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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에서 번역가로..모한 까르기 이야기
새로운 나라 네팔, 내가 만난 네팔 사람들 10
2012-07-20 13:54:55최종 업데이트 : 2012-07-20 13:54:5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내가 처음 그를 만난 것은 지난 2007년 수원에서다. 당시 수원역 건너편에서 네팔인을 상대로 식료품을 팔던 꺼허르만 라이(현재 수원역앞 카삼 레스토랑 사장)를 통해서다. 수원과 인연이 시작되고 수원에 살기 시작한 그때 한 네팔인 시인 크리쉬나 쁘라싸이(54세)도 그곳에서 만났다. 

나는 시인인 크리쉬나 쁘라싸이가 자신이 한국말 잘하는 네팔사람을 소개하겠다고 해서 만났다. 그가 모한 까르기다. 당시만 해도 한국말 잘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미 한국말 잘하는 네팔인들 여럿을 알고 있어서 특별히 깊은 관심을 갖고 만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그때부터 이미 한국의 문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나는 처음 그를 만났을 때만해도 지금의 인연으로 이어지리라는 생각은 못했다. 

이주노동자에서 번역가로..모한 까르기 이야기_1
출판기념회가 시작되기 전 네팔어 번역을 맡아준 모한 까르기와 함께

이주노동자에서 번역가로..모한 까르기 이야기_2
네팔을 찾았던 시인 김창규(목사)님과 네팔의 한 시인집을 찾았다. 김창규 시인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모한 까르기

그는 간간히 한국의 몇몇 시인과 동화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하였거나 번역을 시도해왔던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그를 깊이 신뢰하지 못했다. 그에 대한 신뢰가 어려운 이유는 정확히 말하자면 문학작품을 번역하는 일이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정규로 한국어를 배운 사람도 아니고 더구나 한국문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몇 차례의 만남과 그의 성실한 태도는 또 다른 신뢰감을 갖게 했다.

세세한 부분에 대한 질문과 응답을 주고 받으며 나는 그를 신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나의 동화작품 '무나마단의 하늘'을 출판하기 전까지 4년 정도의 공백이 있었다. 
내가 네팔에서 다시 그를 만난 것은 시인 크리쉬나 쁘라싸이의 재회를 도와서다. 그 후로 모한 까르기의 제안을 받고 한국동화작품을 네팔에 보급하는 문제를 협의했다. 
한 동화작가에게서 자신의 작품을 네팔어로 번역소개하는 일에 긍정적인 답을 얻었다. 그러나 저작권을 가진 출판사에서 동의를 얻지 못해 출판시도가 무산됐다.

네팔에 한국문화센타를 열고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일에 나서고자 하는 내게 주요한 업무가 생긴 것이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얼마 안 되어서 다시 동화작품을 써서 여럿이 함께 작품집을 내기로 했다는 모헌 까르기가 내게도 작품을 써달라는 원고청탁을 해왔다. 
그런 계기로 작품을 썼고 번역을 하던 모헌 까르기는 작품의 내용도 좋고 하니 독자적으로 출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네팔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는 일에 도움이 될까 해서 시작한 일에 곧이어 출판사를 소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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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네팔 최고여성화가상을 받은 네팔한국문화센타 부대표 천드라 쉬레스타를 축하하기 위해 함께 한 모한까르기(오른쪽 웃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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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한국문화센타 개소식에서 함께 한 기념촬영 사진 왼쪽 뒷줄 두번째 모한까르기

옥스퍼드 국제출판사 사장인 돌린드라(Dolindra)는 흔쾌히 5만 루피에 계약하자고 했다. 매우 큰돈은 아니지만, 네팔에서 작은 돈도 아니다. 출판사 사장의 판단에 매우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돈보다 먼저 작품에 대한 판단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꿈을 키우는 일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얼마 전 출판한'무나마단의 하늘'은 따지고 보면 네팔출신 한국인 이주노동자 모한 까르기의 관심에 의해 탄생한 것이다. 

이어서 나는 다른 동화를 연이어 썼다. 이미 두 권의 네팔어 번역작업이 끝나고 영어 번역작업에 들어갔다. 한 사람의 한국이주노동자 모한 까르기의 한국문화와 문학에 대한 관심으로 나는 이제 네팔에서 동화작가의 길을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인연은 수원에서 시작되었다.

모한까르기, 네팔인 이주노동자, 한국어 번역가, 김형효, 무나마단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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