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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만 봤던 '로드킬' 현장을 접하다
2012-07-26 15:50:20최종 업데이트 : 2012-07-26 15:50:20 작성자 : 시민기자   최희연

한적한 시골과 발전하는 도시가 공존하고 있는 할머니댁에 머무는동안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니 집안에서 에어컨만 풀 가동 시키기엔 전기세가 많이 나와서 밤에는 차라리 땀을 빼며 운동이라도 한 뒤에 집에 들어와서 찬물로 씻으면 더위가 가실 것같아서 조깅을 하러 나섰다. 

수원같이 대도시는 한적한 도로를 찾기 힘들지만, 할머니댁은 번화가를 중심으로 복잡한 곳도 있지만 가까운 곳에 한적한 시골풍경을 자아내는 곳도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 농사를 지을수 있는 논이 널따랗게 보이는 곳에 도로가 만들어져서 차들이 쌩쌩 달릴수 있다. 친척들과 더위를 날리기 위해서 도시의 외각 지역쪽에 있는 저수지에서 시원한 저수지바람을 맞다가 한바퀴 돌고 난 후에 다시 집으로 가고 있는중이었다. 

저수지를 한바퀴 돌고나서 집으로 돌아 오는 길은 온통 차가 달릴수 있는 한적한 도로였다. 역시 수도권 대도시 보다는 밤이나 낮 기온이 낮은걸 느낄 수 있었다. 습도는 높아서 팔과 목이 끈적이는 최악의 상황이어도 노래를 부르며 걸어오는데 앞에 검은 물체가 놓여 있었다. 

가까이 다가 가기 전까지 정체를 알 수 없었던 물체였는데 가까워질수록 애매모호한 냄새까지 풍겼다. 솔직히 죽은 동물의 사체일 것 같단 생각이 가장 먼저 뇌리를 스쳤다. 
그것도 어두컴컴한 밤이라서 확인을 하기 어려웠던 우리가 물체와 거의 가까워질 무렵에야 비로소 그것이 로드 킬 당한 동물임을 알 수 있었다. 사진으로만 봐오던 로드 킬 당한 동물을 실제로 보게 된 순간이었다. 

기온도 높고 습도 마저 높으니 부패시간이 빨랐고 썪는 속도 또한 빨랐다. 아이들 눈을 잽싸게 가렸지만 이미 본 것 같았다. 도로위에 검은 물체의 정체를 계속 물어보는 아이들 때문에 정신이 더 없었다. 

위치상 고양이가 누워 있던 자리는 로드 킬을 당할 수 있는 자리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고양이인지 강아지인지 구분이 안간 상황에서 길다랗게 나온 꼬리를 보고 고양이인걸 대충이나마 짐작 했다. 이미 로드 킬을 당한 후에 최소한의 양심이 있었던지 도로 바깥쪽으로 옮겨진 상태인 것 같았다. 

사진으로만 봤던 '로드킬' 현장을 접하다_1
시민기자 '김재혁님'의 기사글 속 사진을 사용 했습니다

그런데 짐작 하건데, 바깥쪽으로 옮겨 놓은 사람은 아마도 로드 킬을 낸 사람이 아니라, 지나가다가 죽은 동물을 발견한 사람이 옮겨 놨을 것이다. 정작 동물을 친 사람은 제 갈 길을 갔을 확률이 높다. 

밤 11시가 가까워오는 시점에 외롭고 싸늘하게 식어 있는 고양이가 불쌍했다. 그것도 마지막 떠나는 길이 도로였단 생각에 더 가슴이 아파왔다. 아마 밤이기도 하고, 고양이의 털 색깔이 검은 편에 속해서 운전자가 알아 차리지 못하고 동물을 쳤다고 추측해본다. 

그래도 로드 킬을 낸 당사자가 가까운 소방서에 신고를 한 뒤에 죽은 동물을 깨끗하게 처리 했어야 했는데 그냥 가버린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본다. 동물도 하나의 생명인데, 차로 친 후에 그대로 도주해 버리는건 뺑소니와 다름이 없다고 생각이 든다. 

대충 주변에 있는 버려진 천같은 것을 구해서 덮어놓고 오긴 했으니 마음은 찝찝했다. 로드킬을 조금이라도 예방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예방이라는 단어가 무색할정도로 뚜렷한 예방책을 내기가 애매모호한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한적한 도로에서도 로드킬이 빈번한데 쌩쌩 차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하루에도 수십 건의 로드킬이 생길것으로 추측한다. 아직 자연과 문명의 발달이 공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계속 되는 로드킬로 희생당하는 동물들이 끊임없이 발생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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