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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딩맘 여러분, 아이들에게 꼭 한마디 하세요
"사랑해!"라고
2012-07-20 17:07:54최종 업데이트 : 2012-07-20 17:07:5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직딩'...이거 참, 결혼 전 처녀때는 고딩 중딩에 대딩이라는 말 정도 들어보았는데 직장 다니면서 아이 키우다 보니 나는 창졸간에 직딩이 되었다. 그것도 애 키우는 직딩맘으로.
직딩맘들 누구나 다 똑같이 갖는 애환, 고달프고 힘들고 바쁜 와중에 아이와 남편과 가정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싶어 정신없이 일한는 모든 직딩맘들, 오늘도 회사일 그르치지 않고 '아줌마가 왜 나와서...'라는 보이지 않는 편견과 핀잔 듣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들 한다. 

직장 다니면서 아이 키우면서 참 많이 힘들었는데, 요즘 함께 일하는 우리 후배 주부 여직원을 보면서 옛날의 내가 생각나 안쓰럽기도 하고 잘해주고 싶기도 하고 괜히 뭔가 도와주고 싶다.
일을 잘하면 친동생처럼 예쁘기도 하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같이 해결하고, 잘못한 일 있으면 대신 깨져(?) 주기도 하는 후배 여직원 홍대리.

직딩맘 여러분, 아이들에게 꼭 한마디 하세요_1
직딩맘 여러분, 아이들에게 꼭 한마디 하세요_1

우리 자재팀의 홍대리 역시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는데 여기저기의 도움의 손을 받으며 자라게 하고 있다. 이를테면 방목 생활이라고나 할까. 할머니, 이모가 봐 주다가 갑자기 사정이 생기면 아이를 봐 주는 아주머니를 구해서 맡기기도 하는 식의. 

아이를 맡기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들은 아마도 이 고충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이 속상하고, 엄마 없이 자라는 아이를 보면 항상 미안하고 혹 아이가 유치원에서 하는 행사가 있는 경우라면 꼭 참석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해보지만 일 때문에 못가는 경우가 더 많고 정말 속상할 때가 많다.

그런일로 안절부절 하고 안타까와 하는 홍대리를 보면 역시 나의 옛 시절이 떠올라 미안하기만 하다. 내가 사장이 아니니 원...
홍대리도 한번은 내게 이럴 때마다 직장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아이에게 전념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털어 놓은적 있다. 가까이 친정 엄마가 있어서 아이를 맡아 주는 동료가 부러울 뿐이라며.

그런 상황에서도 홍대리가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잘 자라주는 씩씩한 아이 덕분이라 했다. 그래서 항상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 준단다.
"엄마가 가까이 없어서 미안해. 하지만 항상 너와 함께 있어! 네 옆에서 널 지켜주고 있으니까 어디 가서든 기 죽지 말고 씩씩하게 잘 지내야 돼. 알고 있지?"라고.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지방 출장을 갔다 일정이 빨리 끝나서 아이가 다니는 태권도장에 처음으로 찾아 갈 수 있었다. 그날은 어린이 태권도 승단 시험을 앞두고 학부모들이 모인 가운데 시범 행사를 치르던 날. 
아이들을 기다리는 엄마들이 북적북적 거리는 복도에서 함께 서 있는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그동안 낮시간에 한번도 가본적 없는 아이의 태권도장에 갔으니 얼마나 기뻤을까.

홍대리가 다른 부모들 틈에 끼어 아이를 보니 해맑게, 뭐가 그리 좋은지 친구들과 웃으면서 열심히 발차기도 하고 격파도 하더란다.
그걸 보는 순간, 비록 엄마는 가까이 없지만 늘 자기 자리에서 항상 열심히 하며 구김없이  자라주는 아이를 먼 발치에서 보는 순간 너무 고맙고 예뻐서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라고.

바로 그때 "어머나 민혁이 엄마죠? 저는 민혁이랑 같은 반인 현석이 엄마예요." 라고 인사하며 인상 좋은 한 엄마가 다가 왔다고 한다. 
같은 유치원 아이의 엄마로 평소에도 많이 챙겨주고 신세를 지고 있던 터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 엄마의 말인즉 민혁이가 늘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민혁일 잘 챙겨 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 번 했는데 그 엄마는 민혁이가 항상 혼자 있으면서도 의젓하게 잘 하고 있어서 대견하다며 자기가 뭘 챙겨주고 싶어도 손하나 댈 곳 없는 아이라며 칭찬 또 칭찬을 하더라고.

우리 홍대리는 아이도 잘 자라고 있지만 이웃도 잘 만났다.
태권도 시범이 끝나고 모처럼 아이의 손을 잡고 걸으면서 혼자 괜히 웃음이 나와 싱글벙글 했다나. 그러면서도 엄마 없어도 잘 해주는 아이가 대견해서 눈물이 또 나오려고 해서 속으로 울다가 웃다가...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직딩맘'들, 우리는 항상 여러분들을 응원한다. 잘 자라 주는 아이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니까. 오늘 집에 돌가가시면 아이들에 귀에 대고 이렇게 말해주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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