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등치는 다단계에 당하지 말기를
2012-07-27 13:38:16최종 업데이트 : 2012-07-27 13:38:1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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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고 오다 보니 노약자석 쪽 창문과 출입문 옆 광고판에 뭔가를 열심히 꼽고 다니는 사람이 보였다. 등에는 커다란 배낭을 멘 채 그가 전철 안에서 칸칸마다 꼽으며 다닌 종이는 명함 크기의 광고전단지였다. 사람 등치는 다단계에 당하지 말기를_1 애써 광고를 한다는 것은 직원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는 업무이거나, 계속 사람을 뽑아도 손해가 없는 직종이라고 봐야 한다. 학비를 벌기 위해 나선 젊은 학생들을 속이거나 혹은 일은 일대로 시켰으면서 최저 임금조차도 제대로 주지 않는 악덕 업주가 대표적인 비양심. 그런데 아르바이트 후에 돈을 조금 덜 받는 부당노동 행위보다 더 큰 악행이 바로 다단계의 덫이 아닌가 싶다. 물론 다단계 판매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막아서거나 마뜩찮게 여길 이유는 없다. 그것도 자기들 세계에서는 어엿한 직업이고 극소수지만 성공한 사례도 있다고는 하니. 하지만 문제는 다단계 판매 업무인 줄 모르고 발을 들였다가 엄청난 피해를 당한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다단계 판매의 현실적 한계를 깨달을 틈도 없이 회사의 영업방식에 휘말려 고수익은 커녕 산더미같은 빚을 진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아들이 다단계 회사에 나갈 수 없도록 차라리 가둬달라고 그 부모가 경찰에 호소하는 일까지 벌어지겠는가. 직업교육과 관련한 학원들의 광고 역시 함정인 경우가 많다. 재택 근무라든지 취업을 보장한다는 식의 광고를 보고 찾아간 피해자들을 그럴듯한 논리로 현혹해 수강료를 받아내거나 교재를 강매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뒤늦게 함정임을 깨닫고 환불을 요구하지만 피해 구제가 쉽지 않다. 성인들은 터무니없이 좋은 조건이 함정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사회 물정에 밝지 못한 젊은이들은 악덕상혼이 쳐놓은 덫에 곧잘 걸려든다. 일자리를 구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하는 절박한 사정의 실업자와 청소년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기 때문이다. 소위 두 번 죽인다는 표현도 이럴때 사용하는게 아닌가 한다. 사기성 구인 광고에 걸려든 젊은이들은 가뜩이나 궁핍한 사정에서 일자리를 찾았다가 감당치 못할 빚을 지고 그대로 좌절하게 된다. 빈대도 낯짝이 있다지만 구직자를 두번 죽이는 이런 악덕상혼이 여전히 판치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제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과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들에게 엄청난 빚과 좌절을 안기는 악랄한 행위는 그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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