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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10분 세워둔걸 가지고 왜그래?
진정한 배려는 투자
2012-07-21 11:01:24최종 업데이트 : 2012-07-21 11:01:24 작성자 : 시민기자   이학섭

친구에게 갖다 줄 물건이 있어서 그가 사는 아파트에 잠깐 들렀다. 전해줄 물건을 건네 준 후 잠시 차 한잔 하고 가라길래 약 30분 정도 앉아 있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회사에서 온 전화였다. 갑자기 급히 처리할 일이 있다며 빨리 나와달라는 부장님의 전갈이었다.
휴일날 이게 웬일이냐는 투덜거림과 함께 서둘러 인사를 하고 나왔다.

처음 친구네 아파트에 갔을때 차를 지상 주차장에 댔는데 이게 웬일. 주차선에 맞게 세워져 있는 내 차 앞으로 완전 개념없이 차가 한 대 세워져 있는게 아닌가. 자동차는 말이 없으니.
차를 이렇게 주차시킬 정도면 정말 누군가 급하게 어딘가에 빨리 다녀오려는 생각에서 그랬겠지 하며 기다렸지만 1분이 지나, 2분이 지나 5분이 지나도록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 와중에 다른 운전자도 나타나서 그 차 때문에 차를 뺄수 없게 되자 똑같이 열을 받기 시작했다.

나는 빨리 회사에 가봐야 하는데... 발을 동동 구르며 혹시나 연락처라도 있을까 싶어 다가가서 보았지만 연락처도 없었다. 
아...... 이건 짜증을 넘어 분노가 치밀었다. 따지고 보면 그 5분 벌거 아닐수 있다. 하지만 자기는 그 별거 아닌 5분 편하려고 차를 그렇게 대고 떠나고, 누구는 그 5분동안 분통이 터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건가?

결국 약 15분만에 사람이 나타나서는 마치 아무일도 없다는듯 운전석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게 아닌가. 그 차 앞에서 얼굴이 불그락 푸르락 하면서 서 있는 우리를 뻔히 보고서도. 
너무 화가 나서 소리를 꽥 질렀다. 무슨 주차를 이따위로 하냐며.

그러자 적반하장이었다. "아니, 이 양반아! 겨우 10분 세워둔걸 가지고 왜그래? 차 빼면 되잖아. 누가 서너시간동안 그런것도 아니고 말야"라고...
할말을 잃었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사람이었다. 그냥 가라고 했다. 같이 서 있던 사람도 어안이 벙벙했다.

'배려의 기술'이라는게 있다. 세련된 삶, 세련된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다 보면 다양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 배려의 기술의 핵심은 "배려는 단순히 남을 위한다는 상식을 넘어 투자"라는 점이다. 
예를 들면 불법 주정차를 하는 경우 나름대로 다 이유는 있다. 운전중에 잠깐 가게에 들러 담배 사는 사람, 약국에서 약을 산다든지, 길가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산다든지, 사람을 내려주고 태운다든지 등등. 또는 필자가 당한 것처럼 아파트에 잠깐 들러 볼일을 마치고 얼른 나올 계획이 있는 사람 등등...

이런 경우 그 짧은 시간 볼일을 보자고 차를 끌고 지하주차장까지 내려가고(또는 시내 유료주차장을 찾아가) 거기서 다시 차를 대고 한참동안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가 타고 올라가서 볼일을 보고, 또 다시 지하주차장까지 내려가서 몇바퀴 돌고 돌아 올라오는 것 자체가 꽤 신경 쓰이는 수고로움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 남에게 피해는 줄 지언정 얼른 나오겠다는 생각으로 차를 주차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주정차 금지구역인 교차로의 곡면지역이나 횡단보도 앞뒤, 어린이들이 자주 다니는 학교 앞 도로, 아파트 단니같은데서 이렇게 다른 사람의 차를 막는 등의  불법 주정차를 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위에서 밝힌 것처럼  '배려는 단순히 남을 위한다는 선행을 넘어 투자'라는 것이다.

차를 지금 세우면 코 앞에 약국이 있고, 여기서 차를 세우면 동승자가 코앞의 목적지에 갈수 있고, 여기서 차를 세우면 후딱 3분만에 편의점에서 음료수 한캔 사들고 나올수 있지만 그 도로 1차선으로 뒤따라 달려오던 시내버스가 그 3분동안 줄줄이 밀려버리게 된다는 사실.  멀리 떨어져 있는 주차장까지 가는 '투자'를 하기 싫어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이다. 

현재 말하는 여기는 차들이 빈번하게 지나다니는 모퉁이이다. 또는 시민기자가 당한것처럼 아무리 짧은 순간이라 해도 나는 차를 빼도박도 못한채 오로지 그 운전자가 나타날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선택은? 십중팔구는 모두 모퉁이라 해도, 시내버스가 줄줄이 뒤따라 오는 중심가 1차선이라 해도 무작정 차를 세우고 일을 본다. 즉 우리는 배려를 넘어 투자를 절대 하지 않는 운전습관들을 지닌 것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주차장까지 가는 '투자'를 하기 싫어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인근 도로는 어떤가. 이중주차, 역주차에 나 자신만 편하면 된다는 일방적인 사고방식에 보행자도 불편하지만 차량 소통이 막혀 교통체증을 부른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안중에도 없다. 
주정차문화 그 자체가 우리 수원시민의 문화수준이라 할 수도 있다.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라도 성숙한 주정차문화는 중요하다. 또 그런 문화를 스스로 만들고 지켜내야 한다.
 나 스스로 '배려는 웬만큼의 투자'라는 시민의식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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