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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란 특별한 맛을 가르쳐준 떡 만들기
2013-05-21 06:37:26최종 업데이트 : 2013-05-21 06:37:26 작성자 : 시민기자   신연정

웬만한 음식은 집에서 다 만들어 먹는 다는 분도, 떡은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간편한 경단 정도가 아니라 떡 케이크를 직접 만들다니, 주변에 이런 대단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건 참 행운이다. 

자주 이용하는 생협인 '한살림' 동네 모임이 있던 날, 떡 만들기를 할 거라고 해서, 잔뜩 기대를 안고 갔다. 오늘의 주인공은 호박, 단호박을 이용해 떡을 만드는 데, 계절에 따라 딸기면 딸기, 고구마면 고구마, 제철 재료를 이용해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떡 만들기 하면, 도구도 갖춰야 하고 계량도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설명을 들으니 집에 있는 찜기만 갖고도 얼마든지 떡을 만들 수 있겠다 싶다. 
곱게 간 쌀가루에 삶은 단호박을 섞어 채에 내리고 설탕을 섞어 찜기에 올려 25분 정도 쪄 내면, 떡 한 판이 뚝딱 만들어 진다. 

설탕에 담가 데쳐서 말린 당근으로 꽃 장식을 만들고 호박씨로 잎을 만들어 장식하니 먹음직스런 호박떡 케이크가 드디어 완성 됐다. 눈으로 한 번 먹고, 입으로 두 번 먹고, 만든 이의 정성을 생각하며 마음으로 세 번 먹는 떡 케이크, 이런 걸 명품이라 불러야 겠지? 

'정성'이란 특별한 맛을 가르쳐준 떡 만들기 _1
'정성'이란 특별한 맛을 가르쳐준 떡 만들기 _1
 
나 어릴 때야 케이크라고 하면 정말 1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한 특별한 음식이었다. 떡 보다는 시내 제과점에서 파는 흰 크림 케이크가 단연 인기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촌스런 장미 장식이 그 때는 어쩌면 그렇게 환상적으로 보였는지 모르겠다. 
요즘엔 꼭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온갖 장식과 맛이 어우러진 다양한 케이크를 맛 볼 수 있지만, 케이크가 흔해진 만큼 특별함도 사라져서 어릴 적 그 달콤했던 케이크의 맛은 잊혀진지 오래다. 

오늘 떡 케이크를 직접 만들면서 '정성'이란 특별함을 발견했다. 내 손의 온기가 깃든 케이크는 세상에 단 하나뿐이지 않은가? 누군가 축하할 일이 생겼을 때, 이런 정성 쏟을 수 있는 것도 참 행복 아닌가 싶다. 

'정성'이란 특별한 맛을 가르쳐준 떡 만들기 _2
'정성'이란 특별한 맛을 가르쳐준 떡 만들기 _2

오늘 떡 만들기를 가르쳐 주시고 옆에서 적극 도와주신 두 분은 고등학교 동창 사이시다.
결혼을 하고 몇 십 년 동안 서로 소식을 모르고 살다가, 한 살림 동네 모임에서 두 분은 우연히 다시 만났다고 한다. 한 동네에 살면서도 어쩌면 이렇게 몰랐을까? 반갑고 신기하셨다고. 떡을 만드는 내내 여고생 시절로 돌아 간 듯 한 두 분의 토닥거림이 재밌었다. 

떡 가루를 채 친 후, 채반을 얼른 씻어내자 '어머 얘~채반을 벌써 씻으면 어떻게 하니? 한 번 더 써야 돼' 구박 아닌 구박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두 분의 우정, 이런 우정 덕에 맛난 떡 맛을 제대로 보게 된 우리는 그야말로 행운아 들이다. 

'정성'이란 특별한 맛을 가르쳐준 떡 만들기 _3
'정성'이란 특별한 맛을 가르쳐준 떡 만들기 _3

떡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고, 사람들의 수다도 함께 버무려 진다. 나눌 재주가 있고, 함께 호응하는 사람들이 있고, 서로의 재주를 배우고 실천하니, 살림이 바뀌고 풍요로워 진다. 
떡이란 참 기특한 음식이다. 재철 재료를 다양하게 쓸 수 있고, 굽거나 튀기는 것이 아니라 푹 쪄서 내니 건강에 좋다. 인공 색소가 아니라 은은한 자연의 빛깔도 참 곱다.
'정성'이란 특별한 맛을 가르쳐준 떡 만들기 였다. 가족, 이웃과 꼭 함께 다시 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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