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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미술관에서 만나는 일상적 창의성 전시
‘마당: 마중합니다 당신을’ 그리고 ‘평범함의 비범함’
2023-12-18 09:38:58최종 업데이트 : 2023-12-18 09:38:55 작성자 : 시민기자   임우진
수원시립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행궁광장에 위치한 수원시립미술관은 화성행궁과 팔달산, 팔달문, 장안문 사이에 길게 들어선 도시의 모습과 만나는 통로이다. 콘크리트 시공을 기초로 송판 무늬를 차용해 현대와 자연의 조화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검은색과 흰색이 교차하는 무채색 개념의 디자인을 토대로 전시를 돋보이게 하며, 시민들의 쉼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 

미술관은 현재 세 가지 전시를 동시 진행하고 있다. 올해 12월까지 전시하는 '평범함의 비범함', 2024년 1월까지 전시하는 '마당: 마중합니다 당신을', 2024년 2월까지 전시하는 '물은 별을 담는다'이다. 이중 두 가지 전시를 관람했다.

'마당: 마중합니다 당신을' 전시장

'마당: 마중합니다 당신을' 전시장


2023 동시 미술 특별전 '마당: 마중합니다 당신을'은 2023년 9월 19일부터 2024년 1월 28일까지 열린다. 전시 공간은 수원시립미술관 1, 2전시실 및 유휴공간이다. 전시작품은 단순히 전시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용공간인 유리창, 포니정홀, 카페테리아, 옥상정원 등에도 있다.

'마당'은 이웃 간 서로의 일과 안녕을 묻고 새로운 이웃을 맞이하는 만남과 열림의 장소이다. 이번 특별전은 함께 모일 마당을 상상하며 동시대 예술 활동이 공동체 안에서 관계하고 작동하는 방식을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작가들은 주변에서 발견한 것들을 작업하고, 관객은 작가가 마련한 작품과 워크숍을 통해 새로운 움직임을 살피고 이웃에 대한 인식을 확장한다. 전시는 관객과 예술, 미술관이라는 공간을 잇는 매개로 오늘날 예술의 역할을 고민하는 장소가 된다.

10명의 작가들은 드로잉과 사운드, 설치, 퍼포먼스, VR 등 다양한 매체로 관객의 다층적인 감각과 인식을 깨우는 작업을 보인다. 전시와 함께 능동형 참여를 격려하기 위해 참여형 퍼포먼스, 프로젝트, 워크숍을 이용한다.
 

양지원 작가의 작품전시양지원 작가의 작품전시


전시의 인트로에는 김동희 작가와 양지원 작가가 예술과 이웃이 함께 머무는 마당을 표현했다. 공간에 머무는 관객은 주변을 감싸는 존재들과 상호작용하며 인식하는 시야를 넓힌다. ▲김동희 작가는 수원시립미술관 자체를 작업 재료로 삼아 건축물을 구성하는 요소가 되거나 다른 작가 사이에 놓임으로써 공간을 어우러지게 한다. 새로운 동선을 통해 관람객에서 미술관을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끼도록 한다. ▲양지원 작가는 거대한 드로잉을 선보였다. 하늘을 표현하며 구름과 바람, 비가 끊임없이 순환하는 모습을 표현하여 공간의 이미지에 내재된 운동 흐름을 드로잉으로 표현했다.

김지영 작가의 작품전시

김지영 작가의 작품전시


1부 고요한 소란에서는 일상 풍경 속 눈에 띄지 않는 것들로 구성되었다. 작품은 시각과 청각, 촉각의 다양한 감각을 사용하게 하여 주변 이야기를 풀어낸다. ▲김지영 작가는 개인적이면서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예술 형태라는 점에 주목해 2020년부터 다른 사람들의 콧노래를 수집했다. 작가는 다양한 매체로 콧노래를 표상하여 서로 다른 표현 방식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탐구했다. ▲문서진 작가는 낡고 더러워진 슬리퍼, 아스팔트 위 갈린 나뭇잎, 휘발된 모기향 등 누군가 사용하고 접촉한 흔적을 가진 사물을 작업 재료로 삼았다. 또 자전적인 경험을 촉감을 통해 경험할 수 있게 하여 관람객 각자의 경험으로 이어지게 한다. ▲무진형제는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으로 정무진, 정효정, 정영돈으로 구성되었다. 직접 작성한 이야기를 영상과 설치로 시각화했는데, 주류 서사가 보여주지 못한 주변부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된 소재는 상상력을 거치며 스토리텔링을 통해 새로운 감각을 구축한다.

2 전시실 Gallery 2

2 전시실 Gallery 2


2부 함께 춤추기에선 '움직임이 마치 춤추는 모습과 같다'라는 작품들로 전시되었다. 인식하는 방향은 바깥을 향하는데 움직임은 늘 다른 존재와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 움직이는 것은 접촉하며 스스로를 건네고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행위라는 것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관객을 작업 안으로 직접 불러 일방적으로 의미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주체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나가게 한다. 참여적 태도는 마치 춤을 추듯 예술의 언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조영주 작가는 돌봄에서 발생하는 감정과 감각에 주목했다. 영상, 설치, 퍼포먼스를 통해 보살피는 사람과 보살핌을 받는 사람 사이의 교감을 풀어내는 작업을 했다. 관람객은 설치된 작품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통해 타인을 받아들이는 일의 즐거움과 처절함을 경험할 수 있다. ▲천경우 작가는 시민들의 참여로 진행한 프로젝트를 이용했다. 작품 안에서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좁혀간다. 작가는 작품과 감상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작품을 완성할 수 있는 주도권을 건넨다. 관객 참여 중심의 작품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완성과 동시에 사라질 수 있지만 이러한 우연과 유한성이 인간답게 하는 특성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안상석 작가는 관람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오브제와 공간을 구현했다. 고도로 발전된 기술을 활용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감수성을 작품으로 끌어들이고 현세대가 상실한 가치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문서진 작가의 작품

문서진 작가의 작품


전시 '마당 : 마중합니다 당신을'에서 작가는 대화의 모임이 이루어지는 '마당'을 끝내 완성되지 않는 장소라고 설명한다. 늘 변화하는 모습과 마찬가지로 공동체 역시 유동적이고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또 주변과 타인에게 느끼는 낯섦은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렇듯 '우리'라는 범주는 늘 불완전하고 비일관적이지만, '우리'라는 마당에선 완성과 완벽히 없기에 서로를 알아갈 새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선 함께 그려나갈 마당을 인식하고, 미완성과 변화의 장소로 이어지길 바란다. 예술이 건네는 만남의 순간이 간직되어 다른 교류와 동행의 순간으로 지속되길 바라고 있다.

'프로젝토리 : 평범함의 비범함' 전시

'프로젝토리 : 평범함의 비범함' 전시


'프로젝토리 : 평범함의 비범함'은 2023년 9월 12일부터 12월 17일까지 진행된다. 전시공간은 수원시립미술관 3전시장이며 고요손과 안데스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수원시립미술관과 NC문화재단이 협력, 기획한 참여형 교육 전시로 창의성과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가치를 전한다. 

▲안데스 작가의 작품은 안데스산맥을 여행하고 케이크를 먹던 일상적인 순간 생겨난 상상과 작업이 출발점이 되어, 베이킹과 지질학을 예술적 상상력으로 해석해 팽창하는 빵처럼 우주의 기원을 느끼며 탐구한다. 작가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일상적인 창의성 경험은 학습과 경험으로 연구를 거듭하여 예술작품으로 재탄생되었다. ▲고요손 작가는 창의성을 전시실이라는 공간과 작품, 관람객이 만들어내는 관계에 주목하여 조형적인 이야기로 조각했다. 작품은 관람객에 의해 만들어지고 재구성되며 관람객과 작가, 기획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동시에 고정관념을 탈피하게 한다.

광물로 비유한 빵 작품 전시

광물로 비유한 빵 작품 전시


얼마 남지 않은 이 전시에서 마지막 날까지 연계 상설 체험 프로그램이 열린다. 베이커리 카트에 배치된 빵과 사물 카드를 보고 활동지를 채울 수 있고, 주말에는 움직이는 베이커리 카트에 배치된 빵을 먹어볼 수 있다. 별도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현장에서 체험하고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전시를 관람한 20대 관람객은 "전시 작품에 한계는 없다는 것을 느낀다. 1전시장부터 놀랐는데 콧소리가 전시 작품으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알찬 시간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우주와 빵을 연결하는 것은 획기적이었다. 전시 기간 동안 체험 프로그램이 있었다는데 너무 늦게 알아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는 수원시민, 경기도민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두 가지 전시를 이번 주말 미술관에서 작품을 관람하여 일상을 만나고 일상적 창의성을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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