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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에 너무 민감한 것은 아닌지?
2012-07-23 10:03:25최종 업데이트 : 2012-07-23 10:03:25 작성자 : 시민기자   송은용

냉장고 안에는 희한한 법칙이 존재한다. 우유가 아쉽도록 먹고 싶을때 냉장고를 열어 보면 우유가 없지만, 우유를 별로 마시고 싶지 않을때는 냉장고 가득 우유가 넘쳐 흘러서 유통기한들이 간당간당 거리거나 이미 이삼일은 지난 것들이 수두룩히 쌓여 있다. 

엄마는 우유 먹기를 싫어하는 내가 학교에서 나눠주던 우유를 가방에 넣고 오는 것 조차도 싫어 하셨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하나 둘씩 가지고 온 우유는 냉장고로 바로 직행해서 쌓일뿐 아무도 먹지 않는 골칫거리가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나이를 먹고, 무릎이 쑤시는 날이 종종 오면서 칼슘 흡수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나는 우유에 관심을 보이며 우유 먹기 실천을 하고 있다. 

유통기한에 너무 민감한 것은 아닌지?_1
유통기한에 너무 민감한 것은 아닌지?_1

이틀에 한컵씩은 무슨 수를 내서라도 섭취하자는 계획을 실천하려 하지만 바쁜 직장생활 탓에 집에 들어와서 냉장고 문을 열때가 거의 없다. 그나마 우리가족 중에 우유를 먹는건 나뿐인데, 내가 우유를 돌보지 않으면 우유는 상하게 되어 버려질텐데 잘 챙겨 먹지 못한다. 

컴퓨터를 하다가 냉장고에 사둔 우유가 생각나서 먹으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날짜가 안타깝게 지나 있었다. 21일까지만 해도 우유 속 몸에 좋은 세균이 자신들을 먹어 달라며 아우성 치던 절규를 나는 왜 듣지 못했을까? 어제라도 생각이 나서 바로 먹었더라면 좋았을껄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유를 설거지 하는 배수구에 쏟아 부었다. 이 모습을 목격한 엄마한테 등짝을 따갑게 맞았다. 먹을수 있는 우유를 아깝게 버린다는 이유로 맞은 등짝은 너무 아팠다. 유통기한 날짜가 지났으니 버리는건 당연했는데 내가 잘못한게 도대체 무엇일까? 

먹고 나서 배라고 아프면 책임은 엄마의 몫인가? 하긴 냄새를 맡아 봤을때 별 다른 냄새는 나지 않았다. 엄마 말씀은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해서 못먹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다. 길게는 일주일 지난 날짜까지 먹을수 있는데 아깝게 버렸다며 혼내셨다. 

그렇게 아까우시다면 엄마가 좀 드시지 그랬어요. 엄마는 내가 아주 어린 시절때 살던 곳 이야기를 해주셨다. 1층에 우유를 유통하는 판매처가 있었는데 하루에도 수십수백개의 유통기한 지난 유제품들이 넘쳐 나서 지나가면서 하루 이틀 지난 우유들은 마음껏 공짜로 먹으라고 해서, 그것을 공짜로 얻어다가 가족들이 질리도록 먹었다고 하셨다. 

그럼 나도 유통기한 하루이틀 지난것들을 질리도록 먹은 사람중에 한명인 것이다. 기억은 전혀 안나지만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잘 살고 있으면 유통기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건 냉장보관 해두고 먹어도 무관한 것이 틀림없다고 본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유통기한이 민감한 식품들중에 특히 우유나 빵은 유통기한 날짜만 지나면 모두 폐기처분 시키거나 못먹을 음식 쳐다보듯이 먹지 않는다. 

편의점같이 유통기한을 철저히 검수 확인 하는 곳에서는 유통기한이 10분만 지나도 폐기 처분 되어서 판매하지 못하는데 물건을 사는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기에 이런 칼같은 유통기한 지키기 체계는 칭찬을 해줄만 하다. 

그런데 유통기한은 시중에 상품이 유통될 수 있는 기간 일뿐, 날짜가 조금 지났다고 해서 상한 것은 아니니까 집에 사놓고 안먹었던 식품들중에 날짜를 다시 한번 살펴 보고 이삼일이 지났더라도 안심하고 먹어도 되니 아깝게 나처럼 버리는 행위는 자제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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