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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중학생들, 화성을 몰라도 너무 몰라!
2013-05-19 19:49:27최종 업데이트 : 2013-05-19 19:49:2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선생님 우리 학교 애들 화성안내 좀 해주시면 안되요?"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딸이 매현중학교 1학년인데 같은 반 아이들과 화성 안내를한 번 해 달라고 한다. 반 모임에 가서 화성안내를 해 줄 수 있는 선생님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엄마들이 만장일치로 ok를 했다고 한다. 동네 아이들에게 화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흔쾌히 무료봉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중학생들, 화성을 몰라도 너무 몰라! _1
수원 중학생들, 화성을 몰라도 너무 몰라! _1
 
일요일 아침, 화성행궁 매표소에 모인 17명의 중학교 1학년 남녀 아이들. 생각보다 인원이 많아서 잘 진행할 수 있을까 조금 걱정이 되었다. 
수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이 반 이상 되었지만 막상 화성을 제대로 걸어본 아이들이 없었다. 그래도 정조대왕과 사도세자,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어서 다행이다. 

"선생님, 우리 열차 안타요?"
조금 걷기 시작하자, 아이들이 산에 오르는 것이 힘든지 용 모양 열차를 타자고 난리다. 그래도 계속 서장대까지가 올라가는 길이 끝이라고 하면서 다독였다. 역시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해설을 하는 것은 무리였나보다. 제대로 듣는 아이들이 1/3 정도이고 나머지는 끼리끼리 장난치면서 집중하지 못한다. 
'얘들아, 잘 들어봐' '이리 와봐라' '선생님 말 안 들리니?' '너네들 잘 안 들으면 그만 한다!' 이렇게 어르고 달래서 화성을 걸었다. 

수원 중학생들, 화성을 몰라도 너무 몰라! _2
수원 중학생들, 화성을 몰라도 너무 몰라! _2

화성성역의궤에 대한 이야기, 사도세자의 묘소를 옮긴 이야기, 성과급제로 화성을 2년 반 정도만에 짓게 된 이야기 등을 들려주니 조금은 흥미로와한 것 같다. 
그래도 몇몇 아이들은 "선생님 여기 처음 와보는 길인데, 너무 멋있어요. 수원 시내가 다 내려다보이고 좋아요." 하면서 재미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아마도 수원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화성에 대한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중학생 정도면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는 일이 필요하다. 학교와 집, 학원만을 왔다갔다 할 것이 아니라 진짜 삶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그런데 중학생들과 화성을 걸으면서 느낀 것은 요즘 아이들의 관심사가 너무 얕고 좁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연예인 이야기나 하거나 학원, 시험 등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다. 안타깝다. 

수원 중학생들, 화성을 몰라도 너무 몰라! _3
매현중학교 아이들과 화성답사를 하다
 
팔달문에서 시작하여 서장대를 올라가 화서문과 장안문까지의 답사를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오늘 무엇이 가장 좋았느냐고 몇몇 아이들에게 물었다. 기대를 하고 질문을 했건만, '학원 안가고, 과외 빼먹어서 좋았어요.' '교회 안가고 여기 와서 좋아요.' '끝나고 남문가서 놀고 싶어요.' '친구들끼리만 와서 좋았어요.' 정도의 말을 늘어놓는다.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걸까? 

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화성과 수원에 대한 애정을 갖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이다. 부모도 아니고 학교 선생님도 아니지만 수원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모른 채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불편하다. 심지어 끝나고 집에 가면서 인사도 없이 가버리는 아이들도 있다. 
선생님도 어른도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 듯, 자기들끼리만의 삶에 갇혀 사는 중학생들이다. 이 아이들이 우리나라 중학생의 모습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 한 부분에서 분명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해준다. 

수원 중학생들, 화성을 몰라도 너무 몰라! 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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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마음으로 봉사하고, 아이들에게 화성을 알게 해 주고 싶다는 나의 작은 바램이 완전히 충족되지 않아서 아쉽긴 하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이 아이들에게 화성에 대한 관심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다음 번에 기회가 또 생긴다면 열 댓명의 아이들 데리고 우르르 다니기보다는 서너명과 함께 오붓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많은 아이들이 체험을 하는 것보다 한 두 명의 아이들에게 진짜를 느끼게 해 주고 싶다. 최소한 수원에서 나고 자라,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라면 화성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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