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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수원화성 성신사 모니터링
함박눈 맞으며 설경 즐겨
2024-01-11 16:31:46최종 업데이트 : 2024-01-11 16:31:43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수원화성 서북각루 설경

수원화성 서북각루 설경


지난 9일 하루종일 눈이 내렸다. 눈이 펑펑 내리는 화서공원에서 억새 숲 뒤로 펼쳐진 성곽과 서북각루의 설경을 보니 너무도 아름다웠다. 수원화성은 사철 아름답지만, 설경을 감상하는 것은 색다른 운치가 있다. 시선이 머무는 곳의 풍경이 그림이 된다. 팔달산 설경속으로 들어가 수원화성 성신사(城神祠)로 향했다. 

(사)화성연구회 모니터링 분과위원회에서 2024년 첫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첫 번째 모니터링은 수원화성 성신사에서 수원화성 성신에게 새해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성신사는 수원화성의 어느 건축물보다 축성 정신의 정체성이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억새 숲 뒤로 보이는 수원화성 서북각루

억새 숲 뒤로 보이는 수원화성 서북각루

 
정조대왕은 1796년 2월 1일 수원화성 축성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가고 있으니 제일 먼저 할 일은 좋은 땅을 고르고 좋은 날을 가려서 성신사를 세우는 일이라고 했다. 그런 뒤에 때때로 향을 내리고 고유제를 행하면 수원이 만세토록 흔들리지 않고 편안할 것이라고 했다. 화성 성신과 수원 백성이 모두 화락하여 복을 내리기를 기원하며 수원유수 조심태에게 성신사 터를 잡아 세우라고 명했다.

7월 11일 팔달산 오른쪽 산기슭 병풍바위 위에 동향으로 터를 정해 고유제를 지내고 공사를 시작했다. 24일 대들보를 올렸고 즉시 현판을 달았다. 판관 홍원섭이 고유문을 지었고 현판 글씨를 썼다. 9월 19일 성신사 위판(華城城神之主, 화성성신지주)을 봉안하고 고유제를 지냈다. 

억새 숲 뒤로 보이는 수원화성 서1치

억새 숲 뒤로 보이는 수원화성 서1치


"가경 원년 병진(1796) 9월 계묘 삭 19일 신유일에, 국왕은 신하 수원부유수 조심태를 보내어 화성의 성신에게 고하노라. 저 화양에 성을 쌓으니 이것이 화성이로다. 땅은 천연의 웅장함을 본받으니 이에 경영하였도다. 만세토록 오래갈 터를 뭇사람들의 마음으로 이루었네. 높은 성벽이 우뚝하고 가지런한 치성은 단단하네. 우리 선침(현륭원)을 에워싸고 우리 서울을 호위하네. 해자가 있어 의지할 만하니 그 혼령을 깨끗이 씻을 만하네. 신주를 다스려 이에 제향하니 성대히 광영이 있도다. 천년 억년이 지나도록 막아주는 울타리 되리라. 한나라 풍패와 같은 산수에 하해처럼 맑고 고요하네. 우리에게 수복을 내리시고 우리에게 태평을 끼치소서. 삼가 희생, 예제, 서품으로써 정결하게 제수를 진설하노니 오직 흠향하리로다" 정조대왕이 직접 지은 고유제문(축문)을 통해 정조대왕의 화성 축성에 대한 생각과 애정을 엿볼 수 있다.

팔달산 둘레길에서 바라본 정조대왕 동상

팔달산 둘레길에서 바라본 정조대왕 동상


정조대왕은 수원유수부에서 매년 봄가을 첫 달(음력 1월, 7월) 좋은 날에 고유제를 지내라고 명했다. 고유제는 100년 이상 봉행하다가 성신사가 일제에 의해 훼철되면서 명맥이 끊어졌다. 2002년 1월 12일 화성연구회 주관으로 강감찬 동상 옆 잔디밭에서 성신사 복원을 기원하는 고유제를 지내면서 성신사 복원에 불씨를 지폈다. 이후 수원시민의 복원에 대한 열망이 탄력을 받아 2009년 10월 성신사가 중건되었고 매년 성신사 고유제를 봉행하고 있다.

효원약수 옆 원래 수원화성 성신사 터

효원약수 옆 원래 수원화성 성신사 터


성신사에 집결한 회원들은 시간이 될 때까지 주변의 설경을 즐기다 성신사 정당으로 들어가 간단히 인사를 했다. 인사를 마친 후 성신사 연혁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2009년 성신사가 중건될 당시부터 '화성성신신위(華城城神神位)'라는 위패를 모셨다가 2019년부터는 '화성성신지주(華城城神之主)'라는 위패 원형을 복원해 모시고 있다. 위패 문구 두 글자가 바뀐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철저한 고증을 통해 원형을 복원하는 것은 진정성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수원화성 성신사

수원화성 성신사


현재 성신사가 중건된 자리는 1971년 6월에 강감찬 장군 동상이 세워졌고 주변이 유원지가 되었었다. 2008년 성신사 터 발굴조사에서 성신사의 원래 위치는 현재 성신사와 효원약수 사이 공터 지하 5미터 아래에 있었다. 정당, 재실, 전사청 등의 유구가 확인되었다. 주변의 둘레길보다 낮아 원래 위치 복원이 어렵다는 이유로 현재 위치에 복원한 것이다. 

수원화성 성신사 위패 '화성성신지주'

수원화성 성신사 위패 '화성성신지주'
 

발굴조사 당시 확인된 유구를 보존 조치하고 매몰했다고 했지만, 강화유리를 이용해 성신사 유구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원래 위치에는 간단한 안내판만 부착되어 있어 안타깝다. 언젠가는 빛을 보는 날이 있기를 바란다.

수원화성 성신사에서 성신께 예를 올리고 있다.

수원화성 성신사에서 성신께 예를 올리고 있다.


2024년에도 수원화성 모니터링 활동은 매월 한 번씩 계속된다. 수원화성을 공부하고, 시설물의 상태를 점검하고, 수원화성 주변의 환경도 모니터링을 한다. 회원뿐 아니라 수원화성에 관심이 있는 일반 시민이 참여해도 된다. 수원화성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을수록 수원화성은 빛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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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성신사, 모니터링, 화성연구회.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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