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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상상캠퍼스에서 ‘상상 속 시낭송회’ 열려
맹추위를 훈훈하게 하는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기
2023-12-18 15:14:23최종 업데이트 : 2023-12-18 15:14:21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지난주까지만 해도 비가 내리고 날씨가 포근한 겨울이 이어졌는데 주말에 폭설이 쏟아지고 맹추위가 몰아쳤다. 원래 겨울 날씨가 된 것이었지만 그동안 포근했던 터라 체감하는 추위는 시베리아 추위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동장군의 기세가 매서웠다. 이런 강추위는 한동안 계속된다고 한다.

지구온난화가 극단적인 날씨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한다. 인류가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함으로써 대기의 기온이 올라가 더울 때는 더 덥고, 추울 때는 더 춥고, 가뭄은 더 심해지고, 비가 더 많이 내리는 등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날씨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봄 전 세계와 우리나라의 대형 산불을 경험했고 여름철의 집중호우와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눈앞에서 목격했다. 우리의 실천을 늦출 수 없음이다.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안준영 시인의 시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안준영 시인의 시

 
동장군의 기세가 매서운 17일 오후에 정인성 시낭송 명인이 주최하고 수원시낭송가협가 후원하는 '상상 속 시낭송회'를 보기 위해 경기상상캠퍼스를 찾았다. 연극축제를 즐기고 탑동시민농장 가는 길에 자주 찾았던 상상캠퍼스는 생명력으로 용솟음치던 계절이었지만 한겨울의 상상캠퍼스는 인적이 끊긴 듯 을씨년스러웠다.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교육1964 1층 컨퍼런스홀의 앞에는 무대가 있고 객석은 계단식으로 되어 작은 공연이나 시낭송회 등에 잘 어울려 보였다. 시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계단에 앉았고 안준영 시낭송가의 사회로 시낭송회가 시작되었다.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정인성 시인의 시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정인성 시인의 시


안준영 시낭송가는 정두리의 시 '그대'를 낭송한 후 "2019년부터 카페에서 시작한 시낭송 모임이 코로나로 중단되었다가 상상캠퍼스에서 다시 시작해 이번 시낭송회가 7회째입니다. 시낭송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으니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많이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본격적인 낭송회를 시작했다.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시를 낭송하는 시낭송가.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시를 낭송하는 시낭송가.


첫 번째 순서로 공광복 시인(현재 수원문인협회 회원이며 숙지중학교 교장)의 '꺾인 덜꿩나무의 생'을 강선희 시낭송가가 낭송했다. "가을 산행길/ 무릎 정도의 생소한 나무 한 그루 'ㄱ'자로 꺾여 있었다// 아빠를 따라나선 개구쟁이가 꺾었을까/ 장난이, 운명이 되어버린/ 꼽추는 살아갈 세월만큼이나/ 두려워 떨고 있었다// 중략"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공광복 시인의 시를 낭송하는 강선희 시낭송가.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공광복 시인의 시를 낭송하는 강선희 시낭송가.


시낭송 후 공광복 시인은 시를 쓰게 된 동기에 대해 말했다. 그는 "이 시는 가을 산행과 겨울 산행을 통해 태어났습니다. 40대 무렵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는데 광교산 산행을 하면서 치유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가을 산행 중에 꺾인 덜꿩나무를 보았고 겨울 산행을 하면서 그 나무를 찾아보았는데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길을 헤매다 어렵게 찾았는데 자연과 타자에 대한 나의 이기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시로 쓰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정호승 시인의 시를 낭송하는 시낭송가.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정호승 시인의 시를 낭송하는 시낭송가.


이어서 멀리서 온 노신사가 정호승 시인의 '정동진'을 멋지게 낭송했다. "밤을 다하여 우리가 태백을 넘어온 까닭은 무엇인가/ 밤을 다하여 우리가 새벽에 닿은 까닭은 무엇인가// 수평선 너머로 우리가 타고 온 기차를 떠나보내고/ 우리는 각자 가슴을 맞대고 새벽 바다를 바라본다// 중략" 시 낭송을 들으며 눈을 감으니 동해바다 파도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최미란의 수필을 낭송하는  조경란 낭송가.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최미란의 수필을 낭송하는 조경란 낭송가.


최미란 수필가의 '비가 오는 날이면'을 조경란 낭송가가 낭송을 했다. 낭송 후 최미란 수필가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누구나가 기억 속의 추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일화를 글로 쓴 것입니다."라고 했다.

용혜원 시인의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을 이은이 시낭송가가 낭송을 했다. "그대를 만나던 날/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착한 눈빛 해맑은 웃음/ 한마디 한마디의 말에도/ 따뜻한 배려가 담겨 있어/ 잠시 동안 함께 있었는데/ 오래 사귄 친구처럼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중략"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용혜원의 시를 낭송하는  이은이 시낭송가.

'상상 속 시낭송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교육1964 1층, 용혜원의 시를 낭송하는 이은이 시낭송가.


낭송이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일상에서 시를 읽거나 시 낭송을 듣는 것은 삶에 지친 영혼이 생명수를 마시는 것과 같은 신선함과 치유의 시간이다. 시를 가까이하면서 시처럼 맑게 살면 영혼도 맑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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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낭송가협회, 경기상상캠퍼스, 시낭송회,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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