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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의 불편한 진실
2012-07-26 10:43:45최종 업데이트 : 2012-07-26 10:43:45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애
 재래시장은 재래시장 특유의 맛이 있다. 시끌벅쩍하고, 손님을 부르는 호객 소리에 장단을 맞춘 노래가락에 여기저기 가격을 흥정하는 소리까지. 그 특유의 맛깔스러움은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시민기자도 그래서 재래시장에 자주 가는 편이다.
 이와 반대로 초현대식 건물에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까지 마련돼 가격 계산도 바코드를 찍어서 하는 대형마트는 또 그 나름대로 특유의 맛이 있다.
 조용하고, 분위기 있고, 휴식을 취하는 느낌도 들고...
 서로간에 이런 장점이 있는건데 요즘 마트에 가면 약간 불편하다. 심지어 짜증이 나는 경우도 적잖다.
 소위 아이쇼핑이라는게 있다. 꼭 물건을 사기 보다는 눈으로 이것저것 보면서 눈요기도 하고 시간도 보내는 것이다.
 솔직히 쇼핑이라기보다는 휴식이라고 보는 게 맞다. 매장 내부에서는 은은한 음악도 나오고, 수많은 사람이 오가기 때문에 사람 사는 모습도 구경하면서 아이들에게는 적절한 경제교육도 되는 곳이 대형마트의 장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코너와 달리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식료품(일용잡화) 코너에 가면 이런 휴식의 기분이 약간 상한다. 그 이유는 시식코너라는 게 고객들의 이동공간 곳곳에 마련돼 즉석 조리를 하면서 음식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안 즉석식 코너에서 음식 조리를 하는 이유는 돈까스, 갈비, 부침개, 튀김류 등 해당 물건을 판촉하기 위해 그 맛을 직접 보여주면서 시식 후 구매하라는 친절한 서비스 정신이 담겨져 있기는 하다.
 음식을 만들어 파는 즉석식품 조리코너와 분식코너, 그리고 새 상품 홍보를 위해 즉석에서 조리해 시식하는 시식 시연코너도 있다.
 주로 주부들이 많이 몰리는 저녁시간대나 가족 단위 고객이 증가하는 주말이면 이런 시식코너는 더 많이 늘어난다. 그러나 대형 마트의 구조상 이런 조리코너들이 환기가 잘 되는 별도의 공간에 마련되기가 어렵다.
 거기다가 오후 시간이 될수록 마트 내의 공기에 온갖 음식 냄새가 뒤섞이게 된다.
음식을 튀기고 볶고 지지는 등 다양한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냄새로 인해 공기도 탁해지고 심할 때는 조리대 주변을 지나면 눈도 따갑다. 손님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는 공기가 더 탁해져 현기증까지 느껴진다.
 쇼핑을 빨리 마치고 마트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까지 생긴다. 쇼핑 후 옷에 밴 음식 냄새도 별로 좋지 않다.
 마트 특성상 이런 코너가 필요한 건 인정한다. 하지만, 고객들이 일반 재래시장이 아닌 이런 대형마트를 찾는 이유는 조용하면서 깔끔하고 도시적인 분위기에서 쇼핑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시식코너의 남발은 좀 자제해 줬으면 한다.
 TV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시장바구니를 든 쇼핑객이 은은한 음악을 들으며 여유있게 돌아다니면서 이 물건 저 물건 만져도 보고 냄새도 맡고 품질도 보며 편안한 쇼핑을 하는 장면을 자주 본다.
 여기에 분주하게 호객행위를 하는 핸드마이크 소리나 주변에서 음식 지지고 볶으며 냄새 피우는 장면은 거의 안나온다.
  앞서 위에서 적은 것처럼 재래시장은 재래시장 다운 시끌벅쩍한 특유의 맛깔스러움이 있고 현대식 건물의 대형 마트는 또 그 나름대로 특유의 조용함이 장점 아닐까.
 만약 불가피하게 음식을 조리하고 호객을 해야만 하는 이런 영업을 꼭 해야 한다면 마트 외곽에 대형 천막을 치고 약간 잔치 분위기도 나게 해서 오가는 손님들에게 홍보를 하는게 나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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