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함께 한 광교산 동행 산행
친구들과 밥먹고 카페간다고? 나는 산에 간다
2012-07-23 03:08:02최종 업데이트 : 2012-07-23 03:08:02 작성자 : 시민기자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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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야." 이 말은 어른들이 많이들 하는 말이다. 아직 이 말에 공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친구들끼리 만나면? 보통 밥 먹고 카페가지 뭐." 이렇게 전자와 비슷한 맥락으로 얼마 전 까지 나는 그렇게 대답하곤 했다. 어찌 보면 평범하면서도 무미건조한 만남이기도 했다. 여느 때와 같이 산을 오르던 어느 날이었다. 갑자기 나는 이 질문에 남들과는 다르게 색다르게 대답하고 싶어졌다. 초록 에너지를 나 혼자만 흡수하는 것이 문득 미안하다 못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광교산 형제봉 정상에 앉아 드디어 출발! 친구들은 앞으로 다가올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채 마냥 신이 났다. 광교산 안내문에 6.25 전사자 몇 구가 발견되었다는 글을 읽으며, 전쟁 영화의 대표작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전쟁 영화 이야기 까지 나오는 등 쉴 새 없이 수다 보따리가 이어졌다. 어느덧 산행의 중반. 약수터에 도착한 우리는 목을 축이고 K2가 아닌 K3등산 화보 촬영에 들어갔다. 나무 잎사귀 가리키기, 등산화 지목하기 등 어디서 본 것은 있어서 폼이란 폼은 다잡는 폼생폼사 삼총사였다. 1시간 30분이 지났을까. 애초에 목적지로 계획했던 형제봉에 도착했다. 바람도 우리 미녀 삼총사를 반겨주었다. K3화보에 이어 달력에 나옴직한 사진을 찍었다. 이대로 그냥 내려갈까 하다가 아쉬운 마음에 '토끼재'까지 가기로 했다. 그때부터 가져왔던 얼음물이 떨어지고, 친구들은 나 죽이려고 네가 여기까지 데려 왔네 마네 힘겨워했다. 헌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더 서로에게 주는 물을 양보하며 기운을 북돋아줬다. 잠시 쉬어가는 나무 그늘아래 벤치에서는 최근에 하고 있는 고민, 꿈에 대한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오갔다. 드디어 4시간여 걸친 긴 산행이 끝났다. 평소에 산행을 하지 못한 친구들이라 등산로를 조절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친구들은 내게 이렇게 대답했다. 나를 감동시킨 말이었다. "네가 왜 그토록 산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아. 다음에 또 산행 하고 싶어." K2가 아닌 K3모델 물론 다음 날. 친구들은 몸져 누웠다는 둥 빌빌거렸다. 하지만 나로 써는 정말 의미 있는 첫 동행 산행이었다. 언제나 산에 오를 때는 같은 코스여도 매번 색다른 느낌을 선사 받는다. 헌데 동행 산행은 더없이 달랐다. 나도 몰랐던 친구의 모습까지 발견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산이 주는 편안함으로 인해 마음 속 이야기 까지 하게 되는 이유 때문인 것 같다. 서로간의 관계를 되새겨 보기도 하고, 재조명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얘들아 다음에 또 산에 함께 오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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