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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부모 말고 상담형 부모가 되어요
2012-07-19 07:54:29최종 업데이트 : 2012-07-19 07:54:29 작성자 : 시민기자   좌혜경
여름방학 한달동안만이라도 아이들 학원을 끊고 집에서 책도 좀 읽히고 시골에 가서 할머니댁에도 좀 있다 오게 하려고 학원에 잠깐 들렀다. 학원비를 7월말부터 8월 방학 끝날때까지의 기간을 빼고 정산하기 위해서.
학원 카운터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엄마와 중학교 3학년쯤 되는 아이가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수학 학원에 여름 보충수업을 추가하자고 하고 아이는 그럼 학원수업이 너문 많아서 지겹다며 제발 그건 못하겠다고 통 사정하고 있었다.

"네가 뭘 아니? 엄마가 시키는대로만 하면 돼"
"엄마. 그런데 이거 엄마가 공부하는거 아니잖아. 너무 많단 말야"
"얘좀 봐. 엄마가 어련히 잘 알아서 할까봐. 그냥 엄마가 하라는대로 하라니까"
"에이 싫단 말야."
"정말 말 안듣네. 이거 해야 가을에 경시대회 나갈거 아냐."

두 모자가 한동안 입씨름을 하다가 결국 엄마는 아이더러 "너, 집에 가있어!"라며 날카롭게 소리쳤고 아이는 풀이 죽어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결국 아이 엄마는 그 아이의 방학기간내 수학학원 보충수업 특별반 과정까지 등록하고 돌아갔다.

집에 돌아오면서 과연 아이의 공부를 엄마가 대신하는것도 아닌데, 엄마가 전부다 이래라 저래라 할수 있는건지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물론 공부를 잘 하게 하려는 엄마의 마음을 모르는바는 아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 마음대로 죄지우지 할려는 생각.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결국 엄마의 통제아래 놓아게 되고 모든걸 엄마의 품속에서 해결하고 의지하게 만들지나 않을까.

한석봉은 어려서부터 붓글씨를 익혔는데, 가난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붓과 종이를 살 수 없어 항아리 위에 물을 찍어 글씨 연습을 할 정도였다.
그런데도 우리네 서예사에서 추사와 쌍벽을 이루게 된 것은 그의 어머니의 엄한 교육 덕이다. 떡장수 일로 뒷바라지하던 어머니가 공부를 완성했다고 돌아온 아들에게 어둠 속에서 떡썰기와 글씨쓰기로 일합(?)을 겨뤄 불합격시킨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다 아는 일이다.

헬리콥터 부모 말고 상담형 부모가 되어요_1
헬리콥터 부모 말고 상담형 부모가 되어요_1

신사임당의 엄한 교육에 율곡 이이같은 대학자가 태어났고, 정약용도 비록 유배의 몸이긴 했으나 편지로 엄격한 교육을 시켰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편지에서 '닭을 키우더라도 선비정신을 잃지 마라'고 했다는데 이런 근본의 가르침은 자식이 제 구실을 하며 스스로 설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요즘 '헬리콥터 부모'라는 말이 있다.
헬리콥터 부모란 자녀의 주변을 빙빙 돌면서 과잉보호하는 부모를 뜻한다. 자녀 일에 일일이 참견하고 학교나 교사에게 간섭하며 자녀에 대한 것을 스스로 하거나 의견을 듣지 않고 무작정 자기가 알아서 다 결정하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결국 자녀를 마마보이로 만들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우리나라에 헬리콥터 부모가 늘고 있는건 아닌지. 초등학생일 땐 공부와 친구를 챙겨주고 중고등학생일 땐 입시를 챙기고, 대학졸업 후는 취업까지 챙긴다. 
그런 헬리콥터 부모는 군에 입대한 아들의 전화를 매일 받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고 대학생 자녀의 학점이 잘못되었다며 교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따진다고 한다. 

학교 주변을 맴돌다가 아이에게 불리한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나타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자칫 자녀들이 '교사존경'이라는거을 잊게 된다. 요즘 걸핏하면 학생들의 주먹질에 교사들이 맞는 일이 생기는데 이런 충격적인 일도 알고보면 헬리콥터 부모들의 영향도 적지 않을걸로 본다. 

아이를 키우는 우리 부모님들이 한번 되돌아 보자. 부모의 지나친 간섭으로 인해 아이들이 공동체 생활에 꼭 필요한 타인에 대한 배려, 존중, 예의를 모르고 자라고 있는건 아닌지. 
또한 어떤 상황에 부딪쳤을때 무엇이 중요한지 일일이 가르치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 가정에서 자녀를 과잉 보호하면 부모들이 해결했기 때문이고, 부모가 나서주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뭘 몰라 아이들은 자기 판단만 믿고 자기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상담형 부모라는 마리 있다. 헬리콥터 부모와는 반대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듯 하다. 아이들 스스로 결정하도록 자립심을 주되, 어른으로써 조언하는 부모가 상담형 부모이다. 우리 부모님들이 그런 부모가 되는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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