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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으로 마음의 더위를 날려요
나 자신에게 선물한 책 한권
2012-07-22 20:10:17최종 업데이트 : 2012-07-22 20:10:1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유미
시민기자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아직까지도 겁이 많아 홀로 여행을 가고 싶을 때는 선뜻 나서지 못하여 책을 통한 갑접체험으로 그 만족감을 달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결말을 알고 읽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결말을 알고 영화를 보거나 추리 소설 등을 보면 긴장감과 스릴감이 떨어져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결말을 알고 그 결말까지의 과정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같은 소재라도 작가마다 풀어나가는 방식을 보면서 스릴을 느끼는 종류의 사람인 것같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 달간 이것저것 벌려놓은 일에 쫒기다 보니 바빠 책을 한권도 읽지 못했었다. 
그러다 하루는 밤에 잠이 오질 않아 뒤척뒤척 거리다가 내가 좋아하는 시집인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란 시집을 꺼내들었다. 예전에 우연히 서점에 들렸다 구매하여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애독하고 있는 시집인데, 10번도 넘게 읽으면서 느낀 점은 매 회마다 공감이 가는 시가 다르고, 그에 따라 얻어지는 양식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번 주는 모처럼 쉬는 주말에 비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며 집에서 명상에 잠겨 있던 나는 충동적으로 서점을 향하게 되었다. 
특별한 이유에서라기보다는 여름이다보니 덥고 지쳐 기분이 저하되었었는데, 괜시리 종이 냄새가 맡고 싶던 영향이 컸었다. 그렇게 이 책 저 책들을 살펴보던 중, 나는 류시화 시인이 엮은 또 다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발견하게 되었다. 

책 한권으로 마음의 더위를 날려요_1
주말에 구매한 책들.

보자마자 나는 그 책을 나의 물품 리스트에 추가하였고, 그 외에도 여러 책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현재 베스트셀러로 나와있는 김난도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왠지 그 문구에서 나의 마음을 움직여 읽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하였고, 현재 친구가 애독하고 있다며 나중에 빌려주겠다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재미나게 읽었던 추리 소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시리즈들도 함께 나와 있었다. 

많은 책들을 사서 읽고 싶다는 욕구에 나는 나도 모르게 책들의 가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나는 이 책들을 다 구매하면 가격이 너무 많이 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인터넷의 저렴한 서점에서 산다고 해도 3만원 내외의 금액은 최소한의 수준이었다.

나는 우선 서점 벤치에 앉아 생각을 달리 해보기 시작했다. 내가 책을 구매하여 그 책이 단 한번도 쓸모없던 적이 있었던가. 효율적 소비를 추구하는 내게 책은 무엇과 비교 될 수 있을까.
마음이 60% 이상 구매쪽으로 기울어갈때 나는 바로 맞은 편에 있는 커피숍이 눈에 들어왔다.
나 또한 한적한 그 카페를 자주 이용하곤 했었는데, 그 순간에는 그 안락한 분위기가 아닌 음료들의 가격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러다보니 잠시나마 책을 구매하는 것에 비용지불을 걱정하던 것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졌다. 나의 외적 만족을 위해 머리를 할 때도 10만원은 족히 주었었고, 아름다운 손•발톱을 위한 관리를 받을 때도 3만원 정도는 주었었고, 당장 이번 주에 친구들을 만나 밥 한끼 먹을때도, 손에 들려 있는 흔한 커피 한잔 마실 돈에 비하면 책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물론, 이런 외적인 것들을 소홀히 하거나 불필요한 소비라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어느 한 곳에 치우쳐 편중되다보면 사람의 성향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을 때와 직접 돈을 주고 산 책을 읽는 느낌에는 설명하기 힘든 미묘한 차이가 있다. 거기에 생각이 미친 후 나는 읽고 싶은 책들을 품에 안고 계산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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