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병실의 따뜻한 인간미..최고의 명약이다
2013-06-01 10:10:37최종 업데이트 : 2013-06-01 10:10:3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사람이 살아가면서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모든 일들은 예기치 않고 뜻하지 않게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내게도 그런 사고의 경험이 있다. 생각지 않게 갑자기 닥친 일 앞에서 정신이 없었고 경황이 없어서 그저 속수무책으로 일이 흘러갔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 신경 쓸 일로 다가왔다.
초보운전임을 열심히 붙이고 다니고 또 초보에 맞게 운전도 살금살금 조심조심하고 다녔는데 직진 차선에 유턴 하는 차가 튀어 나오는 바람에 사고가 나고 말았다.

병실의 따뜻한 인간미..최고의 명약이다_1
병실의 따뜻한 인간미..최고의 명약이다_1

병실의 따뜻한 인간미..최고의 명약이다_2
병실의 따뜻한 인간미..최고의 명약이다_2

순식간에 일은 벌어졌고 사고가 났음을 어떻게 귀신같이 알고 왔는지 견인차가 달려오고 혼잡한 상황이 되었다.
차는 견인되어가고 사람은 병원으로 가고 지금 생각해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찔한 느낌이 든다. 병원에 도착해서 진료를 받고 병실에 들어서니 그제야 사고의 결과로 내가 이곳에 와 있음을 실감해본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교통사고로 인해서 병원 신세를 지는 일은 없었는데.... 일이 생기려면 이렇게 순식간에도 생기나보다.

6인실 병실에 들어서니 그 곳에 계신 분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나만 빼고는 모두 수술 환자들이다. 어깨수술한 분 다리를 수술한 분 손 목을 수술한 분 모두가 나보다 더 불편하고 어려워 보인다. 그 와중에서도 나를 걱정해 주는 참 따뜻한 마음을 지닌 분들이다.
동병상련 아마도 이 단어가 한 병실에 있는 우리들을 묶어 주는 한 마디가 아닐까 싶다.

병실의 따뜻한 인간미..최고의 명약이다_3
병실의 따뜻한 인간미..최고의 명약이다_3

병실의 따뜻한 인간미..최고의 명약이다_4
병실의 따뜻한 인간미..최고의 명약이다_4
 
서로의 아픈 처지를 이야기로 풀어내다 보니 위로도 되고 안정도 찾아지는 느낌이다. 병실에 계신 분들의 연령이 다양하다. 40대에서 70대까지 있으니 말이다. 
70대의 어르신은 말씀도 조근조근 하면서 유머 섞인 말들로 우리 병실의 분위기를 띄워 주는 센스가 넘치는 분이다. 군대 간 아들이 편지를 보내왔는데 이런 내용이란다. ' 어머님전상서! 군에서 훈련을 하는데 대포알을 잃어버려서 대포알 값을 물어내지 않으면 영창에 가야 합니다. 제발 대포알 값 좀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아들 올림'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들의 거짓말에 속지 않으셨지요? 하자 영창 간다는 말만 눈에 들어오더란다. 당연히 속으면서도 돈을 부쳐줄 수밖에 없었더란다. 알면서도 속아주는 것이 또 엄마 마음인가 보다. 

병실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간다. 주부라는 공통점이 있다 보니 자식이야기 남편이야기 음식이야기가 주가 된다.
오이지 담그는 이야기 간장게장 담그는 이야기 장아찌 담그는 이야기 아마 이야기를 들으면서 몇 번을 담가봤는지 모른다. 물론 이론적으로 말이다. 아마도 집에 돌아와서 실제로 해보려면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장담은 못하겠지만 말이다.

다인 실 병실 안에서는 조금은 덜 적적하다. 여러 사람이 있다 보니 각각 문병 온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이야기에 끼어 보기도 하면서 시간은 훌쩍 지나가고 맛있는 음식을 들고 오면 다 같이 나눠먹기도 한다.

강원도 철원에서 올해 광교 신도시로 이사를 왔다는 50대 환자분은 수원의 곳곳이 아직은 낯설고 모르는 곳이라며 수원의 이곳 저곳을 알려달란다.

병실 안에서 열심히 수원에 대한 홍보와 자랑에 열을 올렸다. 우선 수원시민이 된 것에 대해서 축하한다고 하면서 여가시간을 활용해서 배우고 싶어 하는 욕구가 많아 보여서 내가 알고 있는 유익한 배움 장소에 대해서 전해주기도 했다. 팔달문 시장도 자랑하고 화성도 자랑하고 수원시청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는 말도 했다.

퇴원하고 나면 남편이랑 내비게이션을 이용해서 한군데 한군데씩 꼭 구경하고 살펴보겠노라고 대답을 했다.
수원에서 살면서 수원시민이 누릴 수 있는 권리와 혜택을 모두 누리면서 수원의 매력에 빠져들기 바라본다.
뜻하지 않은 인연으로 잠시 만났지만 사람의 인연이랑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르니 언제 어디서나 사람관계를 잘 맺어야 하겠다는 생각도 가져보았다.

내가 원치 않았던 병실 안에서의 만남이었지만 다 함께 따뜻하게 위로하고 마음을 이해하고 살펴준 그 분들 때문에 몸과 마음이 안정되고 회복하는데 힘이 된 것은 사실이다.
정말 두루두루 감사하다. 병실 안에서의 따뜻함은 그 무엇의 처방전 보다고 강한 효력이 있는 처방전이 아닐까 싶다.
열흘 동안 함께 병실에서 동고동락했던 마음씨 따뜻한 그 분들께 지면을 빌어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