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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단지에서 사라진 태극기…잊혀진 광복절
태극기 가뭄에 콩 나듯 게양…인근 상가형 주택단지도 마찬가지
2020-08-18 10:39:25최종 업데이트 : 2020-08-18 10:39:0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숙경

광복절 아침, 태극기를 찾아볼 수 없는 한 아파트가 기자를 씁쓸하게 했다.

광복절 아침, 태극기를 찾아볼 수 없는 한 아파트가 기자를 씁쓸하게 했다.


기자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70년대에는 매주 월요일 운동장에서 전교생이 애국조회를 했다. 이 행사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치는 것으로 끝을 맺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국가와 민족의 무궁한 발전과 영광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이후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한다'는 부분이, 국가에 대한 개인의 맹목적인 희생과 충성만을 강요한다는 지적으로 삭제됐고 '조국과 민족' 부분은 다문화사회를 지향하는 현재와는 맞지 않다는 이유로 변경됐다. 또 충성의 대상을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수정했다.

 

이 같은 변천과정을 거쳐 현재 국기에 대한 맹세는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로 바뀌어 사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매일 오후 6시에는 국기 하강식을 하곤 했는데 이때는 모든 사람이 하던 일을 멈추고 태극기를 향해 경례를 했다.

 

당시 '국기에 대한 맹세'를 소리쳐 외치고 '국기 하강식'때 경례를 하는 행위를 알수는 없었지만 어린 마음에도 태극기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면서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쯤은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 태극기가 최근들어 우리들 곁에서 사라져 가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기자는 광복절인 15일 오전 11시 비가 촉촉이 내리는 가운데 태극기를 게양하는 가구를 확인하기 위해 팔달구 화서동 P아파트를 찾았다.

 

광복절은 38년간 일본 통치로부터 해방된 날로서 우리 민족에겐 절대 잊을 수 없다. 우리는 이날을 위해 오랜시간동안 수없이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해방 75년이 지난 지난해부턴 대법원 징용판결로 촉발된 한일간 경제전쟁이 진행 중이다.

 

가장 오른쪽 라인 15층과 옆 라인 7 층에 매단 태극기가 외롭게 느껴진다.

가장 오른쪽 라인 15층과 옆 라인 7 층에 매단 태극기가 외롭게 느껴진다.


기자는 그리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P아파트에 태극기가 한 가구도 걸려있지 않는 것을 보니 충격적이었다. 다소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인근 H아파트로 발길을 돌렸다. 이 아파트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였다. 단 한가구만 태극기가 걸려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근처 K아파트 역시 큰 차이가 없었다. 538세대 중 세가구만이 태극기를 게양하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비에 젖은 태극기가 측은하기까지 느껴졌다.

 

수성로 건너편 D아파트와 K아파트 역시 도로변과 접한 동은 인근 아파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상가형 주택단지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고령층이 많이 사는 이곳 아파트에 50여개의 태극기가 기자를 반겨주는 듯 했다.

고령층이 많이 사는 이곳 아파트에 50여개의 태극기가 기자를 반겨주는 듯 했다.


마지막으로 근처에 있는 S아파트를 찾았다. 입구에서 보는 아파트는 인근 아파트 모습과 다소 달랐다. 들어서자마자 왼쪽에 자리 잡은 동에 게양된 10여개의 태극기가 경쟁적으로 펄럭거리고 있었다. 총 15개 동에서 50여개의 태극기가 기자를 반겼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거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 태극기를 대하는 마음이 남다르다"면서 "아마도 어렸을때 받은 주입식 국가관 교육이 큰 영향을 차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갈수록 태극기를 게양하는 세대가 줄어들어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불현듯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당시 태극기를 앞세우고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길거리 응원이 기억난다. '다시는 당시의 그 순간을 재현할 수 없을까' 전국의 아파트 가구가구 마다 태극기가 휘날리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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