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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선교활동 자제해주세요
2012-07-25 16:17:44최종 업데이트 : 2012-07-25 16:17:4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남
며칠전 아침 일찍 누군가 초인종을 눌렀다. 이른 아침, 그것도 일요일 아침에 웬일인가 싶어서 덜 깸 잠을 쫓으며 부스스한 몰골로 인터폰을 누르니 거기서 나온 말...
"하느님의 종입니다. 축복을 전하러 왔습니다."
할말을 잊은 나. 초인종 소리에 놀라 뒤따라 나온 남편. 사실을 말하자 당장 쫓아가 한바탕 소리라도 지를 태세로 팔을 걷고 나섰다. 남편을 뜯어 말리며 황당한 기분을 억눌러야만 했다. 이른 아침부터 이게 무슨 일인가. 

방문 선교활동 자제해주세요_1
방문 선교활동 자제해주세요_1

1주일 내내 직장 업무에 가정사에 온갖 잡다한 일에 스트레스 받고 쫓기며 살아온 사람들이 그나마 얻은 휴식이라면 토요일과 일요일 뿐 아닌가.
이런 날 아무 생각 없이 푹 쉬면서 잠이라도 넉넉하게 자고 싶은건 누구나 다 마찬가지다. 그런데 쉰 새벽에 찾아와 종교를 믿으라고? 날더러 교회를 다니라구?

우리 부부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지만 개인적으로 어떤 종교에 대해 좋거나 나쁘게 생각한적도 없다. 그리고 당장 믿는 종교도 없다. 또한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아무런 감정도 없다.
그런데 남의 집에 새벽부터 불쑥 찾아와 자기네 종교를 믿으라고 초인종을 눌러 대다니.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그러고 보니 우리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니던 아주 오래전의 일이 떠올랐다.
어느날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니 딸아이가 유치원에서 평소 아주 가깝게 지내던 친구와 싸웠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연인 즉, 딸아이 친구가 같이 놀던 중에 "너는 왜 교회 안 다니는 거니?"하고 물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딸아이는 "우리집은 엄마 아빠 다 교회 안다녀"하고 말했단다. 그 말에 친구애가 "너 교회 안다니면 앞으로 같이 안 놀 거야"라고 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 문제로 티격태격 가벼운 다툼이 일어났다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를 듣고 무척 마음이 아팠다. 유치원생의 귀엽고 깜찍한 입술에서 어떻게 어른들의 일에 대한 말이 나올까 싶어서다. 이 말을 정말 아이가 스스로의 생각과 판단으로 했다고 볼 수는 없었다. 
어쨌거나 그때 아이가 다툰 일이나 지금 어른인 우리가 겪은 일이나 간에 자기의 생각과 종교가 옳다고 하여 남에게 일방적으로 전파하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그때 그 아이가 그런 말을 쉽게 하는 것도 결국에는 어른들이 아무 생각없이, 여과를 거치지 않고 내뱉은 말들을 그대로 따라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런 너무나 무리한 선교활동이(이건 교회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종교가 다 마찬가지일것이다) 건전한 종교활동을 하려는 사람들 혹은 종교를 갖기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누가 되고, 되려 욕먹게 할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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