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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교육과 요즘 청소년들
2012-07-19 08:32:47최종 업데이트 : 2012-07-19 08:32:47 작성자 : 시민기자   박나영
산과 들 지천에서 자란 자연산 나물과 채소를 얹어 고춧가루 뿌리고 된장에 무쳐 대충대충 버무려 내어도 감칠맛 나는 맛을 내었던 엄마의 밥상에 대한 향수를 기억하시는지.
특히 한여름 된장을 척척 발라 먹던 상추쌈과 호박잎쌈의 밥상. 흐르는 물에 쑥갓과 상추를 잘 씻어내고 줄기를 벗겨낸 연한 호박잎을 쪄냈다. 고추장과 된장으로 쌈장을 만들고 된장에 풋고추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다져 넣고 국물이 자작할 때까지 졸인 강된장에 싸 먹는 그것은 천상의 맛이었다.

쑥갓을 곁들인 상추에 밥을 올리고 쌈장을 얹어 볼이 터질 듯 한입 가득 물면 금새 입맛이 살아난다. 
인스턴트 음식은 입에 댄 적 없이 자연에서 나는 음식만으로 엄마의 밥상을 받아본 나는 지금도 여전히 그 식탁의 소중함을 절절하게 느낀다. 

소소하게 여겼던 엄마의 밥상이야말로 나이 들어 생각해 보니 일상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며 행복의 원천이었고, 언제나 당신의 밥상머리에서 쌈을 싸 먹으며 두런두런 아무 얘기나 나눌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이 너무나 행복했다는걸 두고두고 잊을수 없다.
집안과 앞뒤 뜰을 종일 분주히 오가셨던 어머니의 바쁜 발걸음과 알뜰하고 깊은 사랑으로 차려주신 당신의 웰빙 밥상.

느닷없이 친정엄마의 밥상 이야기를 하는 뜻은 요즘 우리 학생 아이들의 밥 먹는 자새와 모양새를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학교에서 점심시간은 우리 학생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 중에 하나일 것이다. 수업시간에 서로 하지 못했던 말들을 주고받으며 웃음꽃이 활짝 피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학교에서 가끔 급식을 도와주면서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맛있는 반찬이 나오는 날, 일부 학생들은 질서를 무시한 채 길게 늘어선 줄 맨 앞으로 새치기를 한다. 물론 급식 담당 선생님이 질서지도를 하기는 하지만 모든 학생을 일일이 다 통제할 수는 없다.

또 점심식사를 마친 뒤 식판을 그대로 탁자에 놔두고 가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 귀찮다는 이유로 식판을 놓고 가면 결국 그 몫은 고스란히 다른 사람들이 떠맡아야 한다. 배우는 학생으로서 너무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수 없다.
영양을 고려해 식단을 조절하다 보니 반찬이 매일 본인의 입맛에 맞는 것만 나올 수는 없다. 그런데 반찬이 맛없다는 이유로 바닥에 반찬을 버리거나 자기가 사용하던 식기를 구부러뜨려 놓은 학생들도 있다.

내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과 급식을 담당하는 영양사 선생님, 아줌마들 골탕 먹으라는 나쁜 심보 때문일 것이다. 과연 나중에 어떤 사회인으로 성장할지 의문이 든다.
이런 원인은 아이들이 밥 대신 패스트푸드만 찾아서일수도 있다. 엄마들은 "워낙 먹지 않으니, 좋아하는 패스트푸드라도 사줘야 하지 않느냐", "밥상을 차려도 아이들이 먹지 않아 결국 음식 쓰레기가 된다"고 말하며 패스트푸드에 의존하게 된다.

이미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전통적인 밥상, 그 밥상의 의미, 밥상머리 교육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다 보니 이런 행동들을 스스럼 없이 하는게 어닌가 싶다.
밥상머리 교육은 가족들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동안 이루어지는 교육을 말한다. 여기에서 음식의 소중함과 식사 예절을 터득하게 된다. 어릴적 몸에 배도록 배운 식사예절 역시 매사의 기본이고 스스로 정돈된 자세를 익히게 하는 원천이 되었다. 또한, 밥상은 어머니의 사랑을 가장 잘 전달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유대인의 경우도 식사 때마다 가족끼리 탈무드(유대인들의 생활규범서)를 함께 읽으며 이 시간을 교육의 장으로 잘 활용했다고 한다. 
엄마아빠들이 그저 밥상 차려주고 "밥 먹어라"만 할게 아니라 가족 여행 스케줄을 짜듯, 가족들이 집에서 함께 밥 먹는 날을 미리 잡아 보자. 그날 먹고 싶은 음식을 정하고, 장보기, 요리 등을 함께 해보자.

그렇게 가족 모두가 준비한 음식을 다같이 둘러 앉아서 먹으며 대화를 하다 보면 식사 문화, 식사 예절은 물론 거기서 출발하는 모든 인성교육도 자연히 이뤄질 것이다. 
학교 급식도 집안에서 이뤄진 밥상머리 교육이 제대로 아이들이라면 훨씬 더 예의바른 교육현장으로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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