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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꽃향기에 취한 아침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2013-05-15 08:56:57최종 업데이트 : 2013-05-15 08:56:57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며칠전 이었나보다. 아침 출근길 회사 화단옆을 지나는데 참으로 강하면서도 향기로운 꽃내음이 나를 붙들었다.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니 보라색의 자잘한 꽃잎들이 포도처럼 매달려서 짙은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무슨 꽃일까, 궁금한데 내가 모르는 꽃이다. 이렇게 향기로운 꽃은 이름이 뭘까 싶어서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라일락 꽃향기에 취한 아침_1
라일락 꽃향기에 취한 아침_1

설레는 마음으로 동료들에게 내가 맡은 향기로움을 설명하며 꽃 이름을 물어 보는데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궁금하다. 정말 궁금하다. 살아가면서 수 많은 꽃들을 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아름다운 수 많은 꽃들을 만나면서 그 아름다움에 취하지만 내가 만난 꽃들중 이름을 아는 꽃은 과연 몇이나 될까.

이름 같은것은 별 관심도 없이 그저 예쁘다, 향기롭다, 참 좋다로만 그치고 말았으니 꽃들에게 참으로 미안하고 미안할뿐이다. 이름을 알수없는 대상을 만날때마다 생각나는 시 구절이 있으니 바로 김춘수님의 '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비로소 꽃으로 내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래서 얼마전 이영관 시민기자의 '야생화 사랑은 이름알기 부터' 라는 기사를 보면서도 많이 공감 했었다. 이름을 안다는것은 바로 관심이고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향기나는 노래를 한곡 들었다.
라일락 꽃 향기 맡으면 잊을수 없는 기억에 햇살 가득 눈부신 슬픔안고 버스 창가에 기대우네.... 여위어 가는 가로수 그늘밑 그 향기 더하는데.... 저 별이 지는 가로수 하늘밑 그 향기 더하는데....  

순간 며칠전 나를 황홀하게 했던 그 향기의 주인공이 라일락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들어 검색을 해보니 이럴수가... 정말 라일락이다. 라일락. 봄이면 이곳 저곳에서 많이 듣던 이름. 노랫가사에도 자주 등장하고 영희, 철수만큼 익숙하고 친근한 이름 라일락. 그런데 난 아직까지 라일락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몰랐던 것이다.

너무나 익숙해서 잘 안다고 생각하는게 어찌 라일락 뿐일까마는 어처구니가 없고 놀라우면서도 그 꽃의 이름이 라일락임을 아는 순간 라일락 이라는 이름만 불러도 그날의 그 향기로움이 묻어나는것 같아 눈을 감고 숨을 들이마셔본다.
향기롭다. 이렇게 하나, 둘 꽃의 이름을 알아가는것이 또 다른 기쁨이다.

라일락 꽃향기에 취한 아침_2
라일락 꽃향기에 취한 아침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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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꽃향기에 취한 아침_3
라일락 꽃향기에 취한 아침_3

작년에는 분홍색의 가느다란 꽃술이 꿈꾸는듯한 느낌을 주는 꽃의 이름이 자귀모임을 알고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너무 예뻐 귀신도 반했다는 꽃. 그래서 이름이 자귀모라고 그랬다. 밤이면 꽃술들이 오므라들어 합환화라고도 한단다. 
꽃따로 이름따로 각기 알던 꽃 들을 연결지어서 알고나니 늘 보던 꽃이지만 더 아름답고 향기로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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