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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천스님의 짜장면 레시피는 사랑!
마음까지 배부르게 하는 짜장면 드세요
2013-05-31 17:44:54최종 업데이트 : 2013-05-31 17:44:54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스님, 매번 멀리서 이렇게 많은 짐을 챙겨서 다니기 힘들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에 "운전하는 것이 좀 그래서 그렇지 오면 재미있고 즐겁지요"라고 하신다. 

오늘은 우만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짜장면 스님'으로 잘 알려진 운천스님의 짜장면 봉사하는 날이다. 시민기자는 스님 자장면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자세하게 들여다보았다.

열시가 되지 않은 시각에 찾아간 복지관에서는 스님과 함께 벌써 여러 단체에서 온 자원봉사들이 열심히 채소를 다듬고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오늘 스님과 함께 자원봉사 할 분들은 한전에서 온신 남성 봉사자들과 적십자 회원, 매탄주공아파트 친목단체인 이웃사촌, 장안 대학교 학생들이다. 

자꾸 치대야 면발이 쫄깃

스님의 짜장면은 한결 같은 맛을 내기 위하여 정확한 양을 계량해서 반죽을 한다. 특별한 것은 반죽 할 때 치자 물을 사용하여 반죽의 고운 색을 만들어냈다. 
치자는 일반적으로 색깔을 들이는데 사용하기도 하지만 열독을 없애며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우리 몸에 있는 작은 독을 없애 준다고 하여 민간요법으로 널리 사용하던 약재이기도 하다. 

기계로 1차 반죽한 것은 봉사자들이 반죽을 다시 치대었다. 많이 치댈수록 면발이 쫀득하여 풍미를 좋게 한다. 한전에서 온 남성 봉사자는 반죽을 치대면서 "짜장면이 먹기까지 이렇게 힘든 과정이 있는 줄 몰랐다. 짜장면 먹을 때마다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어야겠다"고 하면서 땀을 뻘뻘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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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천스님의 짜장면 레시피는 사랑! _1

손으로 반죽한 것을 다시 기계로 다섯 번 이상 반복하여 뽑아냈다. 스님은 반죽도 하고 주방의 진행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종횡무진 하신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자연에서 나온 음식

열시 삼십분이 되자 한 명 두 명 짜장면을 맛보기 위하여 어르신들이 들어오셨다. 아직 배식시간까지 한참 남았는데 봉사자들의 손은 더욱 바빠졌다.

주방에서는 과일을 썰고 밑반찬을 담아 배식 전 단계를 준비하였다. 스님은 분주하게 주방과 홀을 오가면서 반죽을 늘리고 다시 주방으로 와 채소를 넣은 대형 솥에 짜장을 볶기 시작했다. 손질한 채소가 어마어마하다. 

운천스님의 짜장면 레시피는 사랑! _2
운천스님의 짜장면 레시피는 사랑! _2

운천스님의 짜장면 레시피는 사랑! _3
운천스님의 짜장면 레시피는 사랑! _3

스님 짜장의 맛은 특별하다. 자연에서 나온 우리 채소 등 신선한 재료들을 사용한다. 또 맛은 있지만 몸에 해로운 인공 조미료는 눈곱만큼도 사용하지 않고 그야말로 건강식의 진수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한 가지가 있다. 짜장면이라면 당연히 돼지고기가 들어가야 한다.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짜장면은 어떤 맛을 낼 수 있을까? 

스님의 짜장면은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는 대신 양송이버섯이 들어간다. 양송이버섯은 열량이 낮고 고단백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고 특히 엽산이 많이 함유하여 혈압예방에도 좋고 당뇨와 빈혈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짜장의 재료들을 살펴보니 막 몸이 건강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구수한 짜장이 완성되는 시각, 벌써 홀에는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다. 평소 배식시간 보다 지체됨을 담당자는 공지를 한다. 평소 식사 시간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언짢은 내색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작은 곳까지 배려해야 하는 필요성을 알려준다. 

조급하다하여 과정을 생략하지 않아

짜장을 덜어낸 대형 솥에 물이 펄펄 끓는다. 아이스박스에서 숙성시킨 반죽을 주방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면을 뽑는다. 이불 개듯이 반듯하게 접힌 반죽이 기계를 통해서 가느다란 면발로 다시 태어난다. 
면발이 뭉치지 않게 하기 위해 스님은 양손과 양팔에 휘감아 나오는 면발을 온몸으로 받아낸다. 그 면발을 펄펄 끓는 물에 넣자 옆에서 기다리던 자원봉사자는 엉겨 붙지 않게 휘휘 젖는다. 

운천스님의 짜장면 레시피는 사랑! _4
운천스님과 함께 면발을 뽑고 있는 시민기자

면발을 넣고 끓어도 다시 찬물을 넣고 끓이기를 세 번 반복하고 면발을 건져낸다. 시간이 조급하다하여 과정을 생략하고 정도의 길을 벗어나지 않는다. 
펄펄 끓는 솥에서 면을 건져내 바구니에 담아 찬물에 담근다. 뜨겁고 무거운 면발 옮기는 것은 신속성이 필요하고 위험하다. 남성 자원봉사자의 힘이 빛나는 순간이다. 면발이 나오자 바로 배식에 들어간다. 일사천리로 식탁은 세팅이 되고 짜장면 배식이 시작 된다.

그 와중에도 스님은 홀에서 짜장면을 드시는 분들이 미흡한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면발 물 빼는 것까지 일일이 확인하신다. 

매탄주공5단지 아파트 친목 단체인 '이웃사촌'의 한 회원은 "이렇게 정신없이 일 할 때는 아무생각 없다가도 일을 끝내고 나면 마음이 뿌듯하다. 봉사도 중독인 것 같다. 7년 동안 하니 이제는 생활의 일부다"라고 한다. 

봉사자들 중에 가장 어린 장안대학교 사회복지사를 공부하는 서영씨는 "처음에 할머니 따라 왔다가 하게 되었는데 나중에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했고, 유정씨는 "봉사하는 분들이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오는지 몰랐다. 이렇게 봉사하고 짜장면까지 먹을 수 있으니 오늘은 완전 짱이에요" 한다. 

스님 짜장면이 특별한 것은 우리 몸에 좋은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여 사찰식으로 요리하여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들의 마음까지 배부르게 하는 짜장면이 흔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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