을 다 조각하고 일으켜 세우려고 할 때 반역자의 음모로 새벽닭이 울어버렸고 모든 일이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래서 아직도 와불이 2개 누워있다. 천지개벽, 새로운 세상은 아직까지 오지 않고 있다.

천불천탑의 꿈은 언제쯤 실현될까?_2
천불천탑의 꿈은 언제쯤 실현될까?_2

운주사의 불상들은 지금까지의 불교 유적과는 전혀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2차원 평면적인 불상들이 많고, 굉장히 투박한 모습의 서민적인 듯한 분위기다. 또 북두칠성의 별자리인 칠성바위는 오히려 불교보다는 민간신앙에 가까운 유물이다. 
또한 운주사에서는 불교와 무관하게 초파일이 아닌 추석에 사람들이 모였다. 추수를 앞두고 조상신에게 감사의 차례를 올리는 추석날 지역민들이 이곳 운주사에서 거대한 축제를 열었다. 천불천탑은 이후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지역 사람들에게 자리잡았다.

정통 불교와는 거리가 먼 운주사는 거칠고 투박함 가운데 민중들의 삶의 노고가 그대로 녹아있는 절이다. 완벽한 불상과 석탑과 같은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탑과 석불을 하나하나 보고 있자면 오히려 예술품을 감상하는 듯 디자인적인 요소에 반하게 된다. 
천불천탑이 모두 하나의 절 안에 있다는 것은 오히려 불교보다는 민중신앙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고려시대 당시 지역의 지방특색을 알 수 있는 유적지이기도 하다.

운주사 안에는 불사바위(공사바위)라 불리는 곳이 있다. 도선국사가 바위에 앉아 공사 지시를 했다는 곳이라 하여 이름붙여진 곳이다. 불사바위(공사바위)에서 내려다보는 운주사의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아름답다. 10분 정도 계단을 올라 눈 앞에 펼쳐진 계곡 아래의 절과 불상, 석탑들은 하나의 그림과도 같다. 

또 와불을 오르기 위해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하는데, 놀라운 모습이 펼쳐진다. 바닥이 굉장히 큰 바위 위에 와불을 깎아 놓았다. 2차원적인 평면의 와불이다. 공사바위와 와불만 보고 간다고 하더라도 운주사의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천불천탑의 꿈은 언제쯤 실현될까?_3
천불천탑의 꿈은 언제쯤 실현될까?_3

절 곳곳에 불규칙하게 흩어진 석불은 보물찾기처럼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절터 마당에 바위인가 싶어서 가까이 보면 불상이고, 바위에 세워진 판석인가 보다 하고 가까이 가보면 또 불상이다. 불상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면서 '못난이 얼굴' 혹은 '민초들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 있음을 보게 된다.

화순 운주사는 다른 어떤 절보다 재미와 함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불교와 예술의 또 다른 만남을 볼 수 있기도 하다. 아름다운 운주사에서 전설을 음미하며 지금 또다시 새로운 세상을 꿈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아직도 천지개벽은 오지 않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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