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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 중수(重修) 상량식에 다녀오다
2012-07-25 13:40:08최종 업데이트 : 2012-07-25 13:40:08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임시로 놓아진 계단을 타고 상량식이 행해지는 5층으로 올라갔다. 늘 밖에서만 바라본 팔달문은 마냥 장엄하다고만 느꼈었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거의 5층 건물 높이였다. 계단을 오르며 크기를 실감하면서 깜짝 놀랐다. 각층 곳곳에 200여년의 세월을 굳건히 지켜온 서까래며 출목, 쇠서, 공포 등 중수에 살아남은 목(木)부자재들이 많이 보였다. 화려함과 온건함을 지닌 오방색의 단청이 남아있는 건축물에서는 정겨움이 묻어났다. 

지난 24일 화요일, 수원화성의 4대문 중 남쪽에 해당하는 팔달문에서 '팔달문 중수 상량식'이 있었다. 
1794년 수원화성 축성시 세워진 팔달문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중에도 굳건히 오늘날까지 원형을 지켜온 자랑스러운 우리문화재이다. 1964년 9월 보물 제403호 '화서문'과 함께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팔달문(보물 제 402호)은 문루 2층 일부 서까래가 빠지고 보가 쳐지는 등 목 부재의 변형이 발생하여 2010년 6월 보수공사 착공에 이르렀다.

팔달문은 정면 5간 측면 2간의 2층 증층구조와 큰 궁궐의 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다포계 양식으로 웅장함과 화려함의 극치를 보인다. 사통팔달 즉,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삼남으로 내려가는 길목의 요지에 위치한 팔달문은 수원화성의 북쪽 장안문과 함께 늘 역사의 중심에 서 있었다. 

팔달문 중수(重修) 상량식에 다녀오다_2
팔달문 중수(重修) 상량식에 다녀오다_2
 
오후4시, 상량문 봉안장소이동에 앞서 집사의 도움을 받으며 천지신명께 예(禮)를 올리는 고유제의식을 시작으로 행사의 막이 올랐다. 
염태영 수원시장의 주도하에 진행된 '팔달문 중수 상량식'은 수원시의회 노영관의장이 상량문을 낭독하고 수원시민을 대표해 남경필 국회의원이 들보에 상량문을 올리는 의식에 참여했다. 
3만3천개 육송 목재가 들어간 팔달문의 역사와 문화자산을 지켜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시민들도 '화성성역의궤'의 전례(典禮) 절차를 기록한 의주(儀註)편의 상량문봉안제의(上樑文奉安祭儀)를 재연(再演)하는 동안 숨을 죽이며 정조의 혼이 살아있는 '화성(華城)의 신'께 국운을 빌었다.

건물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행사인 '상량식'은 기둥에 보를 얹고 그 위에 종도리(마룻대)를 놓는 것을 말한다. 이를 기념하는 건축의례 상량식은 지역유지들을 초청하여 건물의 완성을 널리 알리고 또한, 공역(工役)에 참여한 사람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행사이다. 
상량식에는 상량고사를 지내고 축원문인 상량문을 대들보에 안치(安置)하는데, 이번 행사에 수원시민을 대표해 의식에 나선 남경필의원이 안치직전 "봉투! 봉투!"라며 관람석에서 들려오는 염태영 시장의 웃음섞인 목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이처럼 이때 모여진 위로금은 공역에 참여한 사람들의 노고에 답하고 더불어 천지신명께 고하는 의식에 들어가기도 한다.

중수 상량식이 끝나고 축사에 나선 염태영 수원시장은 "삼복더위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과 팔달문 안에 들어와서 보니 정조대의 대단한 문화가 느껴집니다. 오늘 역사적인 현장에서 210여 년 전 국운융성을 위해 행궁및 수원화성을 축성한 정조대왕의 위대함에 뿌듯함이 절로 느껴집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상량식은 문화재 보수의 의미도 있지만 정조의 위민정신, 개혁 등 시대정신, 법고창신이라는 의미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고 했다. 또한, 공무원 및 관계자들 그리고 공역에 참역한 많은 기술자들에게도 박수를 보내며 더불어 천년을 바라보는 문화유산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상량식 안치에 나섰던 남경필 국회의원은 "올해 말 준공식이 열리는 날 114만 수원시민들과 함께 마음을 모아 문화관광 수원화성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면서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며 축사의 인사를 마쳤다.

50여분 거행되는 동안 30도를 훌쩍 넘은 더위는 온몸을 땀으로 적시고도 남았다. 그렇지만 수많은 취재진과 시민들은 역사적인 현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상량식 의식을 모두 카메라에 담아내고 더불어 후세에 길이 남을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팔달문 중수(重修) 상량식에 다녀오다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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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 중수(重修) 상량식에 다녀오다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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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 중수(重修) 상량식에 다녀오다_4
팔달문 중수(重修) 상량식에 다녀오다_4

시민기자는 지금까지 상량문 봉안의식을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당대의 시대와 흐름이 가늠되는 상량문이 한국 목조건축물 마룻대에 안치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받고, 더불어 고건축의 섬세함을 가까이 지켜보면서 또다시 놀라고 만 팔달문 중수 현장에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잠재워야 했다. 
역사적인 현장은 늘 가슴을 뛰게 한다.

<팔달문 중수 추진경위>
-2010. 06 : 보수공사 착공
-2011. 02 : 팔달문 가설덧집 설치 완료
-2011. 03 : 지붕 및 2층 해체 착수
-2011. 09 : 1층(평방 이상) 해체 착수
→당초 2층에서 1층 이상 해체 결정(보수범위 최종 결정)
-2012. 03 : 1층 대량 등 목재 보수 후 조립 착수
-2012. 06 : 2층 목공사 조립 진행
-2012. 07 : 제10회 기술지도 자문회의 개최
→2012. 7월 현재 2층 지붕 공사 中(공정율 83%)

<향후 추진계획>
-2012. 09 : 팔달문 지붕(기와)공사 완료
-2012. 10 : 단청 공사 완료
-2012. 12 : 보수공사 준공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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