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가 부른 아파트 복도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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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가 부른 아파트 복도 화재 2013-06-12 14:05:14최종 업데이트 : 2013-06-12 14:05:14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입니다' 지난여름 우연한 기회로 안전보건공단에서 발행하는 책자에 필진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약 2달간 공단에서 주최하는 안전교육과 함께 노동현장, 산업체, 방송국 등 다양한 현장을 들락거리면서 '우리가 정말 안전 불감증 속에서 살고 있구나!'를 새삼 깨달았던 기억이 지금도 또렷하다. 이후 늘 가슴속에 새기며 이웃에게 전파하고자 했다. 그렇지만 사람인지라 상식적으론 잘 알면서도 이내 잊어버리고 산다. 새 정부가 행정안전부에서 '안전행정부'로 바꾼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전을 행정보다 우위에 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내걸은 '국민행복시대'의 행정 노선과 직결된다. 여기엔 국가재난으로부터 안전을 뜻하는 거시적 표현으로서 화재, 범죄, 의료, 전기, 가스 등으로부터의 재난예방 시스템이 모두 들어있다. 11일 아침,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비상이 걸렸다. 그간 남의 일로만 생각하고 살았던 아파트 화재가 우리 아파트 계단 공간에서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엄마 이상한 냄새가 나요. 그리고 이건 뭐야! 코 안에서 새카만 먼지가 나오네요." 우리 집은 17층이었고, 화재가 난 집은 11층 복도였지만 바람을 타고 위쪽으로 검은 그을음과 함께 고무 타는 냄새 같은 유해가스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현관문을 열자 온통 새까만 먼지가 폭풍처럼 집안으로 몰아닥쳤다. '설마...'가 부른 아파트 복도 화재_1 , '설마...'가 부른 아파트 복도 화재_2 관리사무실로 전화를 했다. 여기는 어디고 밤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초지종 물으니 '현재 화재는 진압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냄새가 심하고 재난영화에서 본 듯한 그을음 먼지가 복도마다 회오리바람으로 날리는데, 빨리 나와 보시라고 재촉했다. 떨리는 가슴을 붙잡고 사건현장을 찾아 내려갔다. 이미 주변은 청소가 된 상태였다. 그러나 얼마 전 아파트 전체 페인트 공사를 통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던 벽면은 온통 새카맣게 변해 있었고, 변압기는 완전 녹아 버려 흉물스런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담배꽁초가 원인이었는지, 아니면 아이들 장난으로 인한 화재였는지, 일부러 낸 방화인지 알 순 없었지만 당시 상황을 그려보니 머릿속이 쭈삣하면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만약 불길이 더 세게 붙어 아파트 전체로 화재가 확산됐다면 어쩔 뻔했나 하고 생각하니 말이다. 독자들은 사진 속 그림을 보고 '그냥 약한 불이었겠지'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24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바람을 타고 역한 냄새가 돌아다녀 속이 울렁거린다. 새벽에 냄새 때문에 나와 보니 계단을 타고 올라오는 연기가 실로 대단했다는 앞집 아주머니는 흥분하여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단다. '주민들 안전이 우선인데 왜 방송을 하지 않았느냐고'. 항의가 이어졌는지 대책마련에 앞서 관리사무실 측에서 나온 분들에 의해 대대적인 물청소가 이뤄진 후에야 검은 그을음이 멈췄다. 그러나 여전히 집안 곳곳에 남아 있던 그을음들을 쓰윽 만지면 새카맣게 바닥에 떨어져 내린다. 하루 종일 물걸레질에 팔다리가 쑤셨지만 '이만해서 천만 다행이다'라며 마음을 쓸어내며 스스로 위로를 했다. 화재는 나만 피해를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소중한 재산이나 목숨까지 앗아간다는 사실 때문에 늘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늘 아침 1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계단을 따라가 보았다. 층간 두 집 건너 한집 꼴로 폐지박스와 자전거 등이 계단과 현관문 옆에 놓여있었다. 자기 집 주거 공간 확보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설마...'가 부른 아파트 복도 화재_3 소방법상 계단 적치물은 소방 활동에 있어서 지장을 주는 것들이다. 이는 인명피해를 줄 수 있다는 해석 하에 벌금이 부여될 수도 있다. 그러나 법 저촉 운운에 앞서 공공기물 비상통로로서 '이곳에 적치물을 놓아두면 안 된다'는 시민의식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도시인구의 50%가 넘는 인구가 거주하는 아파트! 한때 부동산 재테크로서 효용가치가 높았지만 최근 층간소음 등 분쟁이 잦아지는 것을 보며 느끼는 것은 '평화는 결코 혼자 이뤄지는 법은 없다. 쌍방이 소통으로 지켜나가야 한다'라는 것이다. '아파트는 우리공동체'라는 의식으로 서로 배려하고 보듬는 공간이므로 늘 안전에 함께 힘써야 한다. 안전은 지나치게 이야기해도 부족함이 없으니! 연관 뉴스 최정원 뮤지컬 유람, 수원시민은 행복했네2016.08.27 이건희 인두화로 만나는 수원화성의 색다름2016.08.24 안도현 시인 "詩의 나이가 30대초· 중반이면 좋겠다"2016.08.2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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