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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푸어, 베이비 푸어
2012-07-20 16:08:41최종 업데이트 : 2012-07-20 16:08:41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희
결혼을 안한 남녀들에게 부모와 주변 지인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은 "빨리 결혼해야 돈을 모을수 있다"는 말이다. 이 말의 속뜻은 결혼 전에는 돈을 헤프게 쓰는 경향이 있지만 일단 딸린 자식이 생기면 그런 생활태도가 바뀐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말이 이제는 무용지물이 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긴다. 그 이유는 요즘같은 경제사정으로 볼때 소위 이처럼 아기를 낳아 '베이비푸어'를 겪는 젊은 부부들이 이미 그전에는 '허니문 푸어'를 바탕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억대가 훌쩍 넘는 전세값과 몇천만원씩 하는 예단이니 혼수니 하는 것에 죄다 돈을 쏟아 붓거나 대출을 받고 나면 젊은 부부는 이미 결혼과 함께 속절없이 허니문 푸어로 전락하게 된다.

마치 빚이 빚을 부르는 구조인데, 한번 빠진 거액의 대출 덫에서 젊은 부부들은 쉽게 헤어날 수 없다. 젊은 부부가 힘을 모아 빚을 갚겠다며 맞벌이를 하며 신혼 생활을 시작하지만, 밑 빠진 독처럼 푼돈과 목돈이 드는 결혼생활은 첫 단추부터 녹록치 않은게 현실이다. 

이런 난관속에 그래도 아기는 낳아야겠기에 어렵사리 늦게나마 아기를 낳았다 치자.
하지만 맞벌이 부부들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가 바로 육아이다. 시민기자도 아이를 낳고, 기르며 정신없이 들어 가는 사교육비 등을 감당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맞벌이를 한다. 

허니문 푸어, 베이비 푸어_1
허니문 푸어, 베이비 푸어_1

지금은 아이들이 웬만큼 커서 제 앞가림을 하지만, 그러나 아이들이 어린 아기시절에 엄마와 떨어져 외부인에게 맡겨진 아이가 입는 정신적 부족함과 애정 결핍 등의 문제 또한 걱정이 컸다.
아이가 혹시나 자폐증이나 기타 정신적으로 잘못될까봐 당장 직장을 그만두고 싶지만 엄청 많이 드는 육아비용과 주택 자금과 이자를 갚으려면 어쩔 수 없이 계속 다녀야 했다. 

그렇게 견뎌내고 중년이 되어 아이들은 지금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우리가 IMF를 거치면서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각박해져 지금 젊은층들은 아기를 키우는데 따른 어려움 때문에 요즘 매스콤에 흔하게 오르내리는 말, 즉 출산으로 가난해지는 '베이비푸어'에 시달린다. 이것 역시 시기만 달랐지 우리네가 아기를 키울/때나 지금이나 어려운건 매 한가지다. 

그리고 꼭 '베이비푸어' 그게 아니더라도 아기 육아 때문에 어렵게 얻은 직장을 쉽사리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는건 모든 직장맘들이 다 똑같이 생각하는 일일 것이다.
아기를 낳음으로 인해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겹치면서 궁극적으로는 부부와 가정생활 전체에 빈곤을 초래하는 일이 너와 나의 일이고 우리 대부분 서민층의 일이고, 이미 사회적인 문제가 되버렸다. 그 결과는 저출산으로 증명이 되고 있고.

임신과 출산에 드는 비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전세 값 폭등과 물가고로 가뜩이나 어려운 젊은 부부에게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곧 큰 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아기를 낳은 여동생 부부와 함께 아기용품을 사러 함께 시장에 나갔다가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아기신발 한켤레가 3~4만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손바닥 만한 옷 한 벌도 10만 원 정도 하는 것은 부지기수였다.

작은 아기용품이 이렇게 비싸구나 하는 생각에 더 놀란 건 아기 이불인데 수십만 원 짜리가 있었다. 집안 살림살이에 대해 잘 모르는 제부가 남편에게 "야, 정말 돈이 많아야 되겠다. 돈 많이 벌어야 되겠다"고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잘 사는 사람들은 이런 고가 제품도 별다른 부담 없이 사들여 간다고 하니 거기서 느껴지는 서민층 젊은 부부의 박탈감은 더욱 심해진다. 우리는 입맛만 다시며 돌아서는 한켠에서 돈 많아 보이는 부부가 이것 싸주세요, 저거 포장해 주세요 하는걸 보면서 어릴때부터 이런 차등을 받으며 아기를 키운다는게 참으로 속상했다.

아이만은 잘 키우고 싶은 우리같은 서민 부부는 고가의 제품을 사도 걱정이고, 혹은 사지 못해도 가슴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진다. 그러니 수입용 육아용품은 그 가격대가 얼마나 할까. 
이뿐 아니다. 아이를 갓 출산한 젊은 부부에게 날아드는 반강제적인 고지서는 수두룩하다.
고가의 분유와 기저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20만 원 가까이하는 신생아 예방 접종비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정말 이런 판국에 결혼 하고 아이를 낳아서 기르라고 말만 하는 정부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출산을 장려하는건지 궁금하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 때문에 출산률이 더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국가 사회 전체적으로 깊이 있는 고민과 대책을 세워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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