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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소박한 바람과 나의 기도
2012-07-25 13:08:49최종 업데이트 : 2012-07-25 13:08:49 작성자 : 시민기자   송경희
아이들의 소박한 바람과 나의 기도_1
아이들의 소박한 바람과 나의 기도_1

얼마전 이웃 두 가족과 함께 김밥을 싸 들고 오산의 물향기 수목원이라는곳에 갔다. 넓찍한 숲속 공원에서 아이들 손을 잡고 걸으며 주말 휴식을 즐겼다. 굳이 멀리 갈 필요 없고 가까이 이런 공원이 있어서 수원시민들도 잠시 짬을 내어 들러볼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의 아이들을 데리고 갔으니 노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우리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평소 엄마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었는지, 또 바라는게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굳이 어른들의 말 표현을 빌리자면 이런 것도 일종의 '소통'이라 할수 있겠다 싶었다. 부모 자식간에 소통만큼 또 더 중요한게 있을까.

마침 유치원 교사를 하는 주부가 준비해 온 필기도구와 노트가 있었다. 아이들에게 종이 한장씩과 볼펜을 하나씩 나눠준 후 각자 고맙게 여기는 것에 대해 적어 보라고 했다. 
과일모양의 색종이에 아이들은 누가 볼세라 자신의 감사한 마음에 해당하는 주제를 바탕으로 몇 개씩 적어 옆에 있는 나뭇가지에 걸었다.

아이들이 쓰고 난 뒤 아이 아빠가 아이들을 데리고 아이스크림을 사 준다며 내려간 사이 우리 주부들은 나무에 걸린 글귀들을 하나 하나 읽어 봤다.
"수목원에 놀러 와서 감사합니다."
"어제 과자를 많이 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녁때 놀이터에 엄마가 함께 있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중에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이웃집 유치원생 아이의 이야기를 읽고 빙그레 웃음이 나왔다.
"튼튼한 팔, 다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꽃이 많아서 감사합니다."
"컴퓨터를 사 줘서 감사합니다."
초등학교에 갓 들어간 아이들의 이야기도 재미 있었다.

하지만 한 아이의 다름 이야기가 보는 이의 눈길을 잡아 끌었다.
"엄마가 있게 해 줘서 감사합니다."
이게 무슨 말? 이 아이 아빠는 직장이 멀리 마산에 있어서 주말마다 아빠가 수원으로 올라오면서 맞벌이 주말부부를 하다 보니 아이가 엄마와 단 둘이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엄마라도 없으면 어쩌나 싶었던것 같다. 우리는 그걸 읽으면서 피식 웃으면서도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얼마나 소중한지(너무나 당연해서 말할 거리도 안되지만, 요즘 이혼하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그리고 아이들에게 부모의 사랑과 버팀목 같은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준 글이었다. 

그 아이는 아빠가 늘 가까이 없다는 사실에 실망하지 않고, 엄마가 함께 있어주는 것에 감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이 변하면서 가족이라는 것에 대한 가치 판단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아이들에게는 가족만큼 더 큰 가치는 없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 여러 가지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사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 그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상처 없이 모두 소중하게 보호받으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설령 어떤 불가피한 사정에 의해 내 핏줄이건 아닌 경우가 된 아이라 할지라도.

우리 주변의 모든 가정을 위해, 가족을 필요로 하는 모든 아이들을 위해 서툰 내 입으로 기도해 본다.
"모든 가정과, 모든 아이들이 항상 행복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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