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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책을 고를 선택권을 줘 보자
2012-07-26 11:47:03최종 업데이트 : 2012-07-26 11:47:0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순자
"선생님! 이 책 있어요? 그리고 혹시 이 책들 있는지 좀 확인해 주세요"
지난 토요일, 책좀 보려고 도서관에 갔더니 초등학생 아이의 손을 잡고 오신 한 주부가 웬 종이 한 장을 사서 선생님께 건네며 하신 말씀. "이 책 있어요?"였다.
속으로 "음, 방학이 맞긴 맞구나. 학교에서 권장도서목록을 준 것일거야" 하고 짐작한다. 

사서 담당자가 목록을 전해 들고 분주히 책을 찾는 모습을 보면서 자리를 떴다. 나는 정기간행물실에 들어가 요즘 나오는 신간 시사잡지와 문화쪽 잡지를 좀 볼려고 갔던 것이기에.
정기간행물실에 들어가니 적잖은 사람들이 책 읽기에 빠져있다. 책장 넘기는 소리가 사르락 사르락 듣기도 좋았다. 마치 밥은 하나도 안 먹었는데 배가 불러 오는 느낌, 아니면 너무나 맛있는 음식이어서 배 터지게 먹었지만 금새 신나게 소화 되는 그런 느낌의 책장 넘기는 소리들.
책은 이렇게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읽고 싶은걸 읽는게 가장 좋은데...

잠시전 아이의 권장 도서목록을 들고 온 어떤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하긴, 워낙 책들을 안 읽으니까 그렇게라도 책을 읽게 하려는 교육 담당자들의 생각도 틀린건 아니다. 또한 어떤 책들 읽혀야 할지 몰라 정보를 필요로 하는 가정의 부모님들을 위해 일정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교육당국의 이해는 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고를 선택권을 줘 보자_1
아이들에게 책을 고를 선택권을 줘 보자_1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먼저 책을 읽거나 정보를 얻은후 아이와 함께 대화를 해 보고 어떤 책에서 아이가 흥미를 느끼고 유익하게 정보를 받아들일수 있는지 사전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보는게 그나마 차선책일듯 하다. 
하지만 그런 과정 거치지 않고 도서관을 찾아오는 부모님 대부분은 아이들이 읽을 책을 골라 간다. 자기 아이에게 맞는 책과 재미있는 책을 고를 줄 아는 부모님들을 만날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책을 선택할 권리를 빼앗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사실 나도 아이들을 키우며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아이들 스스로 재미있는 책을 고르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아이들에게 부모가 좋은 책을 골라주는 게 좋을까? 

우선 처음에는 이런 방법을 활용해 보았으면 한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아이가 빌리고 싶은 책 두 권, 부모님이 권하고 싶은 책 두 권으로 정해두는 건 어떨까? 어려움이 있다면 사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어른들의 눈으로 볼 때 '아이들은 아이들일 뿐이다'라고 보일지 모르지만 걔네들은 계속 발전하고 변화하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잠재 되어 있는 무궁무진한 능력들을 어른들의 잣대로 가로막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일이다.

이웃 아이중에 이런 경우를 봤다. 부모님이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도서관 에 있는 시간이 제법 길었는데 처음에는 만화책을 들춰보거나 그냥 빈둥거릴 때가 많더니 어느 때부턴가 자기 스스로 책을 고른 다음, 한쪽 구석진 곳에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낄낄"대며 때론 진지한 표정으로 책의 재미에 푹 빠져 들고 있었다. 그 아이는 이미 책의 존재를 완전히 깨달은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아이들을 잘 알고 있으면서 가장 못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믿고 기다리기'가 아닐까?  아이들이 무엇을 하든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책도 스스로 고르며 실패하고 성공할 기회를 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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