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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이 태어난 창경궁에 가다
비 속에서 이루어진 충동적인 고궁 여행
2012-07-19 16:04:29최종 업데이트 : 2012-07-19 16:04:2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유미
시민기자의 아버지께서는 예전에 서울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으신 적이 있다.
그 일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하루에 두 갑씩 피우시던 담배도 그날로 끊어버리시고, 술도 멀리하셨다가 최근에야 특별한 날에만 한 두잔씩 입에 대곤 하신다. 

요즘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신사의 품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제는 꽃중년이 대세인 시대인지라 유행에 민감하신 우리 아버지께서는 벌써 3년째 헬스클럽을 다니시면 멋진 몸을 가꾸시는데, 물론 시작은 수술 후 건강회복이었다. 
시작이야 어찌 됐던 아버지는 지금 전보다 훨씬 건강해지셨고, 요즘도 열심히 운동을 하시며 서울대학병원에 정기검진을 받으러 다니신다. 저번 주에는 항상 동행하시던 엄마가 일이 생겨 모처럼 방학때를 맞이해 집에 와있는 동생과 내가 아버지의 병원길에 동행하게 되었다. 

진찰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길,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창경궁 앞을 지나가게 되었을때, 동생이 비오는 고궁이 참으로 멋스럽다는 말을 건냈고 그 말을 시발점으로 우리는 고궁행진에 나서게 되었다. 
비가 오다보니 어딘가 초라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던 나의 예상을 뒤엎기라도 한 듯 우리의 고궁들은 비 따위로는 결코 숨길 수 없는 위대함을 내게 보여주었다. 우리는 처음 창경궁을 시작으로 나중에는 창덕궁까지 관람하게 되었다.

 
정조대왕이 태어난 창경궁에 가다_1
비로는 가려질 수 없는 우리의 고궁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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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이 태어난 창경궁에 가다_2
창경궁에 있던 굴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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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이 태어난 창경궁에 가다_3
궁 곳곳에 배치되어 있던 드므

처음 창경궁에는 조선시대 왕들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정조가 태어난 곳이나 혜경궁 홍씨가 세상을 떠난 곳인 경춘전, 순조의 돌잔치가 이루어졌던 집복전 등을 보기 시작하였는데 건축과에 재학중인 동생이 전 학기 교양시간에 고궁건축에 대해 배웠었다며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고궁에도 굴뚝이 있으나 서양식 굴뚝이 아닌 형식이라며 직접 굴뚝을 찾아 보여주었고, 지붕 양식에 대한 설명을 해주면서 용마루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여름에는 바람이 잘 통하게 문을 들어 천장에 고정시킬 수 있었다며 열과 성을 다해 설명해주던 동생 덕분에 더욱 흥미지게 관람을 할 수 있었다. 창경궁에는 창덕궁으로 이어지는 매표소가 있었는데, 비가 계속 내림에도 우리의 고궁 행진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고, 우리는 다음 관람소인 창덕궁에 이르게 되었다. 

동궐이라고도 불린다는 창덕궁은 정문에서부터 느껴지는 웅장함이 창경궁과는 다소 비교가 되기도 하였다. 희정당이나 대조전은 앞선 창경궁에 비해 훨씬 화려한 자태로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래서인지 비가 많이 내리던 날씨에도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거렸고, 군데군데 외국어로 고궁에 대해 설명하는 가이드 분들의 모습까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우리 일행들 또한 설명서 한장을 들고 고궁 이곳저곳을 누비며 2시간이 넘게 고궁 행진을 하던 중 후원을 보기 위해 향했던 발걸음에서 제동이 걸렸다.  
창덕궁 후원은 따로 표를 끊어 관람을 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모두 아름다운 후원을 관람하고 싶었으나 후원만은 비가 오는 날보다는 맑은 하늘아래서 관람하고 싶은 마음과, 이미 습도가 넘치는 여름 비 속에서 2시간이 넘게 관람을 해왔던 지라 후원은 이번 행진에 함께 하시지 못한 어머니와 함께 하기로 결정하고 발길을 돌렸다. 

창덕궁을 나오니 바로 앞에 북촌 한옥마을이 보였다. 
사실, 창경궁과 창덕궁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껴졌던 점은 우리의 문화재임에도 과연 외국인이 질문을 한다면 나는 대답해 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머리로는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재라고 주장하지만 실상 이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 그 아름다움과 가치가 보일리 만무하였던 것을 반성했다.
우리는 다음 번 아버지의 병원일에 맞춰 북촌 한옥마을과 인사동, 경복궁까지 함께 관람하자는 계획을 세우고, 그때는 미리 공부를 하여 더욱 보람찬 고궁행진을 다짐하며 수원으로 돌아오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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