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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해진 공연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인기 절정
“연극, 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선택하기 힘들어요!”
2013-05-27 03:10:02최종 업데이트 : 2013-05-27 03:10:0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아이, 어떡하지요. 아직 수원화성도 돌아보지 못했는데....연극 팸플릿을 보니 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네요."

서울에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보러 찾아온 20대 연인들은 광장 한가운데서 무엇부터 봐야할지 모르겠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국내외 연극들과 조우하면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며 환호하는 눈치였다. 수원시민으로서 그들을 위해 기꺼이 나의 자리를 양보했다. 그리고 연극제 참여를 은근 독려하면서 헤어졌다.

"행궁도 천천히 둘러보시고 광장 주변도 돌아보세요. 보물섬처럼 다양한 프로젝트가 곳곳에 숨겨져 있거든요. 그리고 수준 높은 국내 작품과 독일, 이탈리아 등 국외 작품들도 펼쳐지니 혹시라도 시간이 되신다면 저녁 8시 호주 극단 스토커의 작품 '인코디드'도 보시고 가세요. 아마도 후회 없는 작품으로 남으실 겁니다." 

연극제 3일째로 절정을 향해가던 26일 일요일 오후, 행궁광장 일원은 가족단위의 수많은 사람들로 엄청 붐볐다. 즐거운 체험의 장으로 입소문을 탄 '시민프린지' 야외카페를 비롯해 인근 벼룩시장과 마당극이 열린 천막극장 등 광장 일원은 '축제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증명이라도 하듯 늦은 저녁까지 오감이 즐거운 축제의 장을 이어갔다.

무대1- 동화의 성(城)

아트디렉터들에 의해 거대한 휴게공간으로 자리한 광장의 경계선과 또 하나의 놀이터로서 연극과 체험공간으로 차려진 시민프린지 야외카페.
두 공간은 5월 푸르른 창공만큼이나 아이들과 어른들을 동시에 달뜨게 하는 그야말로 마법사의 지팡이에 의해 세워진 동화의 성(城)같은 곳이었다.

다양해진 공연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인기 절정 _1
놀이동산에 놀러 간 것처럼 광장 곳곳이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쓰레기로 버려지고 폐기될 폐품들이 오브제로 재탄생되어 멋진 쉼터 공간으로 변신하면서 시민프린지 카페엔 종일 활기로 넘쳐흘렀다. 재기발랄한 연극은 어른들의 쉼터로서 충분했고, 스테츄 마임과 외발자전거 배우기, 폐차에 그림그리기(그래피티 퍼포먼스) 등 체험거리는 아이들만을 위한 꿈의 동산으로서 역할을 다했다.

영동 아트포라 작가들과 함께 전문예술가들의 손길로 꾸며진 광장의 경계선은 또 다른 쉼터로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피아노와 형형색색 장난스런 걸상과 의자, 노천 천막, 그네 등 설치미술 작품들은 보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관객이 직접 느껴볼 수도 있다는 것으로서 인식의 전환을 심어주었다. 아이들은 타보고 눌러보며 연신 즐거운 비명을 내질렀다.

무대2- 환상의 성(城)

저녁 8시 메인부대에 올려 진 호주 작품 '인코디드'. 극단 스토커 4명의 배우들 호연으로 인해 50분 내내 관객들은 숨도 못 쉬고 가슴을 조여야 했다. SF영화처럼 미래를 그리는 신체극인줄 알았다가 순간 외줄을 타며 하늘을 자유자재로 비행하는 무용수를 지켜보면서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 일까'를 생각해 볼 정도로 그들의 놀라운 퍼포먼스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양해진 공연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인기 절정 _2
50분 공연내내 판타스틱한 무대를 장식한 '인코디드' 신체극

무대의 백그라운드는 강렬한 빛에 의해 환상적인 무대가 되고, 배우들은 그것과 혼연일체되어 에너지를 뿜어냈다. 디지털 기술이 아름다운 인간 신체와 만나면서 극한의 미를 선사해 주었다. 극이 끝나는 순간까지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들을 향한 경외심의 박수갈채를 보내 주었다. 판타스틱한 공연으로서 정말 괜찮은 작품이었다.

무대3- 자연의 성(城)

프린지 페스티벌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시민공연단.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민희곡낭독'공연으로 찾아왔다. 25일 별주부전에 이어 일요일 7시 오영진의 희곡을 각색한 '시집가는 날'이 행궁길 노천무대에 올려졌다.

"한 달 반전에 만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후, 딱 한 달 간 피나는 노력 끝에 오늘 이렇게 인사를 드립니다. 난생처음 무대에 선 분들이니 행여나 실수가 있더라도 너그러이 예쁘게 봐 주시기 바랍니다."

연출가 장용휘 교수의 인사말처럼 그들은 프로가 아니다. 그야말로 열정하나만으로 뭉친 순수한 아마추어들의 낭독시간이다. 그러니 보는 사람들도 편안히 자연스럽게 느껴주어야 하는 법이다. 자연의 성으로 정한 이유처럼 순수한 낭독의 시간을 보냈다. 월요일은 심청전으로, 화요일은 춘향전으로 자연의 성은 완성된다.

다양해진 공연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인기 절정 _3
시민희곡낭독공연 '시집가는 날'을 마친 시민배우들

무대4- 펀펀 성(城)

"정조대왕이 수원화성을 축성하지 않았으면 수원은 지금 어떠했을까. 참 다행이지 않아?"
"수원화성이 없었으면 나도 지금 이곳에 없었을 거야."

광장에서 만난 청년들의 대화다. 이들의 수원사랑 참 지독하다. 이처럼 말하는 본새를 보니 아닌 게 아니라 화성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품격 있는 연극제로 이어갈 수 있었을까. 수원화성 그자체가 연극의 주무대가 되고 있으니 말이다. 생각만 해도 제 맛이 안 난다.

다양해진 공연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인기 절정 _4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 미2사단 군악대 쇼밴드와 마당극 껄껄선생 백일몽

수원화성의 중심 광장에서, 난장공연처럼 정겨운 마당극 껄껄선생 백일몽과 미2사단 군악대 쇼밴드가 오후의 열기를 더 부추겼다. 마당극은 본디 연극제와 맥을 같이 한다지만 군악대 공연은 다소 이미지가 맞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뜻밖의 사건이 더 재미있듯 자유분방한 그들의 매너에 관객들은 부지런히 몸을 흔들고 소리 지르며 환호했다. 펀(fun)펀 성에 모여 있던 관객들은 앙코르까지 청하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축제는 어우러져야 더 신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일요일 행궁광장에서 보낸 하루는 정말 놀라웠다. 공연 작품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무대를 한 곳으로 집중시킴으로서 관객의 이탈을 줄여 축제의 흥을 더했다. 광장의 묘미를 제대로 살린 덕분이다.

축제는 이틀 더 남았다. 아직 연극제의 맛을 보지 못하셨다면 행궁광장으로 나서자. 월요일 8시 한차례 더 공연을 하는 '인코디드'는 절대로 놓치지 마시라. 미션인파셔블 영화보다도 더 흥미로우니. 또한 외국작 '레오(월·화 19:00-천막극장)'와 시민희곡낭독공연도 만나보자. 서울까지 가지 않고 우리지역에서 만나는 기쁨은 실로 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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