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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을이 키워낸 아이들 "학교가 버팀목이었어요"
수원시 매교동 물고을대안학교, 수료식 진행
2024-01-05 10:44:34최종 업데이트 : 2024-01-05 16:27:3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물고을대안학교 수료식

물고을대안학교 수료식


"평택에서 수원까지 하루 4시간을 2년동안 다녔습니다. 솔직히 힘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학교에 도착하면 두 팔 벌려 저를 안아주는 교장 선생님이 있었기에 2년을 버틸 수 있었어요. " (물고을대안학교 고등학교 3학년 조영훈 학생) 

2023년 12월 마지막 날은 물고을대안학교 수료식이 열린 날이다. 관내 다른 학교와는 달리 대안학교는 수료식이라는 이름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수료식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10명이 채 되지 않은 학생들과 학생 수보다 많은 선생님들이 참석한 수료식 내내 눈물과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수료식이라는 결승점에 다다르기 위해 지난 날들이 빠르게 지나간 듯 보였다. 
 
물고을대안학교 임향숙 교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

임향숙 물고을대안학교 교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


"물고을대안학교에 오는 친구들은 공부가 싫어서라기보다, 근본적으로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높습니다. 그러니 공부고 뭐고, 일단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숨 쉬는 것조차 귀찮을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먼저 숨 쉴 수 있는 곳에서 숨 한 번 크게 쉬게 하고, 그리고 숨쉬기가 편해지면 뭘 하고 싶은지 찾아보자는 의미에서 '숨 쉬는 학교'를 지향합니다. 학교에 있었던 생활들이 앞으로 버팀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고을대안학교 임향숙 교장)

수료식에 참석한 학생들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물고을대안학교는 학생 인원이 적다보니 매년 고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까지 함께 수료식을 가진다. 수료식 뿐 아니라 교과 수업도 한 교실에 일년을 함께 보낸다. 재적학교에서 오는 시기가 제각각이지만 언니, 오빠하면서 친구보다 가깝게 친해지기도 하고 일년 내내 서먹하게 지낼 때도 있다. 배우는 과목도 일반 학교와는 다채롭다. 흔히 주요과목이라 불리는 '국,영,수'는 있지만 그 밖에 전래놀이, IT, 미디어, 챌린지 스쿨 등 진로 맞춤형 과목이 주를 이룬다. 학생들의 마음을 보듬을 수 있는 마음코칭, 회복적 생활교육은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다. 

수료식을 함께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

수료식을 함께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


대안학교는 학교 밖에서 시간을 보낼 때도 많이 있다. 주 1회는 야외에서 체험 활동을 하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수원 곳곳을 다니는 경우가 많다. 광교산, 둘레길 등 수원 자연명소를 비롯해 박물관, 미술관 등 공공기관까지 대안학교는 다양한 기관들과 협력해 수업을 진행한다. 말 그대로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는 속담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수료식에는 대안학교가 운영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준 손님들도 학교를 찾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김호겸 경기도의회 의원은 "이곳 매교동에서 학창생활을 보내서 더욱 뜻깊다. 학생들이 생활했던 학교생활을 들어보니 대안학교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라고 말했다. 김찬수 수원시민학교 교사는 "낮에는 물고을대안학교, 저녁에는 수원시민학교가 함께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졸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낮이고 밤이고 하루 종일 돌아간다. 이 지역에 꼭 있어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케이크 앞에서 축하를 받는 학생들

케이크 앞에서 축하를 받는 학생들


선생님과 학부모들도 학생들의 수료를 축하하기 위해 학교를 찾았다. 용인시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아이가 대안학교에 다니면서 밝게 변하는 모습을 보고 학교가 정말 고마웠다.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학교는 많지 않다. 재적 학교에 다닐 때보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고, 아이에게 꼭 필요한 학교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이채희 학생은 "제가 이 학교를 오고 난 후에, 많은 것이 변했다. 예전에는 길을 건너는 것도 고민이 많이 필요했었다. 하지만 대안학교를 다니고 나서는 항상 어디에 가도 자신감이 생기는 것을 느꼈다."라며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적기도 했다. 

숨 쉴 곳이 필요한 학생들이 찾는 대안학교. 수료식을 마친 학생들 눈빛에서 자신감과 기쁨이 느껴졌다. 매교동에 위치한 물고을대안학교는 2019년 위탁교육기간 선정되었고 해마다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0명 내외 학생들이 수료했으며, 2023년에는 학생 20여 명(숙려학생 포함)이 학교에서 생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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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을대안학교, 매교동, 대안교육, 수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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