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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이런게 힘들다고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2020-09-14 10:46:22최종 업데이트 : 2020-09-14 10:46:13 작성자 : 시민기자   서지은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실시로 카페, 술집, 피씨방 등 많은 곳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니 따라야 하지만 당장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는 자영업자들. 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직접 들어 보았다. 코로나 이후 지금까지 어떻게 장사를 해왔으며 실제 필요한 도움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추가 방역조치 공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추가 방역조치 공고

10명 이하 교습소는 강제로 닫지 않아도 되지만...
 
망포동에 있는 아파트 상가 내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00씨는 지난 2월 이후 학원 문을 연 날과 닫은 날이 비슷하다. 처음 코로나 발생 시 학원을 휴원했고, 등교개학이 이루어지면서 학원 문을 열었지만 학원에 오는 아이들은 적었다.

"저희 학원은 4명에서 많아야 7명이 수업을 듣지만 아이들이 오다보니 조심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자체적으로 쉬는 날도 많았고, 부모님들도 보내기 꺼려하셨고요. 중간에 7월 이후 잠시 괜찮았을 때 2달 정도 학원 문을 닫지 않고 지속적으로 열었지만 학원에 오는 친구들은 반이 안됐어요."(미술학원운영 한00)

코로나 이후 학원 등록생은 반 이하로 줄었고 수입은 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내려갔다. 다행히 처음 3달은 월 10만원 씩 임대료를 할인 받았지만 이후에는 그것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내년 2월이 계약기간 만료인데 고민이 많아요. 미술 같은 경우는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다른 방안을 마련할 수가 없어요. 제 개인 작업을 할까 싶기도 한데, 아이들과 만나는 걸 좋아해서 놓고 싶지 않거든요.  제 의지가 아닌 외부요인으로 갑자기 인생 방향을 바꿔야 하니까 혼란스러워요."

미술학원과 같은 교습소는 교육청에서 관할하고 있어서 방역지침도 내려오고 소독 용품을 제공해 주거나 방역 업체를 선정해 소독 작업을 해주기도 한다. 학원 문을 닫고 있는 시간이 많아 방역이라고 특별히 할 게 없지만 월 1회 정도 소독하고, 학생들 열체크와 마스크 착용 및 손소독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동의 작은 서점 서가

지동의 작은 서점 서가

오프라인에서 만나야 하는 작은 서점도 직격타
 
지동에 있는 작은 서점은 작년에 문을 연 돼지 컬렉션 서점이다. 돼지 수집가인 서점주인이 자신의 컬렉션을 전시하고 돼지책을 큐레이션하는 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서점이 없는 지동에 생긴 서점이라 귀한 이곳도 코로나로 인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 이후 서점은 문을 연 날보다 닫는 날이 많다. 예약제로 운영한다지만 실상 예약하고 지동까지 발걸음하는 손님은 드물다.

"손님들이 작은 서점이나 독립서점에 오는 건 그 서점만의 문화를 느껴보고 싶어서에요. 저희 서점도 인근 주민들도 오지만 인스타를 보고 돼지 컬렉션이 궁금해서 오는 젊은 세대들이 많아요. 그런데 코로나로 발길이 끊겼죠."(지동 작은 서점 최00 씨)

도서정가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온라인 서점은 1권을 사도 택배비가 무료기 때문에 작은 서점은 대형 온라인 서점과 책 가격으로 경쟁할 수 없다. 거기에 대형 출판사들은 대형 서점과 일반 서점에 공급가를 다르게 납품한다. 지금과 같은 때에는 부분 도서정가제가 아닌 완전 도서정가제가 되어야 코로나가 아니어도 작은 서점과 작은 출판사들을 위해 필요하다.

"제가 가지고 있는 수집품들로 분기별로 책방 컬렉션을 바꿨고, 그걸 보러 오시는 분들이 있었는데요. 올해는 봄에 바꾸고 여름에 일부분 바꾼 게 전부에요. 손님들 발길이 없으니 의욕적으로 서점을 운영하기 힘들어요. 작은 책방이다 보니 그나마 임대료가 저렴해서 가정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진않지만 겨우 버티고 있어요."

이곳 외에 수원에 있는 작은 서점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책 판매로 서점을 유지하기 보다 비대면 북토크와 같은 다른 행사를 하거나 버티고 있는 중이다. 대형 온라인 서점에 작은 서점이 홀로 맞설 수 없으니 수원시나 경기도에서 작은 서점을 위한 온라인 앱을 개설하면 어떨까?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온라인 서점을 모아서 쇼핑몰에 전시하고, 어떤 서점에서 구매하든 해당 쇼핑몰에서 구입하면 카드사 할인 혜택을 준다. 이럴 경우 최대 25% 할인 받을 수 있다. 이정도는 아니어도 수원시 작은 서점들을 모은 앱을 만들어 구매자가 책을 살 작은 서점을 선택하고 해당 앱에서 결제할 경우 시가 구입 비용을 일부 지원해 할인을 해주는 지원 정책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월 4백만원 임대료에 직원 월급도 줄 수 없는 마이너스 상태
 
아주대 앞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저렴한 가격의 혼밥 전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00씨는 코로나 이후 지금까지 7천만원 정도 적자가 났다.

"학교 앞에서 장사하니까 학생들이 있어야 음식을 팔 수 있잖아요. 학교가 문을 닫으니까 개점 휴업 상태인거죠. 그렇다고 인건비 아낀다고 직원을 줄일 수도 없어요. 직원을 몇 개월만 쉬었다 나오라고 하면 다른 가게에 가겠죠. 다시 구하기도 어렵고요. 거기다 가게 문을 하루만 닫아도 손님들은 불안해하며 가게에 안와요. 그러니 유지비는 유지비대로 나가고 인건비에 임대료에 적자가 눈덩이 굴러가듯 불어나고 있어요."(식당을 운영 중인 김00 씨)

아르바이트 비용이라도 아껴야 하기에 김씨는 매일 쉬지 않고 식당에 나가느라 어린 3자녀를 돌볼 틈이 없다. 코로나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건 다른 나라 이야기다. 경제적 타격에 가족과 함께 할 시간마저 줄어들어 삶의 질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학생들 대상으로 저렴하지만 맛난 음식을 판매하던 이곳은 최근 배달앱을 통한 배달을 시작했다. 어쩔 수 없는 돌파구였는데 이도 만만치가 않다. 이전에는 10대 1로 배달앱에서 다른 가게들과 경쟁했다면 지금은 너도나도 배달을 하기 때문에 50대 1의 경쟁이다.

"소상공인 지원이나 자영업 지원금 이런 거 받았냐고 물어보는데요. 이게 작년 매출을 기준으로 지원받을 수 있었거든요. 저희는 다른 가게를 하다 작년 9월에 이곳에 문을 열었어요. 작년 매출을 제출할 수 없어서(19년도 6개월 이상 영업한 실적) 지원을 못 받았어요."

규모가 큰 가게는 매출이 높은 대신 평소 유지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지금처럼 힘든 시기에는 작은 가게보다 타격이 크다. 직원없이 혼자 운영하는 가게는 임대료가 싼 곳에 작은 규모로 있는 경우가 많아 장사가 안돼도 상대적으로 손해가 적지만 규모가 큰 가게는 임대료부터해서 공과금, 인건비까지 손해 규모가 더 크다. 그런데 정부지원은 이런 점이 고려되지 않는다.

"방역지침도 일관된 기준이 없어요. 방문자 기록하는 것도 손님이 가짜로 핸드폰 번호 적으면 업주가 구상권 청구 당하고, QR코드 하려면 핸드폰 공기계라도 있어야 하는 데 그런 걸 지원해 주는 것도 아니고요. 손님 명부 양식도 없고, 소독은 몇 회 어떤 약을 써서 어떻게 하라는 지침도 없고요."

음식점이다 보니 소독과 청결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지만 얼만큼 해야 방역기준에 맞는지 정부 및 지자체에서 내려온 지침이 없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손님이 있어도 업주가 책임을 져야하는 데 이 또한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어려운 부분이다. 현재, 김 씨가 운영하는 식당은 적자를 대출로 막고 있다. 일단은 버텨 보지만 하루하루가 고역이다.
한산한 아주대 앞 식당가

한산한 아주대 앞 식당가

코로나로 힘든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힘든지 알려진 이야기는 적다. 정부 지원의 경우도 자영업자들이 혹은 영세상인들이, 교습소와 학원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현황을 파악하고 실시되어야한다. 현황을 파악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지원은 빨리 해야 한다지만 코로나가 단기간에 사라질 바이러스가 아닌 이상 지금부터라도 어려움의 실체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경제 후 폭풍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다. 개인의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안전망을 만들기 위한 우리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코로나, 자영업, 아주대, 지원금, 식당, 학원, 서점, 책먹는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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