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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나는 조원시장으로 간다
재래시장의 역습이 시작됐다
2012-07-18 09:33:24최종 업데이트 : 2012-07-18 09:33:24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일요일, 나는 조원시장으로 간다_1
일요일, 나는 조원시장으로 간다_1

여우비가 간헐적으로 내리던 제헌절 초저녁, 반바지에 배낭과 캡모자를 쓰고 조원시장에 도착했다. 
마을에서 가장 번화한 한가운데 자리한 조원시장, 입구부터 구성진 사람들의 목소리에 시장임을 대번 깨우치게 한다. 
요기저기 골목마다 각기 다른 차림새의 품목들 구경에 나섰다. 규모로만 따진다면 수원에서 으뜸으로 치는 팔달문 지동 일대 시장과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작지만 구색을 잘 맞춘 어엿한 마을의 시장이다. 

조원시장이 위치한 조원1동은 인구 3만3천으로 인근엔, 홈플러스를 끼고 있는 조원2동과 송죽동 그리고 영화동이 인접해있다. 
2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조원시장은 인근 파장시장과 함께 서민들의 친근한 만남의 장소이자 식자재를 제공하던 우리네 전통시장이다. 
그렇지만, 실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매우 협소하고 낙후된 시장에 불과했다. 게다가 SSM과 대형마트, 할인점이 주변에 들어서면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침체의 늪은 가중되고 말았다. 

그랬던 그곳에 수원시 정책브랜드 '마을르네상스-수원형마을만들기'가 시행되면서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에 상인회를 주축으로 자구책이 시작됐지만, 관의 지원 아래 상인들과 주민들이 하나 되는 '대추동이 마을만들기 추진단(단장.김병곤)'이 결성되면서 위축된 상권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일요일, 나는 조원시장으로 간다_2
일요일, 나는 조원시장으로 간다_2

소외계층·홀몸노인에게 반찬나누기와 교육문화사업 등의 나눔 봉사가 이어지면서 변화의 물꼬가 터진 것. 서서히 마을의 분위기는 되살아나고 시장 또한 고객들이 즐겁게 쇼핑할 수 있도록 현대화에 주력해 나감으로서 사람들의 발길을 자연스레 끌어 모으고 있다. 

'1시장 1대학 자매결연'으로 인지도 한층 높아질 듯

조원시장은 지난 6일 경기대학교와 '1시장 1대학 자매결연'을 맺으며 기존 전통시장과는 차별화하는 전략에 나섰다. 오는 7월 22일부터 10월까지 지속적으로 시행 가능한 사업을 구체화함으로서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모색이 시작됐다. 지리적 특색에 따른 조원시장만의 특화시장 구축에 나선 것이다. 
주요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Season 1. 조원시장 큰 장날 행사(Sale-Day)- 7월 22일
Season 2. 조원시장 명소 만들기 아이디어 공모사업-8월~9월
Season 3. 아이디어 공모사업 당선작 시연& 무대 공연 이벤트-9월
Season 4. 경기대와 함께하는 조원시장 지속가능 사업
(중국어 어린이 교실, 공공미술 프로젝트, 조원시장응원단 창설- 8월~10월)

재래시장의 역습 '틈새전략'

구체화된 사업은 오는 22일 '조원시장 큰 장날(Sale-Day)-홈플러스가 잘 때 대추동이가 쏜다'로 시작된다.
 2012년 4월 시행된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 제도에 따른 전통시장의 '틈새전략'인 셈이다. 
수익증대·매출극대화를 위해 행사시 각 상점의 할인전(10%), 구매고객에게 구매금액에 해당하는 쿠폰 지급, 추가 할인 등 매주 2주와 4주 일요일은 조원시장만의 혜택으로 고객잡기에 나선다.

대추동이 작은 도서관, 그리고 상인교육장

전통시장은 속도경쟁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가열된 하루를 식혀주고, 사람과 사람의 손길을 통해 온정이 전해지는 곳이다. 
복작거리는 사람들 사이로 여유롭게 노니며 초면인 사람과도 대화가 통용되는 시장 특유의 매력 때문에 재래시장의 역사는 서민들 속으로 면면이 이어졌다. 조원시장은 여기에 하나 더, 큰 매력을 뽐낸다. '대추동이 작은 도서관'과 '조원동 상인교육장'이란 이름으로. 

일요일, 나는 조원시장으로 간다_3
대추동이 작은 도서관

조원시장에는 대략 100여 군데의 점포들이 들어서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시장상인들의 단합체 '조원시장 상인회'의 활동은 실로 대단하다. 
지난 2010년부터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방학기간동안 방학특강을 이어오더니 2011년 2월 '대추동이 문화 마을만들기 추진 위원회'가 결성되면서 그 영역은 확대된다. 
문화적 혜택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들이 그들의 공동체 '상인교육장'을 통해 이뤄졌다. 그곳은 마을의 중심으로서 나눔과 봉사의 장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뿐인가. 지난 5월 개관한 '대추동이 작은 도서관'은 주민들에게 더욱 각별하다. 
상인교육장 옆 상인회 회장이 쓰던 사무실과 빈 공간을 개조해 만든 문화시설이다. 1년 365일 열려있는 작은 도서관으로 누구나 이용가능하다. 
자기만의 독립된 공부방이 없는 소외계층 학생들이 아무 때나 찾아와 도서관도 이용하고 더불어 맞닿아 있는 상인교육장 안 공부방 이용도 가능하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공간인가.

조원시장을 둘러보면서 요즘 나의 화두인 '살기좋은 마을만들기'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해 봤다. 사람이 주인이 되는 마을로의 도입로, 너무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곳처럼 진정 사람이 중심이 되는, 조원시장만의 문화가 흐르고 세월이 흘러 전통으로 남을 때 후세의 사람들은 그것을 조원동의 역사로 기억하듯 도시재생도 중요하지만 전통시장 맥 잇기처럼 사람 냄새나는 사업도 염두해 둘 필요성을 느꼈다. 

대추동이 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 김병곤 회장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채소, 과일, 생닭 등 모든 제품을 여느 시장보다도 신선하고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겠습니다. 이에 앞서 상인들의 단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며 오는 22일 일요일 첫 행사의 기대치에 대한 각오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의 밝은 얼굴과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주변의 대형마트와 할인점과는 다른 차별화정책이 재래시장에 도입되는 만큼 전망은 밝아 보였다. 

일요일, 나는 조원시장으로 간다_4
대추동이 작은 도서관 앞에 선 김병곤 위원장

나눔과 베풂이 있는 조원시장, 그곳에서 시장을 봤다. 
시장입구 즉석빵가게에서 세 개에 1000원이라는 푯말에 이것저것 한 봉지 가득 샀지만 겨우 5000원이다. 바로 쑨 도토리묵과 고추와 주먹만큼 커다란 호박도 샀다. 
마트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돈이 절약됐다며 기분 좋게 집으로 향하려는데 '내일은 초복입니다'가 쓰여 있는 글이 보인다. 어찌나 정겹던지 결국 생닭 한 마리도 덥썩. 

소강상태에 있던 장맛비가 우물쭈물 내리던 화요일 불룩해진 배낭을 메고 집으로 향했다. 이번 주 일요일 시민기자는 또다시 조원시장으로 향한다. '조원시장 큰 장날 행사'장을 찾아 행복한 쇼핑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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